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테슬라 차주조차 '하이브리드' 환승…기름값 치솟자 현대차 웃는다

김종훈 기자
2026.08.10 10:55

독일차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가격 부담으로 미국 시장서 외면..전기차 혜택 줄자 테슬라 이탈 가속

기아 미국 법인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가 지난 6월 미국 조지아주 엘라벨 HMGMA에서 스포티지 하이브리드 생산 시작을 기념하는 행사를 개최했다./사진=기아차

이란 전쟁으로 휘발유 값이 치솟자 미국 내에서 현대차를 비롯한 아시아 3대 자동차그룹의 하이브리드 자동차 매출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는 글로벌 투자은행(IB) RBC캐피털마켓 자료를 인용, 지난달 미국 전체 자동차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1.5% 감소한 가운데 하이브리드 모델 판매량은 20% 가까이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현대차그룹의 지난달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량은 4만3727대로, 전년 동기 대비 6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1일 현대차 미국법인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소나타 하이브리드, 엘란트라(아반떼) 하이브리드, 투싼 하이브리드의 지난달 판매량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85%, 13%, 5% 증가했다.

일본 완성차 기업 토요타와 혼다의 미국 내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량도 전년 동기 대비 22%, 1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FT는 독일 자동차 기업들이 플러그인 방식의 고급 하이브리드 차량을 선보이고 있으나 하이브리드 시장 점유율 2% 미만으로 미국 시장에서 외면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전기차처럼 외부 콘센트로 충전이 가능하며 일반 하이브리드 차량보다 전기동력만으로 더 멀리 주행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으나 가격이 더 비싸다.

FT는 "기존 방식의 하이브리드 차량은 운전, 주유 습관을 바꾸지 않고도 고유가 부담을 덜어주는 대안이 된다"며 현대, 토요타, 혼다 등 3개 업체가 미국 하이브리드 차량 시장의 86%를 점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들어 전기차 차량 수요가 한풀 꺾인 것도 하이브리드 시장에 호재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전기차 차량 구매시 세액공제 혜택을 지난해 폐지했기 때문.

미국 전기차의 대명사인 테슬라 차주들조차 차를 바꿀 때 전기차 대신 하이브리드로 돌아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자동차 거래 플랫폼 에드먼즈 자료에 따르면 올해 2분기(4~6월) 테슬라 차주가 자동차 딜러에게 차량을 넘기고 다른 전기차로 갈아탄 비율은 22.0%로, 전년 동기(40.2%)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 이는 전기차 시장을 떠나는 소비자 비율이 늘었다는 의미다.

반면 테슬라 차주가 자동차 딜러에게 차량을 넘기고 하이브리드 차량으로 갈아탄 비율은 20.5%로, 2021년 2분기(5.4%)에 비해 대폭 증가했다. 같은 기간 테슬라 차주가 휘발유 차량으로 갈아탄 비율은 53.6%에서 40.1%로 줄었다. 제시카 콜드웰 에드먼즈 애널리스트는 전기차 세액공제로 전기차의 매력이 떨어진 시점과 맞물려 하이브리드 차량 인기가 높아진 사실을 지적하면서 "경험 많은 전기차 차주들이 (전기차 외 다른 차량으로) 방향을 틀었다는 것은 테슬라뿐 아니라 (전기차) 시장 전반을 엿볼 수 있는 지점"이라고 했다.

하이브리드를 제쳐두고 전기차에 치중했던 제너럴모터스(GM), 포드는 전기차 매출 급감으로 타격을 입었으며, 뒤늦게 하이브리드 차량 생산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GM의 경우 올해 2분기 전기차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33% 감소하자 하이브리드 모델 도입을 논의 중이다. 반면 하이브리드 픽업 트럭으로 소비자 호응을 얻었던 포드는 2030년까지 모든 휘발유 차량 모델에 하이브리드 옵션을 제공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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