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동맥 고혈압' 신약, 100일 내 급여되나...희귀질환 약 건보 적용 확대

박미주 기자
2026.09.03 15:38

희귀질환 치료제 신속등재 시범사업에 13개 제약사, 14개 약제 신청
MSD 폐동맥 고혈압 신약 '윈레브에어'도 신속 급여 신청
복지부 "희귀질환 치료제 급여 확대 지속 추진 방침"

희귀질환 치료제 신속등재 시범사업 개요/그래픽=김지영

희귀난치질환 치료제의 건강보험 급여가 속속 이뤄지고 있다. '심장혈관계의 암'으로 불리는 중증 희귀질환인 '폐동맥 고혈압' 치료 신약 등도 정부의 신속 등재 사업에 따라 건강보험 혜택이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3일 보건복지부, 제약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지난달 31일까지 진행한 '희귀질환 치료제 신속등재 시범사업' 공개 모집에 13개 제약사가 14개 약제의 신속 급여 등재를 신청했다.

여기에는 한국MSD의 폐동맥 고혈압 치료제인 '윈레브에어'(성분명 소타터셉트)도 포함됐다. 폐동맥 고혈압은 심장에서 폐로 가는 혈관들이 점차 좁아지면서 심부전과 돌연사로 이어질 수 있는 예후가 불량한 질환이다. 치료받지 못하면 평균 생존기간이 3년에 불과하다. 5년 생존율은 71.8% 수준으로 암 환자의 5년 생존율(73.7%)보다도 낮다. '엄마'의 역할을 하는 30~50대 여성에게 많이 발생해 치료 접근성 개선은 환자의 생존과 가정의 존립과 직결되는 것으로 평가된다.

폐동맥고혈압 치료제 윈레브에어/사진= 한국MSD

윈레브에어는 폐동맥 고혈압 치료분야에서 20여년 만에 등장한 새로운 기전의 신약이다. 폐동맥 고혈압의 원인으로 알려진 혈관 증식 신호를 표적으로 해 질환의 진행과 악화 위험을 낮추는 최초의 치료제다. 성인 폐동맥 고혈압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연구에서 사망을 포함한 임상적 악화 위험을 84% 감소시키는 결과를 보여 환자와 의료진의 오랜 미충족 치료 수요를 해소할 수 있는 혁신 신약으로 평가받는다. 25개국에서 급여 약제로 등재됐고, 미국과 유럽, 일본 등에서는 표준 치료제로 활용된다.

이에 지난달 12일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가 한국폐동맥고혈압환우회 등과 공동 성명을 내고 윈레브에어의 100일 신속 등재 시범사업 선정을 촉구했다. 연합회는 "윈레브에어는 2024년 12월 '허가-평가-협상 병행 시범사업' 약제로 선정됐지만 급여 신청일로부터 550일이 지나도록 급여를 위한 첫 관문인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 안건으로 상정되지조차 못하고 있다"며 "폐동맥 고혈압 환자들은 오랜 기간 약제 접근성 문제에서 소외돼 왔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1990년대 개발된 '플로란(성분명 에포프로스테놀)'의 경우 여전히 우리나라에서 사용이 불가능하고, 다른 폐동맥 고혈압 약제 '아뎀파스'(성분명 리오시구앗)도 2014년 식약처 허가 이후 10년 동안 비급여로 방치되다 2025년이 되어서야 급여된 바 있다"며 "윈레브에어를 100일 신속등재 시범사업으로 전환해 추진할 것을 복지부와 한국MSD에 공식적으로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후 지난달 31일 한국MSD는 복지부에 윈레브에어의 신속 등재 시범사업 참여를 신청했다. MSD 관계자는 "윈레브에어의 건강보험 급여 적용을 기다리는 환자와 가족들이 겪는 치료 접근성 개선의 시급성을 무겁게 인식하고 있다"면서 "관련 절차에 성실히 협조하며 환자들이 혁신 치료 혜택에 보다 신속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MSD 외에도 다양한 제약사들이 희귀질환 치료제의 신속 등재 시범사업 참여를 신청하면서 희귀질환 치료제의 급여 적용이 빨라지고 환자들의 부담이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희귀난치질환 치료제의 급여 등재를 확대하고 있다. 이달 1일부터는 희귀난치성 뇌전증인 드라벳증후군 치료제 '핀테플라액'에 건강보험을 적용했다. 이에 따라 연간 약 1억원에 달했던 환자 1인당 의료비 부담이 1000만원 수준으로 줄게 됐다.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 치료제 '폴라이비주'도 새롭게 건강보험에 진입했다. 소아백혈병 치료제 '블린사이토주'는 초기 치료까지 급여 범위가 확대됐다.

유주헌 복지부 건강보험정책국장은 본지에 "희귀난치질환 같은 중한 병으로 어려움을 겪는 분을 위해 정부가 건강보험 보장성을 강화할 것"이라며 "불필요한 진료는 최소화하는 한편 그런 재원을 활용해 어려운 분들을 더 두텁게 보호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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