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 대규모 시위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기저에는 자동차 등 유럽 제조업의 몰락이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지난 6월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높은 에너지 비용과 글로벌 경쟁 심화로 인해 100만개 이상의 일자리가 사라질 가능성이 있다고 추산했다. 여기에는 독일 자동차 제조업체인 폭스바겐이 발표한 10만 명 규모의 감원 계획도 포함돼 있다.
유럽 금속 유통·가공업계 단체인 유로메탈은 중국과의 경쟁이 날로 심화됨에 따라 올해 남은 기간 동안 제조업 분야에서만 무려 3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전망한다. 현재 중국은 EU를 상대로 하루 평균 10억유로라는 사상 최대 규모의 무역 흑자를 기록중이다. 이 같은 우려에 철강 유통업체 및 제조업체들은 지난달 7일 브뤼셀의 유럽집행위원회 건물 앞에 모여 산업 생산 능력과 고용 등의 상징적 죽음을 나타내는 관을 들고 시위에 나서기도 했다.
유럽 제조업체들은 중국이 부품 공급을 통해 역내 공급망 깊숙이 침투하면서 자국 산업 생태계를 잠식하고 있는 현실을 EU 집행위원회가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는다. 알렉산더 율리우스 유로메탈 회장은 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EU 집행위원회가 전체 제조업의 90%에 쓰이는 금속과 화학제품을 포함해, 부품 단위에서 이뤄지는 중국발 수출이 가져올 파급력을 철저히 깨달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가운데 프랑스 최대 노동조합 중 하나인 노동총동맹(CGT)은 시위를 지지하며 물가 인하와 연금 인상, 임금 인상을 요구했다. 유럽 각국의 시위 전개 양상은 달라도 그 바탕에는 불안한 고용 환경과 물가 상승 등이 깔려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시위 배후로 극좌 단체를 지목하며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그는 18일 대국민 TV연설에서 "분노와 수치심을 느낀다"며 "약탈을 저지른 사람들은 피해를 배상해야 하며, 공화국을 무너뜨리려 한 사람들은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지방당국과 협의해 특정 집회를 금지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