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석유화학 업체들이 중동전쟁으로 원료 수급이 불안해진 틈을 타 품목 가격 담합을 했다는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PKC 전 대표와 LG화학 임원, 김유신 OCI 대표이사 부회장 등 주요 업체 경영진을 연달아 소환했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검사 나희석)는 이날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김 대표와 장영수 PKC 전 대표와 LG화학 PVC·가소제 사업부장 A전무 등을 불러 조사했다.
이들은 폴리염화비닐(PVC) 가소제, 가성소다, 염산 등 8개 석유화학제품 품목의 가격 인상을 수년간 사전에 협의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특히 중동전쟁으로 나프타 수급이 불안해지는 틈을 노린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지난달 5일 석유화학 제품 품목 가격을 담합한 혐의를 받는 한화솔루션, LG화학, 애경케미칼, OCI, 롯데정밀화학, PKC, 유니드 등 국내 주요 석유화학업체 7곳의 회사 사무실과 사건 관계자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PVC는 석유와 소금에서 추출한 원료를 결합해 만든 합성 플라스틱으로 건축자재, 파이프, 전선 피복 등에 광범위하게 쓰인다. 가소제는 PVC를 더 부드럽게 해주는 합성 첨가제다.
이번 사건은 검찰이 그간 수사했던 담합 사건 중 역대 최대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에는 지난 7월 기소한 14조원 규모 정유사 담합 사건이 역대 최대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5월 PVC와 가소제 등 가격 담합 정황을 포착하고, 석유화학 기업 4곳에 대한 현장조사를 진행한 바 있다. 다만 검찰이 주요 피의자들 소환 조사에 나선 만큼 수사 결과도 공정위보다 빠르게 나올 것으로 보인다.
한편 공조부는 미국·이란 전쟁 직후 석유제품 가격 인상 시기와 규모를 담합하거나 주유소에 특정 정유사 제품만 사도록 사실상 강제한 혐의를 받는 4대 정유회사 법인과 임직원 4명을 재판에 넘겼다. 또 약 10조원 규모의 밀가루·설탕·한국전력 입찰 담합 사건에 연루된 기업과 관련자들을 대거 재판에 넘겼다. 단순 실무선이 아니라 의사결정에 관여한 대표이사급 임직원까지 모두 기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