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마다 널뛴 종부세…전문가들 "역할부터 다시 정립해야"

최민경 기자, 세종=김온유 기자
2026.08.30 06:45

[종부세, 21년의 명암] ④

[편집자주] 2005년 참여정부가 도입한 종합부동산세는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을 상징하는 세금이다. 도입 첫 해 8월31일 '부동산제도 개혁방안'을 통해 강화의 길에 들어섰고, 이후 정권에 따라 강화와 완화를 반복했다. 이 과정에서 부자 증세와 징벌적 과세 논란이 뒤따랐다. 이번 세제개편안에서도 종부세를 둘러싼 논쟁이 한창이다. 종부세 21년 역사의 명암을 짚어본다.
(서울=뉴스1) 박정호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정부의 8·3 세제개편안에 포함된 비거주 1주택자 종합부동산세 강화안에 대한 재고를 요청하면서 청와대와 정부가 수정안 마련에 착수했다. 사진은 24일 오후 서울시 송파구의 부동산에 매물이 붙어 있는 모습. 2026.8.24/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박정호 기자

정부가 종합부동산세를 다시 손질하면서 보유세 체계 개편 논의가 재점화됐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정권마다 과세 대상과 세율이 크게 바뀌어온 만큼 종부세와 재산세의 역할부터 명확히 정립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정부는 올해 세제개편안에서 거주용 1주택의 기본공제를 확대하는 대신 비거주·다주택자의 공제는 줄이고 공정시장가액비율과 고가주택 세율을 높였다. 세율 적용 기준도 주택 수에서 주택가액으로 바꿔 실거주 1주택의 부담은 낮추고 비거주·초고가 주택의 부담은 높였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종부세의 경우 과세 대상을 비교적 넓게 유지하면서 세 부담을 낮추고 실효세율이 낮은 재산세를 높여 두 세목 간 세 부담 격차를 단계적으로 줄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교수는 "보유세는 지방자치단체가 제공하는 공공서비스로 부동산 가치가 높아지는 데 대한 비용을 부담하는 편익과세 성격이 있다"며 "종부세의 누진성을 완화하고 재산세를 정상화해 최종적으로 통합하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말했다.

정부안처럼 종부세를 초고가 주택에 집중하는 부유세 방식으로 운영하려면 주택만을 과세 대상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 교수는 "비싼 집 한 채를 보유했다는 이유만으로 대자산가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부유세를 도입하려면 사회적 합의를 거쳐 상업용 건물과 금융자산 등을 합산하고 부채를 차감한 순자산세로 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자산의 해외 유출을 초래할 수 있어 현실적인 도입은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실거주 1주택을 종부세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안창남 강남대 교수는 "종부세의 본래 목적은 부동산 투기 억제"라며 "실제로 거주하는 1주택은 투기와 관계가 없는 만큼 가격과 무관하게 종부세 대상에서 제외하고 재산세로 과세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기용 인천대 교수와 오문성 한국조세정책학회 이사장도 종부세의 재산세 통합을 주장했다. 홍 교수는 "재산 보유 자체에 초과누진세율을 적용하는 현행 방식은 보편적인 보유세 원칙과 거리가 있다"며 비례세율 전환을 제안했다.

오 이사장은 "종부세와 재산세는 과세 대상과 기능이 사실상 같다"며 "고가 부동산에 대한 추가 부담도 재산세율 안에서 반영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종부세를 재산세로 통합하면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재정 격차가 커질 수 있다는 반론도 있다. 종부세는 전국의 부동산을 합산해 과세한 뒤 재정력이 약한 지방자치단체에 더 많이 배분한다. 재산세로 전환하면 부동산 가격이 높은 서울과 수도권에 세수가 집중될 수 있다.

정세은 충남대 교수는 "종부세는 재산세가 수행하기 어려운 전국 단위 과세와 지역 간 재정 조정 기능을 담당한다"며 "종부세를 재산세로 전환하면 서울에서 걷힌 세금이 서울에 남아 지역 격차를 오히려 심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