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조선업 재건, 한국 등 동맹과 하이브리드 협력이 최적"

"미국 조선업 재건, 한국 등 동맹과 하이브리드 협력이 최적"

최성근 전문위원, 김상희 기자
2026.08.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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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데이 모닝 인사이트] 헨리 H. 캐럴, 신시아 R. 쿡시머스 P. 대니얼스, 올리버 B. 번틴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연구원 보고서 '동맹국과의 미국 조선 협력 경로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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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뉴스1) 김예원 기자 = 6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 진주만-히캄 합동기지에 미 해군의 핵추진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트함'이 정박해 있다. 2026.7.8/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하와이=뉴스1) 김예원 기자
(하와이=뉴스1) 김예원 기자 = 6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 진주만-히캄 합동기지에 미 해군의 핵추진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트함'이 정박해 있다. 2026.7.8/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하와이=뉴스1) 김예원 기자

미국 조선업 재건을 위해 한국∙일본 등의 동맹과의 협력이 필수적이며 단기적으로 해외 건조 방식과 장기적으로 미국 내 생산을 결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헨리 H. 캐럴, 신시아 R. 쿡, 시머스 P. 대니얼스, 올리버 B. 번틴 등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연구원들이 공동집필한 보고서 '동맹국과의 미국 조선 협력 경로 평가(Evaluating Pathways for U.S. Shipbuilding Cooperation with Allies)'는 "미국 조선업의 생산능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려면 한 가지 접근 방식으로는 불가능하다"며 "한국∙일본 등 동맹국과 협력을 통해 초기엔 해외 건조를, 이후엔 투자와 기술 이전을 바탕으로 미국 내 생산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먼저 미국 조선업이 직면한 문제가 단순히 조선소 부족만은 아니라고 짚었다. 현재 미국 조선 산업은 숙련 노동력 부족과 노후화된 조선소, 취약한 공급망, 불규칙한 발주, 잦은 설계 변경, 복잡한 조달 규제 등의 문제들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해외 조선사가 미국 조선소를 인수하거나 함정을 건조한다고 해서 미국 조선업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고 봤다.

보고서는 미국의 조선 능력을 키우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동맹국 조선사의 대미 투자를 꼽았다. 대표적인 사례가 한화그룹의 필리조선소 인수다. 한화는 2024년 말 약 1억 달러에 조선소를 인수한 뒤 2개의 신규 드라이독, 새로운 블록 조립 시설, 자동 용접 기술과 디지털 스마트 야드 시스템 등을 포함한 50억 달러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고, 2035년까지 연간 10~20척의 선박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HD현대도 미국 군함 건조업체 헌팅턴 인갤스 인더스트리와 분산형 함정건조와 군수지원함, 인공지능 및 머신러닝 연구개발, 인도∙태평양 선박 수명주기 지원 등의 협력을 추진 중이다.

보고서는 이러한 투자의 핵심을 자본보다 생산방식 이전에서 찾는다. 한국 조선업이 가진 모듈 건조와 자동화, 공정관리 기술을 미국 조선소에 적용하면 같은 시설과 인력으로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조선소 현대화와 숙련공 양성에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고, 국제무기거래규정(ITAR) 등 기술보호 규제도 걸림돌이다. 아울러 건조 도중 설계와 요구조건을 계속 바꾸는 미 해군의 조달 관행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해외 기업의 생산기술만으로 일정과 비용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다음으로는 동맹국에서 함정 블록과 모듈을 제작하고 미국에서 최종 조립하는 공동생산 방식이다. 한국과 일본은 대형 모듈 건조 경험이 풍부하기 때문에 기술적으로는 미국의 인력과 시설 부족을 보완할 능력이 있다는 평가다.

하지만 공동생산은 현실적인 장벽도 높다. 대형 함정 블록을 태평양을 건너 운송해야 하고 서로 다른 조선소의 설계와 품질기준도 오차 없이 정밀하게 통합해야 하기 때문이다. 미 해군 함정의 주요 선체와 상부구조물을 해외에서 건조하는 것을 제한하는 법률도 제약요인이다. 저자들은 "공동생산의 경우 기술적 문제보다 법률과 정치적 장벽을 해결하는 일이 더 어려울 수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해외 건조 함정 구매가 미 해군 함대를 확대하는 가장 빠르고 경제적인 방법이라고 평가했다. 저자들은 미국의 설계를 토대로 동맹국에서 건조하면 미국 내 생산보다 약 20%, 동맹국이 이미 운용 중인 설계를 활용하면 최대 65%까지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해외 구매는 미국 조선업을 재건하는 데 한계가 있다. 미국 조선업계와 노동조합은 해외 함정 구매가 미국 일자리를 줄이고 장기적으로 산업기반을 약화시킬 수 있다며 반대한다. 관련 법률과 의회의 예산 제한 역시 장애요인이다. 결국 함정을 빨리 확보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해외 구매가 유리하지만 미국 조선산업을 재건하는 해법은 아니라는 것이다.

유지·보수·정비(MRO) 방식은 상대적으로 현실적인 협력 분야로 평가된다. 인도·태평양에서 작전하는 미군 함정을 한국이나 일본에서 정비하면 미국 본토까지 이동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군함 건조를 해외에 맡기는 것보다 정치적 부담도 작아 동맹 간 조선협력을 확대하는 마중물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보고서가 가장 주목한 것은 어느 한 가지 방법이 아니라 여러 방식을 결합하는 일종의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미국 해안경비대의 '북극안보커터(ASC)' 사업이다. 이는 쇄빙선 건조 경험이 풍부한 핀란드에서 초기 함정을 건조하는 동시에 미국 조선소를 현대화해 후속함을 미국에서 생산하는 사업이다. 미국 조선 근로자를 핀란드에서 교육하는 기술이전도 병행한다. 이 모델의 핵심은 당장 필요한 함정은 해외에서 확보하고, 그 과정에서 기술과 자본을 미국으로 이전해 장기적인 생산능력까지 키우는 것이다.

보고서는 향후 한미 조선협력도 비슷한 방식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초기 군수지원함이나 일부 함정을 한국에서 빠르게 건조하고, 동시에 한국 기업이 미국 조선소에 투자해 시설과 인력을 키운 뒤 후속함 생산을 미국으로 넘기는 방식이다.

미국 조선업 재건을 '미국에서 만들 것인가, 동맹국에 맡길 것인가'라는 양자택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는 조언도 이어졌다. 두 목표를 동시에 추구하려면 초기 해외 건조와 미국 내 후속 생산을 결합하는 방식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들은 "단 하나의 접근 방식으로는 모든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며 "초기 해외 건조와 미국 내 후속 생산을 결합하는 하이브리드 방식은 속도와 경제성 그리고 장기적인 미국 산업 재건 사이의 균형을 맞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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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희 기자

안녕하세요. 혁신전략팀 김상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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