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백악관이 전투함 2척과 비전투 지원함 2척을 해외 조선소에 건조하는 것이 '우선적인 방침'이라 밝혔다.
미 백악관은 지난달 21일(현지시간) 공개한 정책입장서(SAP)에서 미 하원이 통과시킨 2027년도 국방수권법안(NDAA)에 대한 입장을 이같이 밝혔다. 앞서 미 하원은 해당 법안 제1025조에서 해외 건조 전투함에 대해 연방 예산을 사용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는데, 백악관은 이에 반박한 것이다.
백악관은 NDAA 1025조가 "현재 미국의 주요 조선소 6곳의 건조 적체 문제를 고려하지 않는다"며 "미국의 안보와 국민 경제를 저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해외 조선소를 활용하면 국방 수요를 맞추는 데 필요한 첨단 기술과 역량에 접근할 수 있고, 시급한 국가 안보 목표 달성에 도움이 될 것이라 밝혔다.
미 군함의 해외 건조 방침은 약 3개월 전 미 해군의 공식 문서에 언급됐다. 지난 5월 11일 공개된 '미국 해군 함정 건조 계획'에 따르면 미 해군은 최대 2척의 지원함을 해외에서 건조하고 일부 전투함 부품도 해외에서 제작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제안했다.
또한 미 해군 전문매체 USNI뉴스는 지난 4월 미 행정부가 해외 조선소에서 군함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보도했다. USNI 뉴스는 지난 4월 3일(현지시간) 발표된 2027 회계연도 국방예산안에 담긴 18억5000만 달러 규모의 자금을 두고 "동맹국 조선업체의 함정 또는 부품 건조 능력에 대한 연구도 포함된다"며 해외 건조 전투함을 도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SAP는 이 같은 방침을 백악관이 공식 문서화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백악관은 미국 해안경비대의 중형 쇄빙선 사업에 적용된 이른바 '핀란드 모델'을 모범 사례로 제시했다. 핀란드 모델은 초기 선박은 해외에서 건조한 후 후속 생산은 미국 조선소로 이전하는 방식이다. 백악관은 "불량률을 낮추고, 빠른 납품을 가능하게 했으며, 부품과 하위 시스템의 모듈화로 임무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함대를 구축했다"고 평가했다.
이 방침이 실행되면 미 해군은 19세기 말 영국에서 순양함을 구매한 이후 처음으로 외국산 주요 전투함을 도입하게 된다. 백악관은 구체적인 대상 국가나 업체를 언급하지는 않았다. 실제로 현행법상 미국 전투함의 해외 건조는 원칙적으로 금지돼 있다.
다만 대통령이 국가안보상 이유 등을 들어 예외적으로 해외건조를 진행할 수는 있다. 업계에선 이 같은 방식으로 백악관이 계획을 관철하면 이른바 한국 조선 3사인 HD현대·한화오션·삼성중공업 등이 수혜를 볼지 주목한다.
한편 한국이 적극 참여하는 미국 조선업 재건 프로젝트는 '마스가'(MASGA)로 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