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진주시 한 무인 인형뽑기방에서 14세 여학생 3명이 인형 약 750개를 훔친 사건이 발생했다. 이들은 일주일 동안 매장을 16차례나 찾았으며, 피해액은 약 600만원으로 추산됐다.
26일 SBS '뉴스헌터스'에 따르면 경남 진주경찰서는 절도 혐의로 A양 등 14세 여학생 3명을 붙잡아 조사 중이다. 이들은 지난 2월 진주시 한 무인 인형뽑기방에서 두꺼운 종이를 기계 안으로 밀어 넣는 수법으로 인형을 여러 차례 훔친 혐의를 받는다.
매장 폐쇄회로(CC)TV에는 여학생들이 두꺼운 종이를 인형뽑기 기계 안으로 밀어 넣은 뒤 좌우로 움직여 인형을 쓸어 담는 모습이 찍혔다. 이들은 이런 방식으로 한 번에 인형 30여개를 꺼내 바닥에 늘어놓은 뒤 가방에 차곡차곡 챙겼다.
이들은 한번 매장에 들어올 때마다 20~30분씩 머물며 인형을 훔쳤다. 다른 손님이 들어오면 거울을 보거나 노래를 듣는 척했고, 손님이 자리를 뜬 뒤 범행을 재개했다.
점주는 매장 내 인형이 빠르게 줄어들자 손님들이 많이 뽑아간 줄로만 알았다. 다만 서로 섞일 수 없는 위치의 인형들이 뒤섞여 있고 매장 곳곳에서 두꺼운 종이가 발견되자 CCTV를 확인했다.
CCTV 영상이 남아 있던 일주일 동안 여학생들은 매장을 16차례 찾았다. 하루에 네 차례나 범행한 날도 있었다. CCTV 보관 기간이 일주일에 불과한 데다 범행 도구로 보이는 종이가 이전부터 발견됐던 만큼 실제 범행 횟수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됐다.
여학생들은 이후에도 매장을 다시 찾았다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당시 여학생들은 꺼낸 인형들을 매장 바닥에 펼쳐놓고 살펴보던 중이었다.
A씨가 CCTV 등을 통해 추산한 도난 인형은 약 750개다. 피해액은 약 600만원에 이른다.
여학생들은 훔친 인형을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자신이 매장에서 취급하는 것과 같은 인형을 판매하는 온라인 게시글을 찾아 경찰에 증거로 제출했다.
A씨는 사건 발생 약 한 달 뒤 합의를 위해 학생들과 부모들을 경찰서에서 만났다. 그는 학생들에게 별다른 반성의 기미가 보이지 않아 "죄송하다고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지만, 한 부모는 "아이들이 어려서 뭘 모르고 그랬다"는 취지로 답했다고 주장했다.
학생들 부모들은 경찰 조사 과정에서 "이번 일을 깊이 반성하고 있으며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일이 없도록 세심하게 지도하겠다", "불미스러운 일을 저질러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다. 원만하게 합의할 기회를 달라"는 입장을 전했다.
A씨는 사건을 접수한 경찰관 반응에도 상처를 받았다고 토로했다. 그는 "범행 영상을 보여줬더니 경찰관이 '기계가 잘못 만들어졌네'라는 식으로 말했다"며 "인형뽑기 매장도 생계를 위해 운영하는 사업인데 업종 자체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것 같아 기분이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액 600만원이면 금값이 한 돈에 70만원일 때를 기준으로 약 열 돈에 해당한다"며 "금은방에서 금 열 돈을 훔쳤다면 처벌받았을 텐데, 학생들이 어리다는 이유로 봉사나 교육만 받고 끝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호소했다.
경찰 측은 해당 발언에 대해 "지난 2월 발생한 일이라 현재로서는 확인하기 어렵다"며 "당시 상황과 피해자가 받아들인 입장이 다를 수 있어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기 곤란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