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시한부' 경고에도…"부캉이 강제퇴거 안돼" 피켓 든 시민들

전형주 기자
2026.10.26 15:07

부산 북항 친수공원에 머물던 흑상어 '부캉이'를 인공수로 밖으로 내보낸 관계 당국 조처를 두고 부캉이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26일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소셜미디어)에는 부산 북항 친수공원에서 촬영된 피켓 시위 사진이 확산했다.

사진에는 "부캉이 자기결정권 보장하라", "20년 만에 내 집 마련, 강제퇴거 웬말인가"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든 사람들의 모습이 담겼다.

부캉이를 내보내는 데 반대하는 목소리는 이전부터 있었다. 21일 정부 청원사이트 '청원24'에는 방류 유도 작업을 중단해 달라는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부캉이가 스스로 수로를 선택해 머물고 있다며, 인위적으로 내보내기보다 현재 서식지에서 안전하게 지낼 수 있도록 보호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요구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부캉이를 돌려달라", "모두에게 즐거움을 준 부캉이를 왜 강제로 내쫓냐", "부캉이도 집으로 돌아오고 싶어한다" 등의 글이 올라왔다.

부산 북항친수공원 수로에서 약 한달 만에 내보내진 흑상어 '부캉이'가 22일 바다로 돌아가지 않고 1차 차단망을 통과해 2차 그물 앞에서 유영하고 있다. 1차 차단망과 2차 그물 사이 거리는 약 30~40m이다. /사진=뉴시스

관계 당국은 부캉이의 생존을 위해 수로 밖으로 유도할 필요가 있었다는 입장이다. 해양수산부가 지난 19일 연 전문가 자문회의에서도 제한된 수심과 수온 하강 등 서식 여건을 고려해 신속히 외해로 유도해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였다.

부캉이는 수로에 머무는 동안 주둥이와 지느러미 등에 상처가 생겼고, 벽면에 머리를 세게 부딪히는 모습도 보였다. 최윤 군산대 해양생물자원학과 명예교수는 수로 안의 굴 껍데기와 따개비 등에 몸이 긁혀 상처가 계속 생긴다며, 특히 눈 주변의 부상을 우려했다.

한 달 넘게 먹이 활동이 확인되지 않아 체력 저하 가능성도 제기됐다. 여기에 겨울철 수온 하강까지 겹치면 생존 여건이 더 나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전문가들은 따뜻한 바다를 선호하는 흑상어의 특성상 수온이 18~20도 아래로 떨어지기 시작하면 수로에 머물기 어려워질 것으로 봤다.

최 교수는 수온 하락과 먹이 부족, 상처 악화가 겹칠 경우 빠르면 2주 안에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부산시와 해양수산부 등 관계기관은 21일 세 번째 외해 유도 작업으로 부캉이를 수로 밖으로 내보냈다. 부캉이는 밤사이 수로로 돌아왔지만, 22일 다시 수로를 벗어났다.

24~25일에는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 부근에서 헤엄치는 모습이 확인됐다. 앞서 목격된 부산항 1부두에서 약 2㎞ 떨어진 곳으로, 아직 외해는 아니지만 기존 인공수로를 벗어나 활동 범위를 넓힌 상태다.

국립수산과학원은 부캉이가 수심이 더 깊은 곳으로 이동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있으며, 유영 상태로 볼 때 건강에도 별다른 이상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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