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회초년생 30대 A씨는 신용점수가 700점 대로 금융 거래 경험이 적은 고객이다. 연소득 3500만 원인 A씨는 입사 직후인 1년 전 신용카드를 처음 발급받았고 대출을 받아본 적이 없다. 급하게 생활비를 위해 목돈이 필요해 급하게 여기 저기 대출을 알아봤지만 대출받기 어려웠다. 고민하던 A씨는 카카오뱅크 문을 두드렸다. 택시 이용 건수, 책 구매 이력, 모임통장 이용 등 우량 비금융정보가 확인돼 대출을 받을 수 있었다.
금융거래 이력이 부족해 신용대출 문턱을 넘기 어려웠던 금융소외계층이 비금융정보를 활용한 대안신용평가를 통해 대출 기회를 넓히고 있다.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에 활발한 인터넷전문은행 3사는 택시 이용이나 도서 구매, 모임통장 이용 등 기존 신용평가에서 활용되지 않던 정보를 대출 심사에 반영하고 있다.
카카오뱅크에 따르면 8월 말 기준 자체 개발한 신용평가모델을 통해 공급한 누적 대출금은 1조2000억원에 달한다.
은행이 개인 신용대출을 심사할 때는 통상 소득과 재직정보, 기존 대출 이력, 신용카드 사용 내역 등을 활용한다. 하지만 사회초년생처럼 금융거래 이력이 짧거나 자영업자와 같이 안정적인 소득·재직정보를 확인하기 어려운 이른바 '씬파일러'에 대해선 기존 평가 방식만으로는 신용도를 충분히 평가하기 어렵다. 대안신용평가는 소비패턴, 자동이체 이력 등 대안 데이터를 이용해 신용평가를 보안하는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씬파일러 고객을 대상으로 2023년부터 대안신용평가모형을 적용해 중·저신용자 대출을 공급해왔다. 롯데멤버스, 교보문고, 카카오모빌리티 등과 가명 결합한 데이터를 활용해 자체 개발한 '카카오뱅크 스코어'를 기반으로 한다. 1800만건 이상의 가명 결합 데이터와 3800여개의 평가 변수를 반영했다.
소상공인으로 평가 범위를 넓힌 것도 특징이다. 카카오뱅크는 음식업 사업자를 시작으로 서비스업과 특수형태근로종사자, 온라인 셀러 등 개인사업자의 업종별 특성을 반영한 '사업자 업종별 특화 모형'을 개발해 대출 심사에 적용하고 있다. 일례로 신용점수가 800점대 초반인 한 미용실 사장은 사업 운영 경험이 짧고 3건의 대출을 보유한 다중채무자라는 이유로 시중은행에서 사업자 신용대출을 받지 못했다. 카카오뱅크는 카드 매출정보와 사업장 정보, 캐시노트에 수집된 시간대별 매출정보, 금융결제원 자동이체 정보 등을 활용해 심사한 뒤 대출을 공급했다.
케이뱅크는 기존 금융정보에 비금융 데이터를 결합해 대출 심사의 정밀도를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인터넷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통신사들이 공동출자해 만든 평가모델 이퀄과 네이버페이의 정보를 평가에 활용하고 있다. 이퀄의 통신정보를 비롯해 BC카드·삼성카드·신한카드 가맹점 정보, 금융결제원의 대안정보 등 활용 데이터도 확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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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뱅크는 연내 네이버페이와의 대안신용평가 협력을 고도화하고 비금융데이터 활용을 확대해 개인사업자 신용대출 상품에도 적용할 계획이다.
토스뱅크는 하나의 평가모형에 다양한 정보를 담는 방식에서 나아가 고객과 대출 특성에 맞춰 여러 신용평가모형을 활용하고 있다. 자체 메인 신용평가모형인 TSS와 함께 대출 심사에 특화된 9개의 신용평가모형을 운영한다.
토스뱅크의 평가에는 전통적인 금융정보뿐 아니라 소비 성향과 현금흐름, 직장 안정성, 보험료 납부 내역, 적금 가입·납입 이력 등 다양한 정보가 활용된다.
다만 대안정보를 얼마나 많이 확보하느냐만큼 중요한 것은 데이터를 실제 신용평가에 어떻게 활용할지다. 단순히 새로운 정보를 기존 통계모형에 추가하는 것만으로는 데이터가 가진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결국 인터넷은행 3사의 대안신용평가 모델 경쟁 지표도 단순히 새로운 데이터를 추가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존 금융정보와 비금융정보를 어떻게 결합해 실제 신용위험을 더 정확하게 판단하는지가 될 전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소비자의 선택권이 넓어지면 단순한 금리 경쟁을 넘어 상환 방식의 다양화나 금리 재설계형 상품 등 다양한 형태의 대출상품이 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