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연합훈련 축소" 북한에 손짓·한국 압박…트럼프 숨은 의도는

백소희 기자
2026.08.17 15:54

[WHY]

(로이터=뉴스1) = 1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뉴욕주 가든시티에 있는 데이비드 S. 맥 훈련정보센터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6.08.14. ⓒ 로이터=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로이터=뉴스1)

트럼프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한미 연합훈련 축소, 자신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관계, 한국의 대이란 작전 불참 등을 동시에 언급해 파장이 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좋은 관계를 말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이번에 한미연합훈련 축소를 함께 언급한 게 눈에 띈다. 북미 정상회담 재추진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걸로 보인다. 동시에 한국에겐 방위비 부담 증대, 대미투자 압박 등 다양한 의미로 다가온다.

①중간선거 앞두고 북미대화 손짓?

한미연합훈련 축소는 북한에 유화적 '손짓'을 보내는 셈이다. 북한은 한미연합훈련을 무력 침공을 위한 사전 예행연습이라고 주장하며 매년 강력 반발해왔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한국석좌는 지난 13일 '이란 이후: 트럼프-김정은 정상회담 재개 시나리오'라는 글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11월 미국 중간선거 이후 김 위원장과 회담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에선 이란 전쟁 장기화, 유가 등 물가상승에 따른 여론 악화가 부담이다. 북미 정상회담 카드는 지지율 하락을 막고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주도권을 회복할 카드가 될 수 있다. 자신이 북한과 같은 독재국가도 관리할 수 있다는 점을 부각하며 선거에 유리하게 쓰려는 의도도 있어 보인다.

②대비태세·동맹안보 흔들? 엇갈려
[평택=뉴시스] 김종택 기자 = 한미연합훈련인 '을지 자유의 방패'(을지프리덤실드·UFS) 연습 첫날인 17일 경기 평택시 캠프 험프리스에 군용차량이 세워져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6일(현지 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좋은 관계를 언급하며 한미 연합훈련을 대폭 축소할 것을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에게 지시했다. 2026.08.17. /사진=김종택

미국은 이란전쟁에 미사일을 대거 소비한 것은 물론, 장기간 전투태세를 유지하느라 항공모함 전력에 경고등이 켜졌단 지적을 받아왔다. 16일(미국시간) AP통신은 미 해군항모 USS 조지워싱턴호가 태평양에서 중동으로 이동, 장기간 작전중인 USS 에이브러햄 링컨호와 교대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링컨호는 지난 5월 귀항 예정이었으나 이를 넘겼고 240일 넘게 해상에 머물고 있다.

이 때문에 한미연합훈련 규모를 줄인다면 한국뿐 아니라 일본, 대만 등 아시아의 다른 동맹국들에게 불안감을 키울 수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조지워싱턴함이 중동으로 이동하면 미 항모가 인도태평양을 비우게 된다"고 지적했다. 해군 파일럿 출신인 마크 켈리 민주당 상원의원(애리조나)은 소셜미디어에서 "연합훈련을 무력화하는 것은 근시안적 실수"라고 트럼프 대통령과 각을 세웠다.

한국 등 동맹국 안보태세에 큰 영향은 없을 거란 일각의 평가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평소에도 극단적인 위협 후 협상이란 공식을 반복했다는 이유다. CBS, AP는 트럼프 대통령이 연합훈련을 중단시키려 한 것은 처음이 아니라고 짚었다. 그는 1기 임기 때도 한미연합훈련을 워게임(War games)이라 부르며 부정적 인식을 드러냈다.

③한국에 불만·경고…대미투자·방위비 난제
[파주=뉴시스] 김금보 기자 = 17일 경기 파주 오두산통일전망대에서 관람객들이 북쪽을 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6일(현지 시간) 한미 정례 연합군사연습을 축소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2026.08.17. /사진=김금보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미국이 해군 파병 등 지원을 요청했을 때 한국이 응하지 않았다고 말한 걸로 보인다. 외신들도 이를 주목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한국이 이란전쟁 관련 미국이 원하는 만큼 지원하지 않은 점, 관세협상과 연계된 대미투자 프로젝트의 진전 속도 등을 트럼프 대통령 글의 배경으로 제시했다.

미국은 이를 지렛대 삼아 방위비 인상이나 대미투자 프로젝트를 촉구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전쟁에 미온적인 유럽 동맹국들에 대해서도 주둔미군 철수감축을 발표한 바 있다. 한미 사이엔 한국 정부가 미국기업인 쿠팡을 부당하게 차별했다는 미국 정치권 시각도 잠재적 불씨다.

트럼프 1기 및 바이든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한반도·몽골 담당국장을 지낸 애덤 패러 블룸버그 이코노믹스 선임애널리스트는 "대미 투자 합의의 진전 부족이든, 이란 전쟁에 대한 지원 거부든 한국 정부를 향한 불만을 반영한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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