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초 만에 30마리 '박멸'...인류 최악의 적 조준한 레이저 방공 시스템 [월드콘]

김종훈 기자
2026.08.15 06:20

[월드콘]"모기는 인류 최악의 적" 모기 박멸 뛰어든 스타트업들

[편집자주] 전세계에서 활약 중인 '월드' 클래스 유니'콘', 혹은 예비 유니콘 기업들을 뽑아 알려드리겠습니다. 세상에 이런 게 있었나 싶은 기술, 이런 생각도 가능하구나 싶은 비전과 철학을 가진 해외 스타트업들이 많습니다. 이중에서도 독자 여러분들이 듣도보도 못했을 기업들을 발굴해 격주로 소개합니다.
프랑스 모기 퇴치 스타트업 토르뇰의 드론을 이용한 모기 퇴치 시뮬레이션/사진=알렉스 투생 토르뇰 창업자 유튜브 영상 갈무리

여름 불청객 '모기' 박멸을 사업으로 하는 기업들이 있다. 중국 스타트업 포톤매트릭스랩과 프랑스 토르뇰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레이저와 드론 등 최신 기술을 앞세워 손대지 않고도 모기를 잡을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 있다.

中 "모기소리 짜증나" 골라죽이는 '레이저포'

중국 스타트업 포톤매트릭스랩 창업자 왕촨의 창업은 단순한 짜증에서 출발했다. 귓가에 맴도는 모기 소리를 없애고 싶었던 그는 레이저를 이용하면 모기를 퇴치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대학에서 재료공학을 전공하고 보조배터리 등 하드웨어 개발 분야에 종사한 그는 금속, 플라스틱에 레이저로 글씨를 새기는 레이저 마킹 기술에 관심이 많았다. 이 레이저를 모기에게 쏜다면 모기만 골라 죽이는 '모기 방공 시스템'을 만들 수 있겠다고 생각한 것.

중국 모기 퇴치 스타트업 포톤매트릭스의 모기 퇴치 기기 시연 영상./영상=포톤매트릭스 유튜브 영상 갈무리

왕촨이 전문 지식이 있어서 개발을 결심한 것은 아니다. 명문대 학력도, 대기업 경력도 없다는 그는 뭔가 재밌는 걸 만들어보고 싶다는 충동 때문에 창업에 이끌렸다. 자율주행차량의 센서 기술을 이용해 모기를 식별하고 레이저를 발사하는 기기를 구상하고 개발을 시작했지만 쉽지 않았다. 왕촨은 "처음엔 석 달이면 될 줄 알았는데 3년이 걸렸고, 할수록 뒤에 문제가 더 많다는 걸 알게 됐다"고 했다. 센서로 식별하기에 모기가 너무 작다는 게 문제였다.

이에 왕촨과 함께한 개발 팀원들은 직접 모기를 사육해 실험을 반복했고, 시제품개발에 성공했다. 완성된 기기는 스마트폰만 한 크기로 휴대가 가능하다. 자율주행차가 주위 사물을 인식할 때 쓰는 라이다 (LIDAR) 센서가 모기를 식별하고 모기 위치를 계산한다. 계산이 끝나면 레이저를 발사해 모기를 태워 죽인다. 이 모든 과정이 0.3초만에 이뤄진다. 회사는 초당 최대 30마리를 처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사람이나 반려동물이 레이저를 맞는 일이 없도록 안전장치도 걸어놨다고 한다. 모기보다 훨씬 큰 물체가 감지 구역에 들어오면 레이저가 자동으로 꺼진다. 모기와 기기 사이 경로에 사람이나 반려동물이 있는 경우에도 레이저는 발사되지 않는다. 모기처럼 초속 1m 이하의 낮은 속도로 날아가는 비행체를 식별하기 때문에 이보다 빠른 파리는 감지하지 못한다.

기본형 기기는 주위 거리 3m, 면적 7㎡ 내 모기를 처치할 수 있다. 상위 모델은 주위 거리 6m에 면적 28㎡ 내 모기를 처치한다. 어떻게 쓰느냐에 다르긴 한데 최장 16시간까지 연속 가동할 수 있다.

왕촨은 기기 양산을 위한 자금을 마련할 목적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작동 영상을 올리고 크라우드펀딩을 열었다. 틱톡 조회수는 7000만까지 올랐고 크라우드펀딩 모금액은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270만달러를 기록했다. 세계 50개국에서 4000명이 돈을 보냈다고 한다. 왕촨은 이를 종잣돈으로 회사를 정식 설립하고 기기 출시 작업에 들어갔다. 해당 기기는 레이저 안전 인증을 받는 중이며 올해 출시될 계획이다.

중국 모기 퇴치 스타트업 포톤매트릭스의 모기 퇴치 기기./사진=포톤매트릭스 유튜브 영상 갈무리
프랑스 "자율차 시대인데 모기는 못잡아" 드론 개발

토르뇰은 미사일 유도, 항법 기술자인 알렉스 투생과 드론 기술자인 클로비스 피에달뤼의 농담에서 시작했다. 두 사람은 공학 분야 프랑스 최고 명문으로 꼽히는 상트랄 쉬펠레크 출신이다. 기계로 미사일과 로켓을 유도하고 자동차가 스스로 주차하는 시대인데 모기 잡는 기술은 변한 게 없다는 대화를 나누던 둘은 드론으로 모기를 사냥하자는 발상에 이르렀다.

이 발상의 결과물이 쿼드콥터로 움직이는 무게 40g짜리 초소형 드론이다. 골프공 한 개만한 이 드론은 박쥐처럼 초음파를 쏴 모기를 찾아낸다. 초음파로 모기 고유의 날갯짓 주파수를 감지, 모기를 식별하고 모기를 향해 돌진해 프로펠러로 모기를 찢어버린다. 곤충마다 날갯짓 주파수가 다르기 때문에 벌 같은 익충을 죽일 우려는 없다. 사람이나 반려동물과 부딪히지 않도록 충돌 회피 기능도 갖췄다.

프랑스 모기 퇴치 스타트업 토르뇰의 드론을 이용한 모기 퇴치 시뮬레이션 영상./영상=알렉스 투생 토르뇰 창업자 유튜브 영상

스마트폰 마이크와 자동차 주차보조 센서처럼 이미 널리 보급된 부품이기 때문에 생산이 어렵지 않다. 회사에 따르면 40g 드론 10대로 1㎢의 모기를 박멸해 방제 비용을 100분의 1로 낮출 수 있다.

회사 홈페이지에는 "모기는 인류의 가장 오랜 적이자 최악의 적"이라는 문구가 걸려 있다. 지난달 회사는 소형 드론으로 공중에서 나방을 감지, 제거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들의 목표는 말라리아 박멸이다. 피치북에 따르면 지난해 설립된 토르뇰은 현재까지 350만달러의 외부 투자를 유치한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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