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2026 국정감사 결산⑤]
산재·노동 현안 책임자·청와대 참모진 출석 무산
의제 연관성 따진 선별보다 정치적 유불리 앞세워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여야의 증인·참고인 협상이 잇따라 결렬되면서 정부 정책을 검증하는 데 한계를 드러냈다. 산업재해와 노동 현안이 집중된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기후노동위)에서는 관련 기업 책임자들의 출석이 무산됐고, 운영위원회에서는 청와대 관계자들의 증인 채택을 놓고 여야가 대립했다. 국감 의제와 증인의 관련성을 따져 필요한 인물을 선별하기보다 정치적 유불리를 앞세운 협상이 반복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정치권에 따르면 기후노동위에서는 LS전선과 DN오토모티브, 한화오션 계열사, 대유위니아, 태웅 등 여러 기업 관계자들의 증인 출석이 추진됐지만 상당수가 채택되지 않았다. 실제 국감장에는 삼표시멘트와 군산농협조합 관계자 등이 출석하는 데 그쳤다. 기후노동위는 박영우 전 대유위니아 회장과 박은진 DYA 대표이사에게 동행명령장까지 발부했지만 출석을 끌어내지 못했다.
국정감사는 문제의 원인을 규명하고 정부 정책과 제도적 보완점을 찾는 절차다. 국민의힘 의원은 머니투데이 the300(더300)과의 통화에서 "이번 국정감사에서 기후노동위의 증인 채택이 특히 아쉬웠다"고 말했다.
반면 증인 출석 요구 자체가 국감의 성과를 담보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국감 의제와 증인의 관련성, 출석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사실과 정책적 쟁점 등을 따져 필요한 인물을 선별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무조건 증인석에 세우거나, 정치적 부담을 이유로 관련 증인 채택을 일괄적으로 막는 것 모두 국감의 취지와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증인을 요구할 때는 해당 기업과 국감 의제의 연관성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감에서 기업 책임자들의 증인 채택이 무산되자 별도 청문회로 노동 현안을 다시 검증하자는 움직임도 나왔다.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기후노동위 야당 간사)은 "별도 청문회는 민주당의 거부로 성립되지 않았지만 국정조사든 청문회든 정식으로 제안하면 산재와 임금체불, 부당노동행위 관련 기업을 대상으로 논의하자는 게 국민의힘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운영위에서도 증인 채택을 둘러싼 여야 대립이 반복됐다. 야당은 장관 후보자 인사 낙마와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도입 경위 등을 따지기 위해 김현지 청와대 제1부속실장과 강훈식 전 대통령비서실장, 김용범 전 정책실장 등의 출석을 요구했다. 그러나 여당은 제1부속실장이 출석한 전례가 없고, 강 전 비서실장과 김 전 정책실장도 이미 사임했다며 맞섰다. 결국 증인 채택은 무산됐다.
증인 채택을 둘러싼 갈등이 반복되는 가운데 국회 안에서는 제도 개선보다 여야의 협의 태도가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국회 관계자는 "증인 채택 의결 비율을 낮추면 정쟁용 증인들이 난무할 수 있다"며 "그렇다고 지금처럼 여야가 합의하지 못하면 국민이 국감에서 얻을 것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국감 의제와 증인의 관련성을 기준으로 여야가 합리적으로 협의하는 관행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