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리튬배터리 소비자 세제지원 중단, 전기차 원가 줄줄이 오른다

베이징(중국)=안정준 특파원
2026.08.26 16:56

리튬이온배터리, 세계 경쟁력 갖췄다…차세대 배터리와 차등지원

CATL 본사 전경.ⓒ AFP=뉴스1

중국이 리튬이온 배터리에 2%의 소비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현지 배터리 업체들이 잇따라 가격 인상에 나섰다. 배터리 업체들이 새로 발생하는 세금 부담을 전기차 업체 등 전방 산업으로 전가하려는 분위기다. 완성차업체에 대한 가격 협상력이 높은 CATL 등 대형 배터리업체가 상대적으로 유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5일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중국 배터리업체 리선배터리는 최근 거래처에 가격조정 통지문을 보내 다음달 1일부터 모든 제품의 기존 세전 공급가격에 2%의 소비세 비용을 추가하기로 했다. 중국 5위 배터리업체 EVE에너지도 지난달 말 거래처에 가격 인상을 통보했다.

이번 가격 인상은 중국 정부가 배터리 산업의 과도한 가격 경쟁인 이른바 '네이쥐안(內卷·제살깎아먹기식 경쟁)'을 억제하기 위해 관련 세제를 개편한 데 따른 것이다. 중국 재정부와 해관총서, 국가세무총국은 지난달 17일 공동으로 오는 9월 1일부터 수은을 사용하지 않는 1차전지와 니켈수소전지, 리튬 1차전지, 리튬이온전지 등에 2%의 소비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내년 9월1일부터는 세율을 4%로 올려 소비세를 전액 부과한다.

이에 따라 중국이 2015년부터 시행한 리튬이온배터리 소비세 면제 정책도 약 10년 만에 종료된다. 중국 정부는 정책 지원을 통해 성장한 리튬배터리 산업이 이미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한 만큼 성숙 단계에 접어든 배터리와 새롭게 성장하는 차세대 배터리를 구분해 세제정책을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배터리업체마다 소비세로 인한 충격은 다를 것으로 예상된다. 양징 피치레이팅스 아시아태평양 기업평가 담당 이사는 "대형 배터리업체는 중소업체보다 완성차업체 등에 대한 가격 협상력이 강하기 때문에 추가 세금 부담을 상대적으로 완성차업체에 쉽게 전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수출 비중이 높은 배터리업체 역시 소비세 부담이 상대적으로 작을 것으로 전망됐다. 고객사가 다양하고 특정 업체에 대한 의존도가 낮을수록 가격 협상력이 높아 세금 부담을 고객사에 넘기기 쉽다는게 업계 전언이다.

이와 관련, CATL 경영진은 지난달 상반기 실적발표에서 소비세 부활이 대형 배터리업체의 국내외 경쟁력을 높이고 업계의 질서 있는 경쟁을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평가했다. CATL은 현재 완성차업체 등 고객사와 소비세로 발생하는 추가 비용을 분담하는 방안도 협의 중이다.

반면 완성차업체에 대한 협상력이 약한 중소 배터리업체는 소비세를 납품가격에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자체 부담해야 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같은 2%의 소비세라도 중소업체의 수익성에 더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소비세가 배터리 가격을 거쳐 완성차업체까지 전액 전가될 경우 전기차 생산비도 상승할 전망이다. 화촹증권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팩 평균가격을 Wh당 0.5위안, 전기차 한 대당 배터리 용량을 50kWh로 가정할 경우 2% 소비세가 전액 전가되면 전기차 한 대당 생산 비용이 약 500위안(약 10만원)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내년 9월 소비세율이 4%로 올라가면 대당 생산 비용 증가폭은 약 1000위안으로 확대된다. 양 이사는 "2~4%의 소비세로 인한 배터리 가격 상승은 시장이 예상했던 범위"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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