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내년 매출 70% 증가"…메모리 강세장 불붙는다

김종훈 기자
2026.08.27 14:55

엔비디아 데이터센터 매출117% 성장…하이퍼스케일러 자본지출 1조3000억달러 확대 전망

젠슨황 엔비디아 CEO(최고경영자)./로이터=뉴스1

26일(현지시간) 발표된 엔비디아 실적은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강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에 힘을 실었다.

엔비디아는 2027회계연도 2분기(2026년 5~7월) 매출이 962억2100만달러(132조8000억원)를 기록, 전년 동기 대비 106% 증가했다고 밝혔다. 성장을 이끈 것은 데이터센터 매출이었다. 이 부문 매출은 890억달러(122조80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117% 성장했다.

콜레트 크레스 엔비디아 CFO(최고재무책임자)는 실적 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다음 2028회계연도에 엔비디아 매출이 70%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매출 증가율을 44%로 본 애널리스트 전망치를 뛰어넘는다. 크레스 CFO는 공급 제약을 감안해 매출 성장률을 낮게 잡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데이터센터용 첨단 메모리 반도체를 공급하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물량에 대한 수요가 더 증가할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

하이퍼스케일러 기업들의 자본지출 증가 역시 메모리 반도체 수요 증가를 가리킨다. 크레스 CFO는 초대형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하이퍼스케일러 기업 상위 5개의 자본지출(CAPEX)이 올해 8000억달러(1104조원)에서 내년 1조3000억달러(1794조원)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매출총이익률 75→74%로, 가격인상

매출총이익률 전망도 눈여겨볼 만하다. 엔비디아는 매출에서 매출원가를 차감한 매출총이익률에 대한 다음 분기 전망치를 75%에서 74%로 소폭 하향 조정했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으로 원가 부담이 높아질 것이란 이유에서다. 이번 회계연도 4분기에 매출총이익률은 71~72%까지 내려갈 것으로 예상했다.

크레스 CFO는 "(매출총이익률 감소) 문제에 대해 솔직하게 밝히고자 한다"며 "현재 메모리 부족 현상은 AI 인프라 확충 때문"이라고 했다.

앞서 블룸버그통신은 내년 초부터 출하되는 엔비디아 AI 서버 제품 가격이 최대 15% 오를 것이란 소식을 전하면서 "엔비디아마저 비용 인상을 흡수하지 못하고 가격을 올렸다는 것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의 얼마나 큰 가격 협상력을 갖게 됐는지를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엔비디아 매출총이익률 전망치 하향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할 수 있다.

스콧 빅리 인포텍 리서치그룹 펠로우는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인터뷰에서 "메모리 가격 상승에 따른 비용 확대가 영향력을 보이기 시작했다"며 "엔비디아의 현금흐름이 감소한 것도 메모리 관련 영향으로 보인다"고 했다. 현금흐름표를 보면 재고자산 확보를 위한 현금 지출이 전년 동기 대비 21억6200만달러(2조9800억원) 늘었는데 메모리 반도체 가격 인상의 영향일 수 있다.

마이클 스미스 올스프링 글로벌 인베스트먼트 수석 매니저는 "초점은 반도체 수요가 있느냐, 없느냐가 아니라 이례적인 (수요) 성장이 얼마나 오랜 기간 지속될지로 옮겨가고 있다"며 "하이퍼스케일러가 투자를 축소하지 않았다. 그들은 수년 앞을 내다보고 주문을 넣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현금흐름표에서 외상 채권을 의미하는 매출채권 증가액이 223억4600만달러(30조84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4배 가까이 늘었다는 점은 염려할 만하다. 매출채권이 늘었다는 것은 외상 거래로 받을 돈이 늘었다는 의미다. 일반적으로 이는 현금흐름 악화로 해석된다.

한편 스미스 매니저는 "고객이 독자 개발한 반도체 이용을 늘릴지, 순환투자에 대한 규제 동향 등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엔비디아가 고객에게 자금을 투자하고 고객이 그 돈으로 엔비디아 제품을 사가는 순환투자는 AI업계 바깥까지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중요 변수다. 알파벳처럼 하이퍼스케일러가 반도체를 자체 개발하는 경우가 늘어난다면 엔비디아 재무제표에는 악재될 공산이 크다.

한편 엔비디아 실적 발표 후 샌디스크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3.74% 상승했다. 마이크론도 2.86%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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