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 스팩합병으로 코스닥에 입성한 엔비알모션이 최대 250억원 규모 CB(전환사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파악됐다. 회사는 조기상환과 만기보장 수익률을 모두 0%로 제시할 만큼 주가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증시 수급 쏠림 현상이 완화하면서 중소형주에 대한 관심이 커진 가운데 셀다운 흥행까지 이어질지 주목된다.
26일 IB(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엔비알모션은 200억~250억원어치 사모 CB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엔비알모션은 일본 기업들이 과점해온 로봇·EV(전기차)·우주항공용 핵심 부품인 정밀 베어링을 국산화한 업체로 잘 알려져 있다.
시장에 유포된 텀싯(Termsheet)에 따르면 CB 조달 일정은 내달 1일 이사회 결의와 인수계약이 체결되고, 이어 같은달 9일에 납입과 발행이 완료될 예정이다. 앞서 이달 중순 엔비알모션은 이런 계획에 대해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IR(투자설명회)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CB는 NH투자증권이 100억원, 미래에셋증권이 100~150억원을 각각 주선한다. 투자물량을 받아 재무적투자자(FI)에게 셀다운하는 구조다.
만기는 5년이지만, 투자자는 발행 시점부터 2년 6개월 뒤부터 만기 3개월 전까지 매 3개월마다 풋옵션(조기상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반대로 엔비알모션은 투자자에게 발행물량의 50%를 되팔라고 청구할 수 있는 콜옵션(매도청구권)이 있다. 회사가 콜옵션을 행사할 경우에는 수익률 1%를 보장키로 했다.
엔비알모션은 CB 완판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CB의 표면금리(쿠폰), 만기보장 수익률(YTM), 조기상환수익률(YTP) 등을 모두 0%로 제시했다. 투자자가 주가 상승에 따른 차익을 기대할 수 있고 자금 회수에 따른 수익은 낼 수 없다는 의미로, 일반적으로 투자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그룹사 CB에서 찾아볼 수 있는 회사에 유리한 일방적인 조건이다.
엔비알모션의 CB 전환 조건에서는 주가에 대한 회사의 긍정적인 전망도 엿볼 수 있다. CB의 최초 전환가액은 25% 할증할 방침이다. 향후 시가 하락에 따라 전환가액도 조정하지 않는다.
엔비알모션의 주가는 이날 장 마감 기준 전일 대비 60원(1.04%) 내린 5700원을 기록했다. 엔비알모션은 지난 5월 4일 장중 2만9700원까지 올라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가 이후 하락해 지난달 29일에는 4445원(52주 신저가)까지 떨어졌다. 고점 대비 현재 주가는 5분의 1 수준이다.
증권가에서는 엔비알모션이 내년부터 본격적인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봤다. 3분기 말부터 CAPA(생산능력) 증설 효과가 나타나고 내년에는 연간 흑자로 전환할 수 있을 것이란 입장이다. △테이퍼롤러 위주 제품믹스 개선 △베어링레이스 등 매출 일부 회복 △신제품(세라믹볼) 매출 발생 등 수익성장을 위한 핵심 재료가 많다는 것이다.
백종석 한국IR협의회 연구원은 "엔비알모션을 상장을 통한 자금조달로 내년부터 세라믹볼 제조·판매 사업, 2028년부터 실린드리컬롤러 제품 양산 등 신제품 사업이 추진될 수 있다"며 "베어링 부품 사업도 기존 산업용 수요뿐만 아니라 EV, 로봇, 우주·항공 등으로 수요가 다각화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