3만개 다이아의 배신…베트남 덮친 '가짜 다이아' 파문

조한송 기자
2026.08.03 17:06

최대 상장 보석업체 시가총액 절반 증발…보석 판매 수요 급증해

다이아몬드/사진=로이터

베트남 역사상 최대 규모로 추정되는 다이아몬드 밀수 네트워크가 적발되면서 현지 보석 업계 전체가 흔들리고 있다고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이날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2년간 인도에서 수급돼 홍콩을 거쳐 들어온 3만개 이상의 다이아몬드(약 5700만달러 상당)가 수하물, 신발, 의류 등에 숨겨진 채 베트남 국내로 유입된 것으로 밝혀졌다고 보도했다.

경찰은 보석 감정원에서 다이아몬드에 각인돼 있던 기존 미국보석연구원(GIA)의 레이저 일련번호를 제거한 뒤 재각인 과정을 거쳐, 품질이 부풀려진 감정서를 발급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해당 다이아몬드들은 실제 가치보다 훨씬 높은 가격에 판매됐다. 수사당국은 해당 위조 다이아몬드들이 시장에 얼마나 광범위하게 유통됐는지 조사를 진행 중이며 수십 곳의 보석상이 임시 휴업에 들어갔다.

다이아몬드 품질을 조작한 감정원은 베트남 최대 상장 보석업체인 '푸뉴언 보석'(PNJ)의 자회사다. 경찰이 해당 보석 감정원의 전 대표를 체포한 이후 PNJ 측은 "불법 다이아몬드가 자사의 유통망에 유입된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이번 사태는 전직 임원 개인의 비위일 뿐 회사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해당 소식이 전해지자 PNJ의 시가총액은 절반 가까이 증발했다. 당국은 보석 시장에 대한 점검을 확대했고 소비자들은 자신들이 구매한 다이아몬드가 정말 제값을 하는지 의구심을 품기 시작했다. 베트남 보석 거래의 중심지인 호치민시의 '탐 러그저리 다이아몬드' 매장 매니저는 하루에만 보석을 팔거나 교환하려는 고객이 최대 100명까지 찾아온다고 전했다. 신규로 구매하려는 고객은 찾기 힘든 실정이다.

지난달 중순부터 주요 보석상 주인들이 연이어 체포되면서 '킴 리 골드숍'을 비롯한 여러 유명 소매점들은 영업을 중단했다. 또 다른 대형 체인인 사이공 보석(SJC) 역시 수상 대상에 올랐다. 경찰은 2022년~2024년 사이에 약 5000억동 상당의 저품질 다이아몬드 3400여개를 SJC 유통망에 공급한 관련 밀수 조직원 4명을 추가로 구속했다.

베트남 다이아몬드 시장 전반의 신뢰도가 추락하면서 현지에서는 정부가 다이아몬드 시장에 대한 적절한 규제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베트남 금거래협회의 후인 중 칸 부회장은 "시장 감시를 강화하고 투명성과 책임성을 높이기 위해선 독립적인 보석 감정 기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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