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던 두산 베어스 '외국인 좌완 에이스' 웨스 벤자민(33)이 빠른 회복세를 보이며 본격적인 복귀 시동을 걸었다.
김원형(54) 두산 감독은 2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홈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벤자민에 대한 긍정적인 재검진 결과를 직접 전했다.
김원형 감독은 관련 질문에 "MRI(자기공명영상) 검진 결과 이전보다 상태가 확실히 많이 호전됐다고 한다. 본인도 괜찮다고 해서 이미 캐치볼을 시작했다"며 "다음 주 불펜 피칭까지 진행한 뒤 상태를 다시 지켜볼 예정이다. 그 이후 실전 경기 투입 여부를 확인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곧 1군 복귀전 일정을 조율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것이다.
벤자민은 지난 18일 창원 NC 다이노스전 이후 어깨 통증을 호소했고, 21일 좌측 견갑하근 미세 손상 진단을 받아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바 있다.
이번 시즌 두산 선발진의 중심을 잡고 있는 벤자민의 발자취는 극적이었다. 두산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2020시즌 뛰었던 크리스 플렉센(32)을 재영입했으나, 플렉센이 이번 시즌 단 2경기 만에 등 통증으로 이탈하자 6주 총액 5만 달러(약 7000만원)에 벤자민을 대체 외인으로 영입했다.
이후 벤자민은 호투를 이어가며 로테이션을 든든히 지켰다. 플렉센의 공백이 길어지자 지난 7월 2일 총액 45만 달러(약 억원)에 정식 계약을 맺었다. 부상 이탈되기 전 19경기에서 5승 7패 평균자책점 2.53의 기록으로 그야말로 에이스급 활약을 해줬다. 선발 호투의 지표로 평가되는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가 10차례나 된다.
사실 벤자민은 실력뿐만 아니라 남다른 '한국 사랑'으로도 두터운 신뢰를 받는 투수다. 과거 KT 위즈 시절이던 2023년 가을야구 무대에서 'ITAEWON(이태원)' 문구가 새겨진 모자를 착용해 참사의 아픔을 위로했던 벤자민은 평소에도 외국인 동료들과 꾸준히 기부 활동을 펼치는 등 한국 사회와 팬들을 향한 깊은 애정을 꾸준히 보여왔다. 심지어 간단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한국어까지 구사한다.
벤자민이 이탈했지만, 사실 두산에 하늘의 도움도 따랐다. 지난 22일 잠실 롯데전과 28일 키움전 등 벤자민의 등판 차례마다 비가 내리며 '우천 취소'라는 단비를 맞았다. 김원형 감독 역시 고개를 끄덕이며 "긍정적인 요소였다"며 "대체 선발로 낙점된 박신지는 또 벤자민의 차례인 3일 잠실 LG전에 선발 등판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사실 두산에 있어 벤자민의 조기 복귀는 절실하다. 오는 9월 중순 곽빈과 최민석 등 선발 투수 2명이나 아시안게임 대표팀으로 차출되기에 시즌 막판 운영에 필수적인 요소다. 순조롭게 캐치볼을 소화하며 복귀 카운트다운에 돌입한 '한국을 사랑하는 에이스' 벤자민이 불펜 피칭을 거쳐 언제 다시 잠실 마운드로 돌아올지 자못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