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에서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가 열린 가운데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일본에 금리인상 로드맵을 시장에 명확히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촉구했다.
1일 일본 NHK에 따르면 베선트 장관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열린 G20 회에 참석해 가타야마 사쓰키 일본 재무상,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BOJ) 총재와 연쇄 회담을 열었다. 베선트 장관은 일본의 다음 조치로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며 "재정의 지속 가능성이나 금리 인상을 향한 경로를 시장에 명확히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에린 브라운 미 재무부 차관이 전했다.
다음 단계의 조치란 지난 7월 말 미국과 일본 정부가 공동으로 엔화를 대규모 매입하며 환율 개입에 나선 것 이후의 조치로 풀이된다. 반복적인 시장 개입보다는 금리 인상을 통해 엔화 강세를 만들어야 한다고 요구한 셈이다.
베선트 장관은 지난달 31일 CNBC방송 인터뷰에서도 "일본 정부와 BOJ가 엔화 강세로 이어질 조치를 취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것이 금리 인상을 의미하느냐는 질문에는 "시장은 지금 그것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BOJ의 금리 인상을 통해 엔화 약세를 해소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미·일 개입 이후로도 엔 환율이 다시 오르며 엔저가 이어졌다. 이날 오후 2시 30분 기준 엔/달러 환율은 159.88엔으로 160선에 육박한 상황이다. 지난 7월 31일 미·일 양국이 공동으로 엔화 매수 개입에 나섰지만 시장 개입 효과가 다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시 엔/달러 환율은 164엔 수준으로 40년 만에 최고치(엔저)를 기록하다 시장 개입 이후 155엔 선으로 떨어졌다.
BOJ는 오는 18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앞뒀다. 시장에서는 현재 1.0%인 일본은행 정책금리를 이달 1.25%로 인상한 뒤 내년 1.5~1.75% 수준까지 더 올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과도 개별 회담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베선트 장관은 회담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날 때까지 러시아에 대한 경제 지원은 없다고 일축했다. 회담 사정에 밝은 소식통은 실루아노프 장관이 관심 사안에 대해 논의하려고 하자 베선트 장관이 말을 끊고 "전쟁이 끝날 때까지는 어떤 것도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독자들의 PICK!
러시아는 G20 회원국이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재무장관 회의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의장국인 미국이 러시아를 초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등장에 일부 국가의 장관들은 유감을 표하기도 했다. 폴란드 재무장관 안제이 도만스키는 로이터 통신에 " G20 개최국이 손님을 초청할 권리는 인정한다"면서도 "러시아가 G20 회의에 참석한 것에 대해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베선트 장관은 한편 미국과 무역 갈등을 빚고 있는 캐나다를 향해서는 날 선 발언을 쏟아냈다. 앞서 미국은 캐나다와의 무역 협상이 결렬되자 캐나다산 제품에 5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압박한 바 있다. 그는 CNBC에 출연해 캐나다의 무역 보복 조치에 대한 질문에 "자신보다 13배나 더 큰 상대와 맞대응할 수는 없는 법"이라고 말했다. 캐나다의 경제 규모로는 애초에 미국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또 "마크 카니 총리가 이번 일을 정치적 대결로 몰아간 것은 매우 유감"이라며 무역 분쟁의 책임도 캐나다 쪽으로 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