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서 故시어머니 영상 틀자고?..."내가 주인공" 예비신부 '뭇매'

박효주 기자
2026.08.26 10:50
결혼식을 앞둔 여성이 예비 시아버지로부터 세상을 떠난 예비 시어머니의 생전 영상을 결혼식장에서 틀자는 제안을 받고 고민에 빠졌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결혼식을 앞둔 여성이 예비 시아버지로부터 세상을 떠난 예비 시어머니의 생전 영상을 결혼식장에서 틀자는 제안을 받고 고민에 빠졌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2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내 결혼식에서 돌아가신 시어머니 영상 틀고 싶다는 아버님'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내년 결혼을 앞두고 있으며 남자친구와 1년째 교제 중이라고 밝혔다. 남자친구의 어머니는 과거 암으로 세상을 떠났고 아버지는 재혼하지 않은 채 외아들을 키워왔다고 한다.

A씨에 따르면 예비 시아버지는 결혼식 비용을 모두 부담하고 축의금도 두 사람에게 주기로 했다. 신혼집으로 마련할 아파트 매매 비용 역시 A씨 부모와 절반씩 부담하기로 한 상태다.

A씨는 최근 남자친구, 예비 시아버지와 함께 식사하던 중 뜻밖의 제안을 받았다. 남자친구가 잠시 자리를 비우자 예비 시아버지가 영상 하나를 보여주며 이를 결혼식에서 깜짝 공개하면 어떻겠느냐고 물었다는 것이다.

영상은 예비 시어머니가 암 투병 당시 촬영해 둔 것이었다. 그는 자신이 세상을 떠난 뒤 아들이 힘들거나 생일을 맞았을 때 보여달라며 약 20개의 영상을 남겼고, 이 가운데 결혼할 때 보여달라고 당부한 영상도 있었다.

영상에는 "잘 커 줘서 고맙다. 엄마는 하늘에서 항상 너를 응원한다", "며느리야, 아들과 결혼해줘서 고맙다", "항상 아내를 우선시하는 든든한 남편이 돼라" 등의 내용이 담겼다고 한다.

A씨는 일단 생각해보겠다고 답했고, 예비 시아버지도 "부담 갖지 말라"며 한발 물러섰다. 하지만 A씨는 "결혼식은 새 출발을 하는 중요한 날인데 돌아가신 분의 영상이 나오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며 고민을 털어놨다.

특히 "남자친구와 아버님이 영상을 보면서 울 것을 생각하면 싫다"며 "그날의 주인공인 내가 남자친구를 챙기면서 다독이는 것도 싫다. 제가 너무 감정이 없는 사람인지, 그냥 좋게 생각하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대부분 A씨에게 비판적인 반응을 보였다. 특히 A씨가 자신을 '그날의 주인공'이라고 표현한 것을 두고 "결혼식은 신부 혼자만의 행사가 아니라 신랑도 주인공이다"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밖에 "돌아가신 어머니가 아들의 결혼을 축하하기 위해 남긴 영상인데 나라면 틀겠다", "예비남편과 아버지를 배려하는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일 아니냐" 등 의견이 이어졌다.

일부 누리꾼은 A씨가 예비 시아버지로부터 결혼식 비용과 신혼집 마련 비용 등을 지원받기로 한 점을 거론하며 영상 상영에는 거부감을 보이는 태도를 이해하기 어렵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