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방공미사일 재고 급감…동맹국 전력 활용도 어려워

최성근 전문위원, 김상희 기자
2026.08.16 06:00

[선데이 모닝 인사이트] 美 방공미사일 재고 급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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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뉴스1) 김영운 기자 = 북한이 12일 동해상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1발을 발사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지난 6일 SRBM 1발을 쏜 이후 엿새만이자, 올해 들어 11번째다. 사진은 이날 경기 평택시 팽성읍 주한미군기지 캠프 험프리스에 방공 무기체계인 패트리엇 미사일이 배치되어 있는 모습. 2026.8.12/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평택=뉴스1) 김영운 기자

중동 전쟁 장기화 등으로 미국의 방공미사일 재고 부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패트리엇(PAC-3)과 사드(THAAD) 같은 방공미사일은 탄도미사일 공격을 막는 핵심 전력으로, 미국의 전쟁 수행 능력은 물론 동맹국 안보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선데이 모닝 인사이트>는 미국의 방공미사일 부족 배경과 동맹국 전력을 통한 보완 가능성을 살펴봤다.

방공미사일 부족 원인…예산 순위·생산기반 축소·공급망 병목

최근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패트리엇 요격미사일이 전쟁 이전 대비 65% 감소한 800발 내외, 사드는 40~50% 줄어든 250발 내외의 재고만 남은 것으로 추정했다. CNN은 군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사드 소진율이 80%에 달한다는 평가까지 내놨다. 정확한 재고량은 기밀사항이라 공개되지 않았지만 미국의 방공미사일 재고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공통된 지적이다.

미국 방공미사일이 부족해진 데에는 구조적 요인들이 자리한다.

먼저 무기 조달 예산의 우선순위 문제다. FY2026(2026년 회계연도) 기준 국방예산(국방부 기본 재량예산 기준)은 약 8483억 달러(약 1200조 원)다. 이 가운데 운영∙유지 비용이 40%, 인건비가 23%를 차지한다. 무기조달 예산은 1533억 달러로 약 18%에 그쳤다.

무기조달 예산 내에서도 방공미사일 비중은 상대적으로 후순위다. 무기조달 예산에는 잠수함, 전략폭격기, 전투기, 핵전력, 우주∙사이버 등 고가 플랫폼과 첨단 전력 사업 등도 포함된다. FY2026 기준 항공기와 함정, 잠수함 조달에만 예산의 약 38%가 사용됐다. 반면 육∙해∙공군의 미사일∙탄약 계열은 224억 달러로 15%에 머물렀다. 특히 이 중에서도 방공미사일인 사드 요격탄은 약 5억 달러(25발), 패트리엇은 10억 달러(224발)만 책정됐다. 이는 수십 년간 운용되는 군함이나 전투기에 비해 방공미사일은 대부분 재고 창고에 보관되고, 전쟁이 없으면 사용도 못하고 수명을 다하기도 해 예산 조정 과정에서 주된 삭감 대상이 됐다는 분석이다.

냉전 이후 축소된 미국 방산체계도 방공미사일 재고 확대를 어렵게 만들었다. 냉전 당시 미국은 대규모 군수산업 기반을 유지했지만, 소련이 붕괴하자 미사일과 탄약 조달도 크게 감소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우크라이나와 중동 전쟁이 잇따라 발발하면서 방공미사일 수요가 평시 생산 능력을 크게 초과했다. 지난해 이란과의 '12일 전쟁'에서 미군은 사드 요격탄만 약 150발을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사드 생산업체인 록히드마틴의 연간 생산능력은 최대 96발에 불과하다. 단순 계산으로도 1년 생산량의 1.6배에 해당하는 물량을 단 2주 만에 소모한 셈이다. 패트리엇도 사정은 비슷하다. 록히드마틴의 1년 생산량은 600발 수준인데 반해 올해 7월까지 약 1500발이 사용되면서 재고 부족이 심화됐다.

방산 공급망 병목도 미사일 재고 부족을 초래한 요인으로 지목된다. 방공미사일에는 고체로켓모터, 추진체, 노즐, 전자부품, 특수금속 등 전문 부품들이 들어간다. 협력 업체가 부품 생산을 늘리지 못하면 완성품 생산도 차질을 빚는 구조다. 록히드마틴이 패트리엇을 연간 1000발 조립할 역량이 있어도 협력업체에서 로켓모터를 500개 밖에 생산할 수 없다면 패트리엇 생산은 500발만 가능하다.

