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규제는 낮추고 판로는 넓히고, K-술의 세계화를 향해

박해영 국세청장 직무대행
2026.10.23 05:00
박해영 국세청 차장.

K-팝과 K-드라마에 이어 K-푸드가 세계인의 사랑을 받으면서 우리 술에도 새로운 기회가 열리고 있다. 한식과 함께 우리 술을 접하는 해외 소비자가 늘어난 지금 이런 흐름을 우리 술의 해외시장 진출로 이어가야 한다.

우리 술의 성장 가능성은 수출 실적에서도 확인된다. 소주가 세계 곳곳에서 K-술의 인지도를 높이면서 주류 수출액은 5년 전 3257억원에서 지난해 4861억원으로 늘었다. 다만 같은 해 주류 수입액은 1조5778억원에 달해 무역수지는 1조917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국내 주류 소비가 둔화하는 상황에서 주류산업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려면 막걸리와 약주, 증류주 등 다양한 우리 술의 해외 진출을 늘리고 중소 주류업체가 세계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기반을 다져야 한다.

하지만 중소 주류업체가 새로운 시장에 진입하기까지 넘어야 할 문턱은 여전히 높다. 변화한 산업환경과 맞지 않는 규제는 새로운 시도를 어렵게 하고 낮은 인지도와 부족한 유통망은 우수한 제품이 시장과 만날 기회를 제한한다. 국세청이 '규제는 낮추고 판로는 넓히는' 정책을 추진하는 이유다. 이는 주류 소비를 늘리려는 것이 아니라 중소 주류업체의 시장 개척과 지속적인 성장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국세청은 주류업계의 애로사항을 꾸준히 듣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 다양한 개선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올해부터 전통주 및 소규모 주류 제조자의 납세증명표지 부착기준을 완화하고 시음주 한도와 허용장소를 확대했다.

이런 조치는 제조자의 부담을 덜고 제품을 알릴 기회를 넓히기 위한 것이다. 국세청은 지켜야 할 원칙은 지키되 변화한 산업환경에 맞지 않는 규제는 고쳐 기업의 새로운 시도를 뒷받침할 것이다.

규제 개선만큼 중요한 것은 우수한 우리 술이 판로를 확보하도록 돕는 일이다. 현장에서 만난 중소 주류업체들이 공통적으로 꼽은 어려움도 판로 확보였다. 이에 국세청은 지역의 우수한 술을 발굴해 국내·외 시장과 연결하고자 지난해 'K-SUUL AWARDS' 행사를 처음 열었다.

판로 개척과 지원에 대한 우리 주류업계의 기대와 열망이 커지면서 올해 출품 제품은 564개로 지난해보다 약 54% 늘었다. 지역별 예선과 본선 심사를 거친 40개 제품을 대상으로 오는 11월에 우수 주류 12개 제품을 최종 선정할 예정이다.

우수한 술의 발굴은 실제 판로로 이어질 때 비로소 의미가 있다. 올해 아시아 최대 B2B 주류박람회인 홍콩 '비넥스포 아시아'에 처음으로 'K-SUUL관'을 열어 해외 바이어와 약 200건의 수출상담을 진행했다.

지난해 수상작인 선양소주의 '사락GOLD'가 캄보디아 수출에 성공한 것도 가시적인 성과다. 올해의 수상작에도 인증마크를 부여하고 국제 주류박람회 전시·홍보, 대형 유통사와 연계한 국내 기획전, 해외 현지 매장 판매 지원 등을 통해 국내·외 판로 확대를 뒷받침한다.

국세청은 앞으로도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불합리한 규제는 꾸준히 정비하고 경쟁력 있는 중소 주류업체가 더 넓은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고 성장할 수 있도록 필요한 역할을 충실히 해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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