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서 남북 설전…韓 "DMZ 지뢰 사과하라" 北 "자작 막장극"

뉴욕=심재현 특파원
2026.10.09 12:22
차지훈 주유엔한국대표부 대사가 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유엔 웹TV 캡처

정부가 최근 비무장지대(DMZ)에서 발생한 지뢰 폭발 사건에 대해 유엔 무대에서 북한의 공식 사과와 책임 있는 조치를 공개 촉구했다. 북한이 "정당한 주권 행사를 방해하려는 술책"이라고 강력 반발하면서 유엔 총회장에서 남북 간 날 선 설전이 벌어졌다.

차지훈 주유엔한국대표부 대사는 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린 제81차 유엔총회 제1위원회(군축·국제안보) 일반토의 연설에서 "지난 9월21일 DMZ 내 발생한 지뢰 폭발로 우리 군인 3명이 다쳤다"며 "우리 군과 유엔군사령부의 합동 현장 조사 및 법과학적 분석 결과 해당 폭발은 군사분계선 남쪽에 북한군이 의도적으로 매설한 지뢰에 의해 발생했음이 확인돼다"고 말했다.

차 대사는 "이는 한국정전협정을 명백히 위반한 도발 행위"라며 "북한은 이 같은 긴장 고조 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공개 사과와 함께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더 이상의 긴장 고조를 막고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대화에 응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정부가 유엔 공식 회의 석상에서 해당 사건을 북한의 소행으로 공식 명시하며 책임을 물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차 대사는 핵불확산조약(NPT) 준수 의지를 재확인하면서 북한의 계속되는 핵·미사일 프로그램 개발이 한반도와 세계 평화를 위협하고 있다고도 규탄했다. 특히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북한과 러시아 간의 지속적인 군사협력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며 "북한이 NPT 및 관련 안보리 결의를 완전하게 준수하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정착을 위한 진정성 있는 대화 제의에 긍정적으로 응답해야 한다"고 밝혔다.

북한 대표단은 답변권을 얻어 "한국이 주장하는 사건은 정당한 남쪽 접경지역 요새화 조치를 군사적 침략으로 왜곡하려는 불순한 방해 공작"이라며 도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또 정동영 통일부 장관을 직접 언급하며 "한국 당국자조차 이번 사건을 북한의 고의적 공격으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하지 않았느냐"고 주장했다. 정 장관은 전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해당 지뢰 폭발을 북한의 직접적인 공격 행위로 특정하기는 어렵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한국대표부는 다시 발언권을 신청해 "유엔사와 합동조사를 통해 북한의 고의적 매설 정황과 과학적 증거를 명확히 입증했다"고 반박했다.

북한 측도 재차 발언권을 신청해 한국을 적대국으로 규정하면서 "우리 영토 내에서 행사하는 군사적 주권 문제는 한국과 논의할 대상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한편 김여정 북한 노동당 총무부장은 한국시간으로 9일 대외매체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서면 입장에서 한국 정부의 대북 의료장비 지원 구상과 관련, "국가수반의 위임에 의해 그리고 조선인민의 총의에 따라 앞으로 더욱 분명히 한국의 인간쓰레기들을 외면하고 무시할 것이라는 것을 천명한다"고 밝혔다.

김 부장은 "한국의 '지뢰폭발' 자작극이나 의료장비지원 광대극은 우리 국가에 대한 체질적인 대결 악습이 부어낸 동전의 양면일 뿐"이라며 "그 진목적은 단 하나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존위와 영상을 어떻게 하든 깎아내리려는 흉심"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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