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색과 흰색 줄무늬 모자를 쓴 고양이 캐릭터가 미국 학교 안전을 위협하는 공포의 대상이 됐다. 동화 속 장난꾸러기 캐릭터 '캣인더햇(Cat in the Hat)'이 학교와 학생을 위협하는 기괴한 SNS 밈으로 변신하면서다.
가디언과 뉴욕타임스(NYT)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최근 미국과 캐나다 소셜미디어에서 캣인더햇을 활용한 영상과 이미지가 빠르게 퍼지고 있다. 게시물 속에는 캣인더햇 복장을 한 사람이 어둠 속에서 학교 주변이나 주택가를 배회하거나 창밖에서 누군가를 지켜보는 듯한 모습이 담겼다.
인공지능(AI)으로 만든 이미지도 있지만 실제 사람이 캐릭터 복장을 하고 촬영한 것도 있다. 영국과 아일랜드에서 시작된 이 밈은 최근 캐나다와 미국으로 확산됐다.

문제는 이런 이미지가 장난 수준을 넘어 범죄 형태로 변질되고 있다는 점이다. 소셜미디어에 특정 학교나 지역을 지목하거나 학생의 이름을 적어 실제 공격 예고처럼 보이게 만든 게시물까지 등장했다.
캘리포니아주 레딩에서는 캣인더햇을 활용한 학교 방문 예고글이 유포되면서 불안감을 느낀 일부 학부모들이 자녀의 등교를 거부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콜로라도주 그랜드정션에서는 관련 게시물이 올라온 뒤 경찰이 학교 주변 순찰을 강화했다.
관련 밈을 이용해 협박 예고글을 올린 청소년들이 처벌되는 사례도 잇따른다. 캔자스주 허친슨에서는 캣인더햇 밈을 이용해 학생들을 위협하는 영상을 올린 15세 학생이 경찰에 체포돼 협박 혐의로 기소됐다. 조지아주의 한 고등학교에서는 관련 게시물을 제작한 학생 2명이 학교 징계를 받았다.
테네시주 국토안보국의 그레그 메이스 부국장은 "캐릭터를 이미지화하는 행위엔 문제가 없다"면서 "문제는 그런 이미지 상당수가 어둡거나 불안감을 주는 점이다. 더 큰 문제는 위협적인 문구를 덧붙이는 것이며, 바로 이 지점에서 선을 넘게 된다"고 말했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에선 지난달 24일 밤 9시경 캣인더햇 복장을 한 사람이 길을 걷던 10대 소녀를 쫓아가며 겁을 준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용의자 추적에 나섰다. BBC는 일부 청소년들이 소셜미디어 영상을 접한 뒤 밤거리에서 캣인더햇을 마주칠까봐 걱정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뉴스로 다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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캣인더햇은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아동문학 캐릭터 가운데 하나다. 미국 작가 닥터 수스가 1957년 발표한 동화 '더 캣 인 더 햇'에 등장한다. 빨강과 흰색 줄무늬 모자를 쓴 고양이가 두 아이의 집에 찾아와 소동을 일으키는 장난꾸러기 캐릭터다. 2003년에는 마이크 마이어스가 주연을 맡아 영화로도 제작됐다.
70년 가까이 어린이들에게 익숙했던 이 캐릭터는 이제 소셜미디어를 만나 전혀 다른 얼굴을 얻었다. 인터넷에선 친숙하고 무해한 동심의 캐릭터를 기괴하거나 섬뜩하게 비틀 때 느껴지는 충격과 재미를 밈으로 소비하는 문화가 있다. 여기에 누구나 진짜 같은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생성형 AI 기술과 더 자극적인 콘텐츠를 찾는 SNS 특유의 도파민 추구 현상이 결합하면서 장난의 수위는 점차 통제 선을 넘어서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영화 촬영 당시 마이크 마이어스가 입었던 캣인더햇 코스튬은 최근 경매에 나오면서 다시 주목을 받았다. 이 의상은 지난달 약 2만5000달러(약 3400만원)에 인플루언서 나탈리 레이놀즈가 낙찰받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