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만했던 중국 스마트폰마저..."한번에 20만원 인상"

베이징(중국)=안정준 특파원
2026.09.02 14:37
베이징에서 행인들이 화웨이의 최신폰 '메이트 60 프로' 광고 입간판 앞을 지나가고 있다. ⓒ 로이터=뉴스1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화웨이와 샤오미, 아너 등 주요 업체들이 일제히 가격 인상에 나섰다. 모델별 인상폭은 최대 1000위안(약 20만원)에 이른다. 메모리 가격 급등에 따른 원가 부담이 소비자 가격에 본격적으로 전가되는 가운데 하반기에는 2나노미터 공정 기반 스마트폰용 칩 가격 상승 부담까지 겹칠 전망이다.

2일 중국 경제매체 디이차이징에 따르면 화웨이와 샤오미, 아너 등 중국 주요 스마트폰 브랜드들이 최근 판매 중인 제품 가격을 동시에 인상했다. 가격 인상은 보급형부터 고급 모델까지 전 가격대를 아우른다.

한 번에 20만원 인상…7월부터 가격상승 시작

화웨이 온라인몰에 따르면 '메이트 80' 시리즈와 '인조이 90 프로맥스' 등 여러 제품의 가격이 인상됐다. 메이트 80은 모든 모델의 가격이 800위안씩 올랐다. 메이트 80 프로와 메이트 80 프로맥스는 모델별로 1000위안씩 올랐다. 이에 따라 메이트 80 프로 16GB+1TB 모델과 메이트 80 프로맥스 16GB+512GB 모델 가격은 8999위안이 됐다. 중급형인 인조이 90 프로맥스도 전 모델 가격이 200위안씩 인상됐다.

아너도 주요 제품 가격을 동시에 올렸다. '아너 파워2'의 판매 모델 2종은 각각 500위안과 600위안 올라 3199위안과 3599위안이 됐다. 플래그십 '아너 매직8' 시리즈도 모델별로 300~500위안 인상돼 전체 가격대가 4799~5999위안으로 높아졌다.

다만 가격 인상이 모든 유통망에 즉각 반영된 것은 아니다. 광둥 지역의 한 화웨이 판매업자는 "메이트 80 12GB+256GB 모델이 현재 중국 3·4선 도시에서는 여전히 5199위안에 판매되고 있다"며 "오프라인 가격 인상에는 일정한 시차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가격 인상은 올 하반기 들어 처음 나타난 현상이 아니다. 지난 7월부터 스마트폰 업체들은 일부 제품 가격을 잇달아 올렸으며 일부 모델은 한 달 사이 두 차례 가격이 인상되기도 했다. 화웨이는 지난 7월 '노바 15' 시리즈의 모든 모델 가격을 300위안씩 올렸다. 노바 15의 시작 가격은 2699위안에서 2999위안으로 높아졌다. 8월에는 '샤오미 17' 시리즈와 '레드미 K90', '터보 5' 시리즈의 여러 제품 가격이 인상됐고 이 가운데 일부는 이달 들어 가격이 재차 올랐다.

메모리 비용 전가 본격화…프로세서 칩 가격도 뛴다

연쇄적 가격 인상의 핵심 원인은 메모리 가격의 폭발적 상승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스마트폰용 메모리 가격은 전분기 대비 80% 이상 급등했다. 이에 따라 스마트폰의 부품원가가 크게 상승했다.

저가형 스마트폰의 부품원가 비용은 전년 대비 70% 급등했다. 비용 증가분의 거의 전부가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에서 비롯됐다. 스마트폰 업체들은 수익성 악화를 피하기 위해 저가형 제품 수를 줄이고 있다. 중급형 스마트폰도 상황은 비슷하다. 2분기 중급형의 원가는 전년 대비 52% 상승했으며 메모리가 전체 부품원가 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이미 40%에 달했다. 원가 부담이 커지면서 업체들은 프로세서와 카메라 시스템 등의 사양을 낮추고 있다. 고급 플래그십 스마트폰의 부품원가 비용 역시 전년 대비 약 50% 상승했다. 메모리가 프로세서 칩을 제치고 플래그십 스마트폰에서 가장 비싼 단일 부품이 됐다.

베이징에서 행인들이 화웨이의 최신폰 '메이트 60 프로' 광고 입간판 앞을 지나가고 있다. ⓒ 로이터=뉴스1

메모리뿐 아니라 스마트폰용 칩 가격 상승도 부담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바이성하오 수석 애널리스트는 "올해 하반기 출시될 2나노 공정 플래그십 스마트폰용 칩 가격이 지난해 3나노 공정 제품보다 크게 오를 것"이라며 "스마트폰 업체들은 제품군을 축소하거나 일부 플래그십 제품 출시를 연기하는 방식으로 비용을 통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2나노 공정 플래그십 스마트폰용 칩의 본격적 도입이 스마트폰 원가를 한층 더 끌어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제조업체들이 제품 가격을 계속 인상하더라도 올해 플래그십 스마트폰의 전체 매출총이익률은 원가 부담 탓에 지난해보다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디이차이징은 메모리와 스마트폰용 칩 가격 상승으로 업계의 경쟁 구조가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다며 저가 경쟁을 벌이던 '네이쥐안(內卷·출혈경쟁)' 시대에서 원가를 기반으로 한 가치 경쟁 단계로 전환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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