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에 나온 스타트업에 대한 보다 다양한 기업정보는 유니콘팩토리 빅데이터 플랫폼 '데이터랩'에서 볼 수 있습니다.]
"감에 의존해 주먹구구식으로 선수들을 관리하던 문화를 기술로 건강하게 바꾸고 싶었다. 플코는 곳곳에 흩어진 선수 데이터를 한곳에 연결해 선수별 적정 훈련량을 파악하고 팀이 최적의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다. '스포츠계의 팔란티어'로 도약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
이상기 큐엠아이티 대표는 최근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전문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와 만나 이같이 밝혔다. 스포츠 현장에서는 선수 한 명을 둘러싸고도 수많은 데이터가 만들어진다. GPS 기반 웨어러블 장비에서 생성되는 이동거리와 속도, 스프린트 횟수부터 선수의 컨디션과 운동 부하, 피지컬 측정값, 경기 기록과 부상 이력까지 다양하다.
문제는 이들 데이터가 서로 다른 장비나 엑셀 등에 제각각 흩어져 있다는 점이다. 큐엠아이티가 운영하는 '플코'는 이처럼 분산된 데이터를 한곳에 모아 선수와 코치가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일종의 '데이터 허브'다.
플코에 모인 데이터는 선수의 부상 위험과 컨디션을 파악하고 훈련 강도를 조절하는 데 활용된다. 선수는 훈련이나 경기 전 피로도와 스트레스, 수면시간 등을 입력하고 통증이 있다면 부위와 강도 등도 기록한다. 여기에 GPS로 측정한 객관적인 운동량 데이터와 인바디 등을 결합한다. 코칭스태프는 이를 토대로 선수별 몸 상태와 운동 부하를 파악해 훈련량이나 경기 출전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훈련량이 지나치게 많으면 부상 위험이 커지지만 반대로 너무 적으면 경기력을 유지하기 어렵다. 적정 훈련량 역시 선수의 몸 상태와 팀 전술 등에 따라 달라진다. 이 대표는 "적절한 운동량은 개인마다 다르고 팀과 전술에 따라서도 달라지며 일정해서도 안 된다"며 "현장에서 감으로 알고 있던 이런 공식들을 데이터로 수치화하고 시각화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선수 관리 솔루션 개발에 뛰어든 배경에는 20년 넘게 축구 현장을 경험한 자신의 이력이 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축구를 시작해 2010년 프로축구단 성남일화에 입단했다. 이후 수원삼성과 상무, 수원FC, 이랜드FC 등에서 뛰었지만 누적된 부상으로 2017년 선수 생활을 그만둬야 했다.
그는 "8년간의 프로 생활이 부상으로 종지부를 찍었지만 후배들은 이런 고통을 겪지 않았으면 했다"며 "2018년 '기술로 스포츠 문화를 건강하게 바꿔보자'는 마음으로 맨땅에 헤딩하듯 창업에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내부 잠재력 끌어올려 '가용률'↑…AI로 닮은 선수도 찾는다
플코를 통해 큐엠아이티가 특히 높이고자 하는 지표는 선수단의 '가용률'이다. 가용률이란 전체 선수단 가운데 부상이나 컨디션 문제 없이 훈련과 경기에 정상적으로 투입할 수 있는 선수의 비율을 뜻한다.
가령 선수 10명 중 3명이 부상으로 출전할 수 없다면 가용률은 70%다. 아무리 좋은 선수를 영입해도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한다면 보유 전력을 온전히 활용하기 어렵다. 플코는 선수들의 컨디션과 훈련량을 체계적으로 관리해 가용률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회사의 내부 데이터 집계 결과에 따르면 플코를 도입한 구단의 1시즌 후 경기 가용률은 평균적으로 23% 증가하고 선수단 부상률은 67% 감소했다.
플코의 활용 범위는 선수 영입으로도 넓어지고 있다. 큐엠아이티는 특정 선수와 플레이 스타일이 비슷한 선수를 데이터로 찾아주는 AI(인공지능) 기반 '프리 스카우팅' 기능을 개발했다.
특정 선수를 선택하면 패스 성공률과 공중볼 경합, 인터셉트 등 경기 데이터를 비교해 플레이 스타일이 유사한 선수들을 추천한다. 스카우터가 직접 후보를 수소문하기에 앞서 데이터 분석으로 영입 후보군을 좁힐 수 있다.
이 대표는 "선수 영입 과정에서 잘못된 판단으로 발생하는 손실도 상당하다"며 "데이터를 비교·분석해 유사한 선수를 추천하면 보다 정확한 판단을 내리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서비스의 기반에는 스포츠 현장에서 장기간 축적한 데이터가 있다. 큐엠아이티는 창업 이후 8년간 국내 엘리트 스포츠 현장에서 데이터를 쌓아왔으며 올해 6월 기준 누적 이용 선수는 1만2000명을 넘어섰다.
플코는 현재 전북 현대 모터스와 수원 삼성 블루윙즈, 수원FC, 광주FC 등 프로축구 구단과 프로야구 SSG 랜더스 등이 활용하고 있다. 축구를 넘어 야구·농구·배구·육상 등으로 적용 종목도 확대하고 있다.
데이터 쌓일수록 선수별 '초개인화'…개인 성장까지 관리
큐엠아이티는 데이터가 정교해질수록 선수 관리를 '초개인화'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IDP(개인 성장계획) 관련 기능도 강화하고 있다. 선수 개개인의 성장 과제를 데이터로 파악해 맞춤형 성장 계획을 제시한다는 구상이다.
여성 선수의 신체적 특성을 반영한 관리 기능도 개발했다. 외부 검사를 통해 확보한 DNA 검사 결과와 웨어러블 데이터를 연동해 월경 전후 컨디션 변화를 파악하고 선수별 훈련 강도를 조절하도록 돕는다.
올해부터는 데이터 수집 자동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일부 정보는 선수나 코치가 직접 입력하지만 스포츠 웨어러블과 각종 측정 장비의 연동을 확대해 데이터를 자동으로 불러오는 비중을 늘리고 있다. 연내 데이터 수집 완전 자동화가 목표다.
큐엠아이티가 궁극적으로 그리고 있는 플코의 미래는 단순한 선수 관리 솔루션을 넘어선다. 선수의 몸 상태와 경기력 등을 데이터로 분석해 어떤 선수를 경기에 내보낼지, 선수별 훈련량을 어떻게 조절할지, 어떤 선수를 새로 영입할지 등 경기 전략과 구단 운영 전반의 의사결정을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이 대표는 "아직 스포츠 현장에서는 데이터를 활용한 코칭이 주류가 아니고 수기로 기록하는 곳도 많다"며 "선수 개개인의 성장과 훈련 계획은 물론 선수 기용과 영입 등 팀 운영 전반의 의사결정을 데이터로 지원하는 '스포츠 인텔리전스 OS(운영체제)'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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