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 다음은 베트남"…대우건설, 원전·에너지 시장 '선점' 나선다

김지영 기자
2026.08.27 13:39
지난 26일 수요일 오후, 을지로 더그랜드롯데 서울에서 만난 정원주 대우건설 회장(오른쪽)과 레 마잉 훙 베트남 산업통상부 장관(왼쪽)/사진제공=대우건설

대우건설이 베트남 에너지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30년 넘게 현지에서 쌓아온 사업 경험과 네트워크를 앞세워 기존 주택·도시개발 중심의 사업 영역을 원전과 LNG 터미널 등 에너지 인프라로 넓혀가는 모습이다.

대우건설은 지난 26일 정원주 회장이 방한 중인 레 마잉 훙 베트남 산업통상부 장관과 면담하고 원전과 LNG 터미널 등 에너지 분야 사업 참여 의지를 전달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방한단에는 베트남 산업통상부와 베트남석유화학공사(PVN) 관계자들이 함께했다. 한국-베트남 산업공동위원회 참석 등을 위해 방한한 장관 일행과 면담을 가진 건 국내 건설사 중 대우건설이 유일하다.

이번 베트남 산업통상부 장관과의 면담은 대우건설이 베트남에서 에너지 인프라 파트너로 입지를 확대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베트남은 경제 성장과 산업 고도화에 따라 전력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는 데다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한 에너지원 다변화가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향후 베트남 원전사업의 구체적인 사업 일정과 발주 구조가 확정되면 국내외 기업 간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대우건설은 이 같은 시장 변화에 맞춰 베트남에서 축적한 현지 네트워크를 원전사업의 경쟁력으로 연결한다는 구상이다. 정 회장은 이번 면담에서 "대우건설은 지난 30여 년간 베트남에서 다양한 사업을 수행하며 현지 경제 발전과 함께 성장해 왔다"며 베트남 시장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폭넓은 현지 네트워크를 강조했다.

대우건설은 이미 베트남에서 장기간 사업을 수행하며 현지 시장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왔다. 이를 기반으로 원전 수주 단계에서부터 현지 기업과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공급망을 마련하는 방식으로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대우건설은 체코 두코바니 원전 사업에서 축적한 경험을 베트남 시장으로 확장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두코바니 원전 사업의 시공 주간사로 참여하고 있으며 사업 준비 단계부터 현지 전문기업을 발굴하고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등 현지 기업의 사업 참여 기회를 보장했다.

이는 대우건설이 원전사업을 단순한 EPC(설계·조달·시공) 수주 사업으로만 바라보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해외 원전 시장에서 현지화 역량을 확보하고 이를 향후 다른 국가의 원전 프로젝트 수주 경쟁력으로 연결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정 회장도 베트남 원전사업에 참여할 경우 단순히 건설공사를 수행하는 데 그치지 않고 원전 건설기술과 경험을 공유해 현지 기업의 기술·품질 역량과 경쟁력 향상을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인력 양성부터 기술 협력, 현지 공급망 구축까지 원전 생태계 전반에 걸친 협력을 모색하겠다는 것이다.

대우건설의 이 같은 접근은 베트남 정부의 원전사업 추진 방향과도 맞닿아 있다. 원전 건설이 현실화할 경우 베트남 입장에서는 대규모 발전소를 건설하는 것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원전 운영과 유지관리까지 뒷받침할 산업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 해외 원전 기업의 기술 이전과 현지 기업 육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대우건설은 현지 기업의 참여를 확대하면서 베트남 내 원전 관련 인력과 산업 기반을 함께 키우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수주 경쟁에서 가격이나 시공 실적만을 앞세우기보다 베트남 경제와 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파트너라는 이미지를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면담을 계기로 대우건설의 베트남 사업이 기존 도시개발 중심에서 에너지 인프라까지 확장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베트남은 대우건설이 오랜 기간 사업을 이어온 핵심 해외시장 가운데 하나인 만큼 신규 사업 분야를 개척할 경우 기존 현지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베트남에서 오랜 기간 사업을 수행하며 쌓아온 현지 이해도와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원전은 물론 LNG 터미널 등 에너지 사업 참여를 적극 준비하고 있다"며 "베트남의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과 전력 인프라 확충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정부 및 기업들과 다양한 협력 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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