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시민 곁 지키는 공공기관 '페이닥터'

[기자수첩]시민 곁 지키는 공공기관 '페이닥터'

정세진 기자
2026.10.23 04:30
구글 선호 매체 등록 구글에서 머니투데이 추가하기

가정의학과 전문의인 김혜지 과장은 서울시 동부병원의 호스피스 병동에서 13년째 근무하고 있다. 이곳의 의사 정원은 3명인데 김 과장을 제외한 2명은 자주 바뀌었다. 채용공고를 내도 지원자가 없거나, 어렵게 구해도 곧 퇴사했다. 결국 김 과장은 같은 의과대학 동기와 후배를 설득해 모셔왔다.

공공기관에 근무하는 의사들은 스스로를 '공공기관 페이닥터'라 부른다. 정식 명칭은 임기제 의무직 공무원이다. 의사 자격 소지자는 통상 5급 공무원으로 임용한다. 서울의 경우 5급 의무직 공무원은 최소 7000만원부터 경력과 전문 분야 등에 따라 최대 3억5000만원 사이의 연봉을 받는다. 일반 공무원에 비해 고연봉자지만 수익성이 낮은 공공기관 문을 나와 민간 시장에 진입하면 연봉이 최소 1억원 이상 높아진다고 한다. 유대감을 쌓은 환자가 죽는 과정을 보지 않아도 된다.

수익성이 낮아 진입하는 의료 인력이 적은 분야에서 고도의 전문성을 쌓은 의사도 있다. 수요 공급에 따라 경제학적으로는 더 높은 임금을 받아야 하지만, 의료 행위의 공공적 특성 탓에 임금은 제한된다. 대표적인 분야가 수요가 급증하는 마약류 중독치료다. 마약류 중독 치료를 전담해 임상에서 경험을 쌓은 정신건강 의학 전문의는 전국에 10명이 채 안 된다. 서울시마약관리센터도 몇 달간 센터장이 공석이었다. 현재는 김장래 센터장이 센터의 유일한 의사인데 마약관리센터의 의사 정원은 3명이다.

서울은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다. 지난달 말 기준 서울의 시립병원 의사 현원은 781명으로, 정원(934명)대비 결원율은 16.4%에 그친다. 지난해 말 전국 공공의료기관 198곳의 의사 결원율이 32%에 달한다.

보건복지부는 2037년 의사 인력 부족 규모가 최대 4800명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의료 수요는 늘고 있다. 전국의 공공기관 페이닥터의 연봉 계산법을 바꾸지 않으면 의무직 공무원 결원율은 높아질 것이다. 변화가 없다면 아주 높은 비용을 지불할 수 있는 소수만이 호스피스나 마약류 중독 치료와 같은 고도의 전문성이 필요한 의료 서비스를 받게 될 가능성이 높다.

정세진 정책사회부 기자
정세진 정책사회부 기자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정세진 기자

안녕하세요 머니투데이 정세진 기자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