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대 예약 몰린 'AI 로봇오리'…韓 모터·中 반도체가 움직인다

베이징(중국)=안정준 특파원
2026.09.01 15:22
허깅페이스 산하 폴렌 로보틱스가 개발한 마이크로덕/사진출처=폴렌 로보틱스 홈페이지

키 25㎝에 불과한 탁상형 인공지능(AI) 로봇 '마이크로덕'이 출시 직후 1만건 넘는 사전 주문을 끌어모으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미국 AI 기업 허깅페이스 산하 로봇 스타트업이 개발했다. 한국산 모터와 중국산 메인 제어칩이 탑재돼 눈길을 끈다. 마이크로덕 판매가 더 늘어날 경우 이들 핵심 부품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1일 중국 경제매체 커촹반일보에 따르면 허깅페이스 산하 폴렌 로보틱스가 개발한 이족보행 로봇 마이크로덕은 현지시간 지난달 27일 사전판매를 시작한 뒤 1만건 이상의 주문을 확보했다. 가격은 399달러(약 55만원)다. 마이크로덕의 판매 목표는 2만대로 첫 제품은 크리스마스 이전 배송될 예정이다.

허깅페이스 공동창업자 토마스 울프는 한때 주문량이 전자상거래 플랫폼의 사용자 인터페이스에 표시할 수 있는 한도에 도달했다며 실제 수요가 집계된 수치보다 많았다고 밝혔다.

마이크로덕은 개발자가 실제 로봇을 활용해 강화학습을 구현할 수 있도록 만든 오픈소스 탁상형 로봇이다. 15개의 서보모터와 라이다(LiDAR), 카메라를 탑재했으며 와이파이 통신을 지원한다. 걷거나 쪼그려 앉을 수 있고 넘어진 뒤 스스로 일어서는 것도 가능하다. 관절형 오리 부리 모양의 집게로 가벼운 물체도 집을 수 있다. 허깅페이스로서는 지난해 '리치 미니' 이후 두 번째 오픈소스 로봇이다.

눈길을 끄는 것은 마이크로덕의 핵심 부품 공급망이다. 중국 반도체 업체 락칩이 2020년 출시한 RK3566 프로세서가 로봇의 두뇌 역할을 하는 메인 제어칩으로 탑재됐다. RK3566은 로봇의 움직임을 초당 50차례 계산해 15개 모터를 움직이고 카메라와 무선통신 기능까지 함께 제어한다. 마이크로덕 흥행 소식에 중국 본토 증시에서 락칩의 주가도 뛰었다. 상하이증시에 상장된 락칩 주가는 전날 상한가를 기록한 데 이어 이날 오전에도 6% 이상 급등했다.

로봇의 관절 역할을 하는 서보모터는 한국 로봇기업 로보티즈가 공급한다. 마이크로덕 한 대에는 로보티즈의 XL330 서보모터 15개가 들어간다. 커촹반일보는 공급망 업계를 인용해 로보티즈가 지난해 약 22만개의 서보모터를 판매했다고 전했다. 현재 확보된 마이크로덕 사전 주문 1만대에 필요한 모터만 단순 계산해도 15만개다. 지난해 로보티즈 연간 판매량의 약 70%에 해당하는 규모다. 커촹반일보는 마이크로덕 판매가 본격화할 경우 로보티즈에도 상당한 추가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날 오후 코스닥 시장에서 로보티즈의 주가는 보합세다.

공급부족 가능성도 거론된다. 울프 허깅페이스 공동창업자는 "시장은 이미 마이크로덕의 공급망을 주목하고 걱정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마이크로덕에는 1GB 메모리와 32GB 저장공간이 탑재됐다. 비교적 작은 용량이지만 메모리 비용만 전체 제품 가격의 10~15%를 차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폴렌 로보틱스는 프랑스 로봇 스타트업으로 지난해 허깅페이스가 인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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