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발리의 대표적인 힌두교 명절인 '녜삐(Nyepi·침묵의 날)'에 외출 금지 규정을 어기고 해변을 돌아다니며 이를 조롱하는 듯한 영상을 촬영한 스위스 관광객이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22일 외신에 따르면 지난 20일 발리 덴파사르 지방법원은 발리의 신성한 종교 행사를 모독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스위스 국적의 26세 남성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이 남성은 올해 발리 힌두교의 새해인 녜삐 당일인 지난 3월 19일 외출 금지 규정을 어기고 숙소 밖으로 나와 해변을 돌아다니는 모습을 촬영해 자신의 SNS(소셜미디어)에 올렸다.
당시 그는 인적이 끊긴 해변을 걸으며 녜삐 전통을 "미쳤다(crazy)"고 표현하고 욕설이 포함된 문구와 함께 영상을 게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상이 SNS를 통해 확산하면서 현지 주민들의 거센 반발을 샀고 그는 같은 달 현지 당국에 체포됐다. 해당 영상은 이후 삭제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행동은 발리 주민들의 감정을 상하게 하고 신앙에 상처를 입혔으며 대중의 분노를 유발했다"며 "피고인은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 남성은 재판 과정에서 녜삐 규제가 이처럼 엄격한지 알지 못했으며 발리 주민이나 종교를 모욕할 의도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녜삐는 발리 힌두교의 새해를 맞아 매년 하루 동안 명상과 성찰을 위해 섬 전체가 일상적인 활동을 멈추는 종교 행사다. '침묵의 날'로도 불리며 이날 주민들은 집에 머물면서 외출과 소음, 오락 활동 등을 자제한다. 이 같은 규정은 종교나 국적과 관계없이 발리에 머무는 관광객에게도 적용된다.
녜삐 당일에는 발리 국제공항 운영도 중단되고 인터넷 이용이 제한된다. 전기 사용 역시 가급적 자제하도록 권고된다. 주민들은 통상 녜삐를 앞두고 식료품 등을 미리 준비해 당일 외출을 피한다.
과거에도 현지 당국이 녜삐 당일 규정을 어기고 외출한 내국인과 외국인 관광객을 구금한 사례가 있었지만 대부분 기소 없이 마무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