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예금 사상 첫 1000조…'주식→안전자산' 자금흐름 바뀌었다

김도엽 기자
2026.08.25 16:18
5대 은행 정기예금 잔액 추이/그래픽=이지혜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이 사상 처음 1000조원을 넘어섰다.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증가세가 미미했지만, 하반기 들어선 지난 7월과 이달까지 급증세가 이어지고 있다. 증시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은행들이 예금금리를 올리고 특판까지 내놓으면서 시중자금이 주식 등 위험자산에서 안전자산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 21일 기준 1000조917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7월말 984조9399억원과 비교해 3주 만에 15조1518억원이 늘어났으며, 지난 6월말 949조3998억원과 비교하면 두 달도 안 돼 50조원 넘게 불어난 셈이다.

정기예금 증가세는 지난해와 비교해도 두드러진다. 2024년 말 926조7013억원이었던 5대 은행 정기예금은 2025년 말 939조2863억원으로 1년 동안 12조5850억원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증가액도 10조원가량에 그쳤다. 7월부터 증가 속도가 급격히 빨라지면서 불과 두 달 만에 1000조원을 돌파했다.

금융권에서는 최근 증시가 큰 폭의 하락을 겪으면서 수익을 실현한 개인 투자자들이 정기예금으로 자금을 이동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기업들이 수출 호조로 확보한 여유자금을 예금으로 돌린 것도 영향을 준 것으로 파악된다.

이같은 흐름에 은행들도 지난 7월부터 적극적으로 금리를 올리며 정기예금을 비롯한 수신 자산을 확보하고 있다. 은행권에서는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증시 급등으로 인해 12월에만 5대 은행 정기예금이 32조7035억원 빠지자 '머니무브' 위기론이 제기된 바 있다.

주요 시중은행들은 지난달부터 예금금리를 잇달아 인상한 데 이어 이달에는 고금리 특판 상품도 내놓고 있다. NH농협, 우리, 신한은행이 각각 연 3.7%, 3.6%, 3.5% 금리로 내놓은 특판상품은 연달아 완판 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은행 예금금리는 연 4% 진입도 목전에 두고 있다. SC제일은행이 지난달 27일 예금금리를 0.1%포인트(P) 올리며 대표예금 상품인 'e-그린세이브예금'의 최고금리가 연 3.85%까지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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