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인공지능(AI) 관련주와 반도체주 시가총액이 지난달 약 5조달러(약 6691조원) 증발했다고 야후파이낸스가 보도했다. 시장에서는 향후 추이에 기대감과 신중론이 엇갈린다. 과거 미국 중간선거 이후 증시와 반도체주가 강세를 보였던 계절적 패턴이 있다. 반면 글로벌 금리 인상 등에 따른 추가 하락을 경계해야 한다는 기류도 있다.
1일(현지 시간) 야후파이낸스 집계에 따르면 주요 AI·반도체 기업들의 시가총액은 지난달 6일 이후 약 5조달러 줄었다. 엔비디아와 알파벳은 각각 시가총액이 약 8350억달러 감소했고, 인텔은 10월 한 달 동안 기업가치가 거의 절반으로 쪼그라들었다.
반면 나머지 미국 대형주 625개 종목의 시가총액은 약 1조3000억달러 증가한 걸로 나타났다. 11개 업종 가운데 9개 업종은 약 1% 이상 상승했다. 이 같은 흐름은 1999년 이후 처음 나타나는 현상이다.
제프 허시 '스톡 트레이더스 연감' 편집장은 이를 '10월 공포증(Octoberphobia)'이라고 불렀다. 그는 이번 매도세를 오히려 매수 기회로 보고 있다. 허시 편집장은 지난달 31일 야후파이낸스와의 인터뷰에서 "오늘 일부 주식을 매수했다. 지금은 기회"라고 주장했다.
그는 계절적 흐름을 근거로 들었다. 10월에 주가가 급락한 뒤에는 대선 주기에서 이른바 '최적의 투자 시기(sweet spot)'가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는 중간선거가 치러지는 해의 4분기부터 이듬해 6월까지를 가리킨다.
실제로 1950년 이후 중간선거가 있던 해의 10월 마지막 거래일부터 이듬해 6월 말까지 S&P500지수는 19차례 모두 상승했다. 이 기간 상승률의 중간값은 약 15%였다. 반도체주도 1994년 이후 8차례 모두 상승했으며, 상승률 중간값은 약 22%였다. 다만 상승세가 곧바로 나타난 것은 아니다. 반도체주는 2002년과 2018년에는 상승세로 돌아서기 전 추가로 약 11% 하락했다.
반도체주 상장지수펀드(ETF)인 아이셰어즈 반도체 ETF는 지난달 약 17% 하락했지만, 올해 전체로는 여전히 50% 넘게 상승한 상태다. 지난달 31일에는 장중 한때 460달러까지 떨어졌다. 지난 7월 29일 기록한 460달러대 중반의 저점(464달러)을 밑돈 것이다. 그러나 이후 반등해 47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추가 하락을 예상하고 매도에 나선 투자자들이 되레 손실을 보는 '베어 트랩(bear trap·약세장 함정)'의 전형적인 모습일 수 있다는 것이다.
허시 편집장은 이런 시점이 계절적 흐름과 맞아떨어진다고 봤다. 그는 "역사적·계절적으로 볼 때 지금은 반도체주에 매우 좋은 시기이며연중 가장 좋은 투자 시기"라며 자사 운용팀이 지난달 31일 반도체주 매수에 나섰다고 밝혔다.
신중론도 있다. 마이클 하트넷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전략가는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지난 6개월간 42차례 금리를 인상했다는 점을 지적하며 "전 세계 금리 인상이 끝날 때까지는 위험 회피 국면"이라고 진단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지난달 28일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 2명은 금리 인상을 주장하며 반대표를 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