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 '깜짝'-JP모간 '부진'…美 은행 실적 희비 "금리, 양날의 검"

백소희 기자
2026.10.14 11:32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에 골드만삭스 간판이 걸려 있다.

미국 4대 은행의 3분기 실적이 엇갈렸다. 골드만삭스는 주식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2% 늘며 총매출이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돈 반면, JP모간체이스는 이례적으로 매출과 주당순이익(EPS) 모두 예상치를 밑돌았다.

13일(현지시간) 미 경제방송 CNBC에 따르면 JP모건·골드만삭스·씨티그룹·웰스파고는 이날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4개 은행의 순이익 합계는 317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4% 늘었고, 순영업수익은 9% 증가한 1145억달러였다.

시가총액 기준 세계 최대 은행인 JP모간은 매출 509억1000만달러, 주당순이익 5.57달러로 각각 예상치 512억2000만달러, 5.9달러에 못 미쳤다. JP모간이 매출과 주당 순이익 모두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실적을 내놓은 건 이례적이다. JP모간은 최근 20개 분기 중 16개 분기에서 주당순이익이 예상치를 웃돌았다.

JP모간의 부진한 실적은 채권 거래 수익이 줄고 총비용이 늘어난 탓이다. 채권 거래 수익은 54억달러로 시장 예상보다 5억5000만달러 적었다. 회사 총비용은 273억달러로 예상보다 9000만달러 많았고 전년 동기보다 12% 늘었다.

골드만삭스는 매출 186억8000만달러로 예상치(167억1000만달러)를 약 20억달러 웃돌았다. 주당순이익도 17.01달러로 예상치 13.02달러를 크게 넘어섰다. 주식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72%, 투자은행 수수료는 21% 늘었고, 자산운용·관리 부문은 14% 증가했다. 채권 거래는 1% 늘어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자문 부문은 16억5000만달러로 18% 증가했다. 골드만삭스가 성사한 거래 건수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영향이다.

씨티그룹은 매출 238억5000만달러로 예상치(237억2000만달러)를 웃돌았다. 최근 10년 새 가장 높은 3분기 매출을 기록했다. 주당순이익은 2.85달러로 예상치(2.66달러)를 넘어섰다. 서비스 부문은 15%, 은행 부문은 6% 성장했고, 채권시장 매출은 4% 늘어난 44억달러였다.

웰스파고는 매출이 218억7000만달러로 시장이 예상한 223억달러를 밑돌았지만, 주당순이익은 1.87달러로 예상치(1.85달러)를 소폭 웃돌았다.

금리상승, 이자수익 확대-경제 전반엔 부담

미국 뉴욕주 뉴욕시 매디슨가 575번지 JP모간 파이낸셜센터. 2025.11.11. /사진=성시호 shsung@

상업은행 성격이 강한 JP모간·씨티·웰스파고 3곳은 금리가 상승하면서 이자수익이 늘어났다. 대출 이자수익에서 예금 이자비용을 뺀 순이자수익은 3개 은행 합계 565억달러로 11% 늘었다. 2023년 7~9월 분기 이후 3년 만의 최고 증가율이다. JP모간은 올해 순이자수익 전망치를 1062억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씨티는 순이자수익 전망치를 6% 중반~후반대로 상향했다.

다만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급증하면서 투자은행(IB)의 채권·외환·상품 거래가 전반적으로 둔화했다. 인수합병(M&A) 발표와 기업공개(IPO)도 미뤄지면서 수수료 수익이 2분기보다 줄었다. 골드만삭스와 JP모간은 채권·외환·상품 거래 수익이 시장 예상을 밑돌았다고 밝혔다. 마이크 산토마시모 웰스파고 최고재무책임자(CFO)도 실적 설명회에서 "9월 마지막 몇 주 동안 금리가 급격히 변동하면서 기업 인수 등 전략적 거래와 주식·채권 발행시장의 활동이 크게 둔화했다"고 말했다.

금리 인상은 양날의 검이다. 대출 수익은 늘어나지만 예금 금리도 함께 오르고 경기 침체와 실업률 상승으로 이어지면 은행 사업 전반에 부담이 될 수 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간 최고경영자(CEO)는 "금리가 1%포인트 더 오르면 미국 경제 전반의 재정적 어려움이 깊어질 것"

이라며 "모두가 돈을 빌리는 데 더 큰 비용을 지불해야 하고, 더 높은 금리로 대출을 갱신해야 하며, 신용 스프레드가 소폭 상승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견조한 소비자 심리

그럼에도 소비자 심리는 여전히 견조하다는 평가다. 신용카드 사용액은 JP모간(직불카드 포함)이 전년 대비 10%, 웰스파고와 씨티그룹이 각각 11%, 12% 증가했다. 찰리 샤프 웰스파고 CEO는 성명에서 "소비 지출이 늘고 대출 연체율은 낮으며 예금과 투자 잔액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고금리·고유가가 경제를 위협하고 있지만 AI(인공지능) 투자, 견조한 소비, 안정적인 노동시장이 이를 상쇄하고 있다는 평가다. 제인 프레이저 씨티 CEO는 "AI 붐 이야기가 많지만 여전히 소비자가 성장의 상당 부분을 이끌고 있다"며 "노동시장은 안정적이고 기업들은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단기 경제 전망은 여전히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