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기록원이 옛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와 새로 출범한 방송통신미디어위원회(방미통위)를 "사실상 이름만 바뀐 기관"으로 판단해 별도의 기록물 인수인계 절차를 밟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의힘은 방미통위를 새로운 기관으로 출범시킨 명분과 실제 행정처리가 배치된다며 결국 당시 방통위원장이었던 이진숙 의원을 교체하기 위한 조직 개편이었다고 비판했다.
1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소속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이 국가기록원과 방미통위를 통해 확인한 결과, 방통위 폐지 이후 두 기관 사이 별도의 기록물 인수인계 절차는 진행되지 않았다. 공공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은 기관이 폐지되고 해당 사무를 승계하는 기관이 있을 경우 기록물을 인계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승계 기관은 인수 절차를 마친 뒤 그 결과를 중앙기록물관리기관에 통보해야 한다.
그러나 국가기록원은 김 의원실의 기록물 인계 계획·처리 결과 질의에 "방통위와 방미통위가 사실상 이름만 바뀐 기관이라 진행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방미통위는 당초 "방미통위법 부칙 제3조, 정부 지침에 따라 인수인계 처리를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김 의원실에서 인수인계가 이뤄지지 않은 점을 지적하자 "방통위의 소관 사무와 인력이 방미통위로 그대로 승계돼 인수인계를 실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국가기록원과 방미통위 모두 별도의 기록물 인수인계가 필요하지 않다고 본 것이다.
국민의힘은 방미통위 신설의 명분이 없었다는 방증이라고 비판했다. 방미통위 출범 당시 정부·여당은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에 대응하고 분산된 방송 정책을 통합하기 위한 새로운 기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지만 행정처리는 방통위와 방미통위의 연속성을 인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는 주장이다.
앞서 국민의힘은 방미통위 설치 당시부터 기존 방통위에 일부 기능을 추가하는 수준이라면 법 개정만으로 충분하다며 별도 기관 신설에 반대했다. 특히 방통위 폐지와 방미통위 신설 과정에서 이진숙 당시 방통위원장의 임기가 종료된 점을 들어 조직 개편의 실제 목적이 이 전 위원장 교체에 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머니투데이 the300(더300)에 "방미통위 신설 때는 새로운 기관이라며 정무직의 신분 승계를 끊더니 행정 처리에서는 '이름만 바뀐 기관'이라고 한다"며 "거창한 명분 뒤에 남은 것은 결국 이진숙 한 사람을 끌어내리기 위해 거대 다수당이 국회의 입법권을 남용했다는 사실뿐"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