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화웨이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이 전년 대비 37% 급감했다. AI(인공지능)과 반도체 등에 대한 R&D(연구개발) 투자를 대폭 늘린 데다 글로벌 메모리 가격 상승으로 스마트폰 등 소비자 사업의 원가 부담까지 커진 영향이다. 단기 수익성을 희생하면서 미래 사업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일 중국 커촹반일보에 따르면 전날 베이징금융자산거래소에 공개된 화웨이투자홀딩스의 2026년 반기보고서에서 화웨이의 상반기 매출은 4678억1900만위안(약 95조444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54% 증가했다. 반면 지배기업 소유주 귀속 순이익은 234억2800만위안(약 4조7800억원)으로 36.8% 감소했다.
AI를 중심으로 한 대규모 R&D 투자와 비용 상승이 순이익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화웨이는 상반기에만 R&D에 1213억8200만위안을 투입했다. 전년 동기보다 25.2% 늘어난 규모로 전체 매출의 25.94% 비중이다. 화웨이는 AI와 반도체, 클라우드 컴퓨팅, 자율주행 등 진입장벽이 높은 분야에 동시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단기적인 이익을 희생해 장기적인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화웨이는 지난 5월 트랜지스터 집적도를 높이는 데 한계가 있는 상황에서 칩 성능과 에너지 효율을 개선하는 이른바 '타우의 법칙'을 공개했다. 소자부터 시스템까지 신호의 전송과 처리 시간을 단축해 칩 성능을 높이는 게 핵심이다. 올가을 출시 예정인 화웨이의 기린 칩에는 '로직 폴딩' 기술이 처음 적용돼 성능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전해졌다. 화웨이는 2031년까지 타우 법칙에 기반한 첨단 칩의 트랜지스터 집적도를 1.4나노미터(㎚) 공정과 맞먹는 수준으로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규모 R&D 투자와 함께 메모리 가격 상승도 화웨이의 수익성을 압박했다.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를 비롯한 부품 가격이 오르면서 스마트폰 등 소비자 사업의 하드웨어 원가가 상승했다. 대외 불확실성에 대비한 원자재 확보도 현금흐름과 비용 부담을 키웠다. 화웨이의 상반기 매출원가는 2521억1800만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39% 증가했다. 매출 증가율보다 약 3%포인트 높다. 관리비 역시 301억2000만위안으로 24.4% 늘었다.
화웨이는 "올해 전략적 방향을 유지하면서 경쟁 우위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면서도 "대외 환경의 불확실성과 원자재 비용 상승 등 여러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밝혔다.
화웨이는 현재 기존 주력사업과 신사업의 무게중심이 이동하는 과도기에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점유율 1위를 탈환했지만 기존 주력인 정보통신기술 사업의 성장세는 둔화했다. 반면 자동차와 AI 컴퓨팅 등 신사업은 아직 대규모 자금 투입이 필요한 단계다.
중국 공업정보화부 정보통신경제전문가위원회 위원인 판허린은 화웨이의 이익 감소가 예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스마트폰 사업은 메모리 가격 상승으로 수익성이 악화한 데다 소비자의 구매 관망으로 판매량도 압박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통신장비 사업도 5G 투자가 후반부에 접어들면서 이익 기여도가 낮아지고 있다. 판 위원은 현재 화웨이의 주요 성장 잠재력은 AI 연산용 반도체에 있다고 봤다.
장이는 아이미디어리서치 최고경영자(CEO) 겸 수석 애널리스트는 "순이익률의 큰 폭 하락이 향후 영업현금흐름을 악화시키고 현금 소진 부담을 키울 가능성이 있다"며 "AI와 자율주행 분야의 경쟁 격화로 지속적인 대규모 자본지출도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