김동규 국제시사문예지 PADO 편집장은 "미국은 냉전 이후 방위 산업의 비중을 대폭 축소했고 관련 제조업 기반과 부품 공급망까지 붕괴됐다"며 "방공미사일 예산을 대폭 늘린다고는 했지만 당장 공장을 증설하는 것도 시간이 필요하고, 언제 주문이 급감할지 모르는 불확실성 때문에 기업들도 무작정 생산을 늘리기 어려운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평택=뉴스1) 김영운 기자 = 경북 성주에 있는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발사대 6기가 중동지역으로 반출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11일 경기 평택시 주한미군 오산공군기지에 방공 무기체계인 패트리엇 미사일이 배치되어 있다. 최근 미국은 주한미군의 지대공 방공 무기 패트리엇(PAC-3)에 이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 장비 일부까지 중동으로 차출하는 움직임이 포착됐다. 2026.3.11/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평택=뉴스1) 김영운 기자

기술∙생산∙호환성 문제…동맹국 미사일 체계, 美 전력 보완 한계

미사일 재고가 부족해지는 상황에서 중동 전쟁과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 더 나아가 미국 본토나 미군 주둔지 방위 등에 동맹국들의 방공미사일 전력을 대안으로 활용하는 것도 쉽지 않다는 평가다.

이스라엘의 경우 미국 동맹국 중 기술적으로 가장 앞선 방공 체계를 갖췄다. 단거리 로켓을 상대하는 아이언돔, 순항미사일과 단거리 탄도미사일에 대응하는 데이비드 슬링(David's Sling), 고고도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애로우(Arrow-2∙3) 등 다층 방공 체계를 구축했고, 이들은 모두 높은 실전 능력을 자랑한다.

하지만 장기화하는 전쟁 과정에서 이스라엘도 방공미사일 소모가 많았다. 이스라엘 정부도 지난 4월 애로우 미사일 등의 생산과 비축을 대폭 확대하는 계획을 승인하는 등 자국 재고부터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유럽도 프랑스∙이탈리아의 SAMP/T, 독일의 IRIS-T 등 자체 방공체계를 갖췄다. 하지만 이들은 주로 항공기나 순항미사일 방어를 위한 무기체계로, 탄도미사일 방어에서는 패트리엇 등 여전히 미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한국도 방공미사일 분야 강자로 꼽히지만 미국을 지원하긴 어렵다. 한국의 천궁-Ⅱ 미사일은 이란 탄도미사일 공격을 받은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실전 능력을 입증했다. 여기에 중고도 탄도미사일 요격체계인 L-SAM도 2027년 실전 배치 예정이다. 이들은 사드나 패트리엇이 수행하는 임무를 일부 분담할 수 있어도 방어 범위와 요격 고도, 센서, 기동성 면에서 완벽한 대체는 어렵다는 평가다.

특히 한국은 자체 방공 수요도 크다. 고도화된 북한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응해야 하고, 여기에 사우디아라비아, UAE, 이라크 등에서 천궁-II 20개 포대 이상, 약 12조 원 규모의 수출 계약까지 체결한 상태다. 연간 최대 8개 포대(약 300여 발) 정도 생산이 가능한 만큼 국내 수요와 수출물량을 채우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패트리엇과 사드, 애로우-2∙3, SAMP/T, IRIS-T, 천궁-Ⅱ 등 미국과 동맹국들의 방공미사일 체계는 모두 고유의 발사대와 레이더, 사격통제장치, 교전 소프트웨어 등으로 구성된 독립적인 무기체계라는 점도 보완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한국이나 이스라엘이 요격탄 재고를 미국에 제공하더라도 호환성 문제로 인해 패트리엇이나 사드 발사대에 그대로 장착할 수 없다.

반길주 국립외교원 교수는 "이스라엘은 이번 전쟁에서 방공망 허점까지 노출될 정도로 미사일 소모가 극심했고, 유럽은 자체 방공 역량이 충분하지 않아 오히려 미국에 의존하는 상황"이라며 "한국의 천궁-Ⅱ도 일부 역할을 할 수 있겠지만, 대량 생산이나 작전 역량 면에서 한계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동맹국이라고 해도 미국에 방공미사일을 전폭 지원할 수 없고, 현재 자국 안보 수요를 최우선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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