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든 무슬림이 테러리스트는 아니지만, 모든 테러리스트는 무슬림이다."
이주 배경 학생들이 증가하면서 학교 급식에서도 할랄식 제공 요구가 확대되고 있다는 기사에 달린 베스트 댓글이다.
무슬림은 국내에서 접할 기회가 적은 만큼 문화적으로 낯선 상황인데다 테러를 연상시키는 이미지까지 굳어져 반감이 큰 상황이다. 최근 대구 이슬람 사원, 프랑스 시위 등이 논란이 되면서 온라인 커뮤니티·SNS를 중심으로 혐오 정서가 확산하고 있다.
"우리도 권리가 있다" 목소리 내는 무슬림

최근 온라인 게시판을 통해 대구 무슬림 학생이 대구 북구 대현동 주민들에게 썼다는 손편지글이 화제가 됐다.
자신을 중학교 2학년 무슬림 학생이라고 밝힌 이 학생은 "사원 만드는 걸 멈추는 것은 저희 희망이 망가지는 것과 같다. 다양한 문화를 존중해야 한다. 저희도 권리가 있다"고 적었다. 편지를 본 누리꾼들은 "그게 그렇게 중요하면 고향으로 가 살아라" "왜 남의 나라에서 권리를 찾냐" 등의 반응을 보이며 반감을 표했다.
한국 편의점에서 할랄 식품을 못 찾아 불만을 드러낸 무슬림 여성의 영상도 SNS를 통해 확산했다. 영상에는 무슬림 여성이 편의점의 과자, 음료수 등을 촬영하자 휴대폰 앱에서 '하람'으로 표시되는 모습, 이어 여성이 짜증내는 표정을 짓는 모습 등이 담겼다. 영상에는 "한국 편의점에 할랄 식품이 없다고 불만이라니", "이슬람 문화권에서 삼겹살 파는 매장 있으면 인정한다"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유학 생활 중 음식이 가장 힘들었다. 돼지고기 들어가지 않은 메뉴도 찾기가 어려웠다. 모든 종교에 100% 맞춰달라는 게 아니라, 외국인 학생을 유치하는 만큼 최소한 선택지 하나 정도는 제공해달라는 것"이라는 한 무슬림 유학생의 호소글에도 "과한 요구다", "선택해서 유학 온 거지, 포로로 끌려왔냐", "한국이 좋아 선택했으면 한국 정서에 맞게 생활하는 게 맞다" 등 반론이 쏟아졌다.
9·11 테러 등으로 부정적 이미지 굳어져
무슬림은 이슬람교를 믿는 사람을 뜻하는 말로, 지난 2월 기준 국내 체류 중인 무슬림 인구는 약 25만명으로 추산된다. 이 중 2만5000명은 한국인이며 나머지는 외국인이다. 무슬림 외국인들은 주로 취업, 유학, 결혼·가족 결합, 난민 신청 등을 통해 국내에 들어온다. 우즈베키스탄·인도네시아·방글라데시·파키스탄 출신 중 무슬림 비율이 높다.
그러나 국민들의 무슬림에 대한 정서는 긍정적이지 않다. 2024년 한국리서치가 국내 주요 종교 호감도를 조사한 결과를 보면, 이슬람 호감도는 100점 만점에 16.3점으로 부정적인 인식이 훨씬 높았다. 같이 조사된 불교(51.3점) 가톨릭(48.6점) 개신교(35.6점) 원불교(28점) 등과 비교해도 매운 낮은 편에 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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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에는 서울 시민 260명 가운데 11.2%가 이슬람에 대한 '적극 거부형'으로 나타났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이들은 이슬람에 대한 인식과 호감도가 매우 낮고, 무슬림 관광 친화 정책에도 부정적이라고 답했다. 테러 연상 이미지와 할랄 등 문화적 낯섦, 이민·난민에 대한 불안 등이 원인으로 다뤄졌다. 9·11 테러·IS 등 극단주의 조직의 폭력이 이슬람 전체에 대한 공포로 일반화된 영향이 가장 컸다.
난민 사태, 이슬람 사원, 유럽 시위 등에 혐오 확산

2018년 제주 예멘 난민 사태가 무슬림에 대한 부정 인식 키운 전환점으로 언급된다. 당시 예멘 출신 난민 약 550여명의 제주에 들어와 난민 신청을 했는데 당시 제주도의 무사증 입국 제도와 난민 심사, 치안 우려 등을 두고 전국적 논쟁이 벌어졌다. 당시 국민 66.6%가 테러·범죄 등 치안 우려를 이유로 이슬람 난민에 적대적인 의사를 표했다.
2020년부터는 대구 이슬람 사원 건립을 두고 갈등이 커졌다. 경북대 인근 무슬림 유학생 공동체가 기존에 사용하던 기도 공간을 확장하려 새 건물을 짓기로 하면서 주민들과 마찰을 빚은 것. 공사 중단과 법적 다툼이 이어졌고 일부 반대 집회에서는 돼지머리, 이슬람 비하 현수막 등을 내거는 등 논란이 커졌다.
최근에는 유럽 시위 사태의 원인으로 이민 문제가 지목돼 온라인 혐오 담론이 확산하는 추세다. 트럼프 대통령이 프랑스 학생 시위와 일부 폭력 사태에 대해 "아랍권 출신 이주민들이 벌인 일"이라 지목하면서 기름을 부었다. 주요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무슬림이 받아주면 우리도 프랑스 꼴 난다" 등의 근거 없는 우려가 번지고 있다.
"나치가 유대인 마녀사냥 한 것처럼"
실제 한국인들의 경우, 무슬림과 일상에서 만날 기회가 적기 때문에 특뉴스와 온라인으로 접한 이미지가 인식으로 박제되는 경향이 강하다. 전문가들은 소수의 세력이 한국 특유의 '반이민자 정서'를 활용해 온라인상에서 활동하며 혐오를 키우고 있다고 진단했다.
윤인진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트럼프가 프랑스 시위 원인으로 이민자를 지목한 것 역시 자기에게 유리하게 이용하려는 가짜뉴스 아니냐. 언론이든, 정부든 나서서 이런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아 주는 게 가장 우선일 것 같다"며 "건전한 사회라면 어느 정도의 포용성과 사리 분별할 수 있는 합리적 사고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아울러, 특정 집단에 대한 혐오가 자칫 거대한 사회적 문제로 번질 수 있음을 우려했다.
그는 "한 그룹에 대해 마녀사냥 하듯 혐오를 조장하고 이를 방임한다면 그것은 또 다른 타깃으로 굉장히 쉽게 옮겨갈 수 있다. 마치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가 유대인을 죄악으로 몰았던 것과 비슷하다. 본인이 그들보다 더 우위에 있다는 생각이 결국에는 끔찍한 전쟁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