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한 영화관이 평일 낮 시간대에 상영관에서 낮잠을 잘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여 화제다.
지난달 28일(이하 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산시성 시안의 '루미에르 영화관'이 지난해 4월부터 제공해온 '점심 낮잠 서비스'가 최근 SNS(소셜미디어)에서 주목받고 있다고 전했다.
1인 39.9위안(한화 약 8000원), 2인 59.9위안(약 1만2000원)의 월 이용권을 구입하면 평일 오후 12시부터 2시 30분 사이 언제든 낮잠을 즐길 수 있다.
이용객은 등받이를 완전히 눕힐 수 있는 리클라이너 좌석 76석이 갖춰진 상영관 두 곳을 이용할 수 있다.
넓은 좌석이 갖춰져 낮잠을 자기에 좋다는 평을 받는 '레저관'과 등받이를 완전히 젖힐 수 있는 마사지 의자가 있는 '마사지 시트 홀' 등 상영관 두 곳 중 선택할 수 있다.
담요나 커피 등 음료가 무료로 제공되며, 일회용 귀마개와 안대는 개당 5.9위안(약 1200원)에 별도 판매한다.
영화관 측은 관객 수가 적은 평일 오후 시간대 상영관 가동률을 높이기 위해 점심 낮잠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매니저 쉬모씨는 "대부분 좌석 절반 이상이 낮잠 서비스로 채워진다"고 말했다.
이용객은 휴대전화를 무음으로 설정하고, 통화가 필요할 경우 상영관 밖으로 나가야 한다. 쾌적한 분위기를 위해 상영관 내에서는 신발을 벗지 않고 신은 채로 잠을 청해야 한다.
심하게 코를 고는 손님이 있는 경우, 직원이 조용히 다가가 비교적 이용객이 적은 '마사지 시트 홀' 이용을 권한다.
영화관 근처에서 근무하는 직장인 궈모씨(33)는 최근 4개월간 낮잠 서비스를 이용 중이라며 "예전에는 업무용 책상에서 낮잠을 자곤 했는데 불편했다. 이제는 매일 업무 중에 이곳에 와 휴식을 취한다"고 밝혔다. 이어 "레저관은 어둡고 깨끗해서 누우면 쉽게 잠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해당 '점심 낮잠 서비스'는 중국 젊은 세대에서 유행하는 '탕핑'(躺平·드러눕기) 트렌드를 반영한 것이다. 이는 과도한 경쟁 대신 최소한의 삶을 추구하려는 중국 젊은 층의 생활 방식을 일컫는 신조어다. 열심히 일해도 제대로 보상받지 못하는 노동 문화에 지친 중국 젊은이들이 추구하는 삶의 방식이다.
또 점심시간에 낮잠을 자는 것이 흔한 중국 문화도 반영됐다. 중국수면학회가 지난 3월 발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중국인 70% 이상이 최소 30분 이상 낮잠을 즐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서비스는 현지 SNS에 확산하며 큰 관심을 받았다. 한 누리꾼은 "직장인들에게 정말 필요한 서비스다. 가격도 부담 없다. 전국에 널리 퍼졌으면 좋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외에 "정말 창의적인 아이디어다. 영화관도 수익을 낼 수 있어 좋겠다"는 반응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