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개인정보 위협" vs 영국 "테러·성범죄 수사"...백도어 소송

백소희 기자
2026.08.04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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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암호화된 사용자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는 '백도어'를 만들라는 영국 정부 요구에 불복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달 영국 정부가 테러·아동 대상 성범죄 등 중대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영국 사용자의 암호화된 아이클라우드(iCloud) 백업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도록 '백도어'를 요구하자 수사권재판소(IPT)에 소송을 제기했다.

백도어는 보안체계를 우회해 시스템에 접근할 수 있는 경로다. 영국은 지난해 영국과 미국 사용자의 iCloud 시스템에 저장된 암호화 데이터를 해제하라는 명령을 내렸다가 개인정보 침해 논란을 낳고 트럼프 행정부와 갈등을 빚으면서 철회한 바 있다. 당시 애플은 강하게 반발하면서 가장 보안이 강화된 클라우드 저장 서비스인 'iCloud 고급 데이터 보호'를 영국에서 아예 철수시켰다.

영국은 자국민 사용자로 범위를 좁혀 백도어를 요구하는 기술 능력 통지서(TCN) 애플에 재차 발행했다. 영국 조사권한법은 TCN을 통해 법 집행 기관이 테러·성범죄 등 중대 범죄를 수사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기업에 강제로 요구할 수 있도록 보장한다.

이에 애플은 TCN 발급 권한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면서 수사권재판소에 소송을 제기했다. 수사권재판소는 정부기관의 감청, 미행, 개인정보 수집 등 수사권한 행사가 적법했는지를 심사·판단하는 기구다. 애플은 백도어가 존재할 경우 영국 사용자뿐만 아니라 모든 고객에 대한 시스템 보안이 약화될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또 영장을 소지한 법 집행 기관과 데이터를 공유하게 되면서 데이터 유출 및 기타 고객 개인정보 침해 위협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10여년 전 암호화 시스템에 정부가 요구하는 백도어를 도입할 경우 결국 악용될 수 있다고 경고한 발언이 재조명되기도 했다. 그는 백도어를 현관문 밑에 열쇠를 두는 것에 비유하면서 특정 목적을 위해 마련된 접근 수단이라도 결국 다른 누군가가 찾아내 활용할 수 있으며, 사이버 범죄자 역시 이를 노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영국 보안 당국은 강력한 안전장치와 독립적인 사법 감독 체계가 마련돼 있다고 맞섰다. 그러면서 "강력한 암호화와 견고한 개인정보 보호를 지지한다"면서도 "테러, 아동 성학대 등 중대범죄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하고 비례적인 경우 법 집행 기관이 통신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것 또한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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