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국채 금리 발작 왜?…'인플레·부채·AI' 3각파도 덮쳤다

글로벌 국채 금리 발작 왜?…'인플레·부채·AI' 3각파도 덮쳤다

윤세미 기자
2026.09.02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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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국채 요동]

전 세계 장기 국채 금리 발작의 배경에는 인플레이션과 정부 부채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이 깔려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인공지능(AI) 투자 자금 마련을 위한 기술기업들의 회사채 발행 러시도 금리 상승 압력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미국, 일본, 독일 10년물 국채 금리 추이/그래픽=이지혜
미국, 일본, 독일 10년물 국채 금리 추이/그래픽=이지혜
다시 불붙는 유가…인플레·긴축 전망 강화

국채 금리 발작은 최근 다시 시작된 중동발 유가 상승과 맞물려 진행되고 있다. 미국과 이란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부터 다시 충돌하면서 원유 공급망 차질 우려가 다시 불거졌다. 국제유가 기준물인 브렌트유 선물은 1일 배럴당 95달러를 넘어섰다. 유가 급등은 물가 상승을 부채질해 각국 중앙은행들의 금리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만약 유가 고공행진이 장기화할 경우 중앙은행들의 긴축 기조도 더 길고 강하게 진행될 공산이 크다.

JP모간자산운용의 타이 후이 아시아·태평양 수석 시장전략가는 로이터에 "중동 사태가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4분기로 접어들면서 에너지 가격이 추가로 오를 위험이 있다"며 "원유 재고가 줄어드는 데다 북반구의 겨울철 연료 수요까지 늘어날 경우 전 세계적으로 물가 상승 압력이 다시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시장에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유럽중앙은행(ECB), 일본은행이 이달 기준금리를 올릴 거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은 지난주 잭슨홀 미팅 기조연설에서 연준의 인플레 억제 책무를 강조하며 금리 인상 의지를 드러냈다.

브렌트유 선물 가격 1달 추이/사진=인베스팅닷컴
브렌트유 선물 가격 1달 추이/사진=인베스팅닷컴

적자 재정이 부른 '부채 폭탄'…요구 금리 상승

통상 중앙은행이 긴축에 나서면 경기와 물가가 둔화하면서 장기 금리 상승 압력도 약해진다. 하지만 최근에는 정부의 재정 확대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는 평가다. 재정적자가 커질수록 국채 발행량이 늘어나고 투자자들은 이를 소화하기 위해 더 높은 금리를 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장기 국채 투자자들이 요구하는 기간 프리미엄의 상승은 장기 금리를 끌어올리는 요인이 된다.

미국을 비롯한 세계 주요 경제국들은 최근 수년 동안 재정지출을 확대하면서 부채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고 있다. 미국 국가부채는 40조달러를 넘어섰다. 미 의회예산국(CBO)은 연간 재정적자를 2조1000억달러로 추산하고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국가부채를 안고 있는 일본에서도 다카이치 사나에 정부가 적극적인 재정 확대 기조를 밝히며 채권시장에 경고음을 울렸다.

일본은행 정책위원 출신인 기우치 다카히데 노무라종합연구소 애널리스트는 "일본 10년물 국채 금리가 3%까지 오른 것은 시장이 보내는 메시지"라면서 "다카이치 총리가 확장적 재정정책을 일부 수정하도록 압박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빅테크 AI 투자용 회사채 봇물…시장 자금 유치 경쟁

기업들이 AI 인프라 자금 조달을 위해 회사채 발행을 쏟아내는 것도 국채 금리 상승의 원인으로 지목받는다. 시장 자금을 두고 국채와 회사채가 경쟁하는 데다 대규모 AI 투자가 경제 성장과 물가를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5대 하이퍼스케일러들이 올해 새로 발행한 채권만 해도 2200억달러(약 276조3000억원)를 넘긴 것으로 집계된다. 누빈 자산운용의 토니 로드리게스 채권 전략가는 "채권 발행자가 정부건 하이퍼스케일러건 일반 기업이건 차입자를 놓고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채권 금리는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회사채와 주택저당증권(MBS) 발행 증가가 올해 미 10년물 국채 금리를 약 0.3%포인트 끌어올린 것으로 추산했다.

일본 금리 상승에…글로벌 채권시장 '매수자 파업'

시장은 가깝게는 오는 17~18일로 다가온 일본의 기준 금리 결정이 글로벌 채권시장에 미칠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금까지 투자자들은 금리가 낮은 일본에서 엔화를 빌려 해외 채권이나 주식 등 고수익 자산에 투자하는 '엔 캐리 트레이드'를 활용해 왔다. 그러나 일본 내 금리가 상승하면 해외 자산에 투자할 유인이 상대적으로 줄어들 수 있다.

스테이트스트리트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마사히로 쿠 선임 채권 전략가는 로이터에 "또 하나 주목해야 할 변수는 일본"이라면서 "지금 중요한 건 일본이 해외 채권시장에서 추가적인 매수자 역할을 축소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본의 해외 채권 수요 감소는 글로벌 채권시장의 기간 프리미엄을 끌어올리고 있다"면서 "이번 채권 매도세는 매도자 패닉이라기보다는 매수자 파업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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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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