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짧아진 국감, 줄어든 증인…'국감 무용론' 숫자로 확인됐다

민동훈 기자
2026.11.02 06:10

[the300][2026 국정감사 결산②]
영상회의록 전수분석, 국감시간 774→684시간 11.6% ↓
전체 감사시간 89시간 감소…16개 상임위 중 11곳 줄어
정책 검증보다 정쟁·홍보성 영상 경쟁…'쇼츠 국감' 논란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한병도 국회 운영위원장이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열린 국회사무처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6.10.30. jhope@newsis.com /사진=정병혁

3주간의 국정감사가 끝났지만 정부에 대한 국회의 감시와 견제가 얼마나 충실하게 이뤄졌는지를 두고 어김없이 뒷말이 나온다. 전체 감사시간이 지난해보다 90시간 가까이 줄어든 데다 일반증인 채택 규모도 절반 수준으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나면서다. 16개 상임위원회 중 11곳에서 감사시간이 감소했고, 일부 상임위는 사실상 반토막이 났다. 지역구 민원성·정책 홍보성 질의가 이어지고 정쟁이 정책 검증을 대신하면서 국감 무용론까지 일각에서 제기된다.

1일 국회 영상회의록 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국감 진행시간은 지난해 774시간9분41초에서 684시간38분31초로 89시간31분10초(11.6%) 감소했다. 감사시간이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곳은 행정안전위원회다. 지난해 77시간54분3초에서 올해 39시간50분44초로 38시간3분19초(48.8%) 줄었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도 감사시간이 지난해 65시간9분에서 올해 40시간10분25초로 38.3% 감소했다. 과방위는 국감 초반 주질의 5분, 보충질의 3분, 추가질의 2분으로 질의시간을 정해 부실 감사 논란을 빚었다. 다른 상임위가 통상 주질의에 7분을 배정한 것과 대조적이다. 논란이 커지자 질의시간을 7·5·3분으로 확대했지만, KBS 등 국감은 지난해 10월23일 8시간44분11초에서 올해 10월16일 2시간30분18초로 크게 줄었다.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의 감사 제척 문제를 둘러싼 여야 충돌로 의원 18명 중 4명만 질의를 마친 채 감사가 종료되기도 했다.

다른 상임위 상당수도 감사시간이 줄었다. 지난해와 비교해 교육위는 29.8%, 외통위는 37.5%, 운영위는 26.3%, 국토위는 20.6% 감소했다. 여야 공방이 집중된 법사위도 74시간35분20초에서 65시간7분31초로 12.7% 줄었다. 농해수위와 산자중기위, 재경위 역시 전년 대비 감사시간이 감소했다. 반면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는 52.4%, 국방위는 43.5%, 정무위는 17.3% 늘었다. 복지위와 문체위도 소폭 증가했다.

물론 감사시간이 줄었다는 사실만으로 국감이 부실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감사 대상과 일정, 분반 운영 방식에 따라 필요한 시간이 달라질 수 있고, 짧은 시간에도 핵심 현안을 집중적으로 검증했다면 감사의 실효성을 확보할 수 있다. 그러나 감사시간 감소가 단순한 운영 효율화의 결과였는지는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게 정치권 안팎의 지적이다.

실제 감사에서 질의시간 부족과 상임위 파행으로 의원들의 질의 기회가 제한된 사례가 있었고, 증인 채택 규모까지 크게 줄었다는 점에서다. 감사에 투입된 시간뿐 아니라 정부와 기관을 상대로 문제를 확인하고 책임 있는 답변을 끌어낼 기회 자체가 축소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사무처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기준 상임위가 의결한 일반증인은 271명으로 지난해 530명보다 48.8% 감소했다. 핵심 증인 채택을 놓고 여야가 충돌하는가 하면 어렵게 출석한 증인에게 충분한 질문을 하지 않은 채 돌려보내는 관행도 반복됐다. 증인 채택 과정에서는 치열하게 대립하면서도 정작 출석 이후에는 의혹을 규명하거나 정책적 책임을 따지는 데 충분한 시간을 쓰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의원들의 질의와 공방 장면을 짧은 영상으로 편집해 홍보하는 '쇼츠 국감' 경쟁도 국감의 실효성 논란을 키웠다. 지난 달 6일 법사위에선 서영교 위원장과 김태규 국민의힘 의원이 발언권 문제로 충돌했는데 양측 유튜브 채널에 각각 상대방을 겨냥한 쇼츠로 게시됐다. 지난달 22일 과방위에선 이진숙 의원 측 보좌진의 회의장 촬영을 놓고 여야가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영상 촬영 자체가 정치 공방의 소재가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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