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앤트로픽이 이달 기업공개(IPO) 후에 투자적격 신용등급을 받지 못하고 투기등급(정크) 신용등급을 받을 거란 전망이 나왔다.
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사모펀드 운용사 블랙스톤은 앤트로픽 투자 유치 과정에서 "상장 후 BB 등급대 높은 투기등급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블랙스톤은 투자자들에게 앤트로픽이 올해 안에 투자적격 등급에 오를 것이라고 밝혀왔지만 기존 전망을 뒤집은 것이다.
블랙스톤은 최근 투자자들에게 "주요 신용평가기관으로부터 받은 지침을 고려할 때 BB 등급 이상이 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피치 기준으로 BB는 투자적격(BBB-) 바로 아래 구간으로 투기등급 중에서는 가장 높은 단계다.
앞서 앤트로픽은 브로드컴과 630억달러(약 84조3000억원) 규모 AI 반도체 금융 조달 계약 '프로젝트 노스스타'를 체결했다. 블랙스톤은 해당 계약의 주요 투자자다. 앤트로픽은 지난달 26일 미국 증권선물위원회(SEC)에 상장 신고서(S-1)를 제출했다. 신고서에 따르면 앤트로픽은 현금성 자산을 1120억달러 이상 보유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IPO로 약 1000억달러를 추가 조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투기등급을 받으면 대출비용이 높아지고 원활한 자금조달에 걸림돌이 된다. 연기금 등 일부 기관투자자는 투기등급 채권 보유 한도가 제한돼 있어 투자 유치 폭이 좁아진다. 앤트로픽은 신고서에서 2045년까지 AI인프라에 8000억달러(약 1068조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투기등급이 나오면 대규모 장기 투자에 필요한 자금 조달 비용이 커져 AI 개발에 제약이 될 수 있다.
프로젝트 노스스타에서는 브로드컴이 선순위 대출 약 420억달러를 보증하면서 투자 유치 성공에 힘이 실렸다. 투기 등급 기업은 이처럼 신용등급이 높은 회사의 보증에 의존해야 할수도 있게 된다.
IPO 시장은 얼어붙은 상태다. 6월 상장한 스페이스X는 상장 며칠 만에 3대 신용평가사에서 모두 투자적격 등급을 받았다. 다만 최근 AI 거품론이 확산하고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SK하이닉스의 미국 손자회사, 솔리다임, 생체인식 반지 제조업체 오우라, 호주 AI 데이터센터 운영업체 피르무스 등이 잇따라 IPO 계획을 포기하거나 연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