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의 호실적이 인공지능(AI) 산업의 성장성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며 신뢰를 되살렸다는 외신 평가가 나왔다.
28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방송 CNBC 진행자 짐 크레이머는 "SK하이닉스의 놀라운 실적은 대규모 데이터센터 투자에 대한 회의론이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AI 관련 주식이 여전히 상승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고 평가했다.
최근 월가에서는 빅테크 기업들의 막대한 AI 인프라 투자에도 수익화 속도가 더디다는 점을 이유로 'AI 거품론'이 퍼지고 있다. 실제로 주요 기술기업들이 시장 기대를 웃도는 실적을 내놓고도 주가가 부진한 흐름을 보이는 사례가 잇따랐다.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이달 초부터 8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14% 가까이 급락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장기간 하락 기록이다.
SK하이닉스는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실적과 낙관적인 전망을 발표하며 이러한 우려를 정면으로 반박했다는 평가다. SK하이닉스는 3분기 매출이 104조6155억원을 기록하며 시장 예상치를 약 6% 웃돌았고 매출총이익률은 85.7%를 기록했다. 이번 분기 출하량 증가율은 20%대 중반으로 제시했다. 배당 확대와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 정책도 함께 발표했다. 크레이머는 "SK하이닉스는 주가를 끌어올리는 방법에 대한 완벽한 교과서를 보여줬다"고 짚었다.
실적 발표 직후 뉴욕 증시에서 SK하이닉스 미국예탁증서(ADR)는 13% 넘게 급등했다. 마이크론은 6% 오르고 AMD은 4% 가량 상승하는 등 AI 반도체 관련 종목 전반으로 강세가 확산됐다.
크레이머는 특히 저평가된 기업가치와 성장세 가속화에 주목했다. 현재 SK하이닉스의 주가는 2027년 예상 순이익 기준 4배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 메모리 업황 지속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이 반영되면서 주가가 눌려있지만 오히려 상승 여력이 남았다는 의미로도 읽힌다.
"2029년까지 물량 완판"
시장에서는 강력한 수요 전망을 가장 큰 호재로 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장기 고객 계약에 힘입어 2029년까지 생산 물량이 사실상 모두 판매된 상태라고 밝혔다. 크레이머는 이를 두고 "AI 데이터센터용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비롯한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얼마나 강력한지를 보여주는 신호"라고 강조했다.
크레이머는 "실적이 기대치를 웃돌 경우 주가가 크게 재평가될 수 있는 구조였다"며 "성장 가속화는 성장주 투자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요소"라고 말했다.
회사가 추가 생산설비 투자 계획을 제시한 점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졌다. 과거 메모리 업계에서는 생산능력 확대가 공급 과잉과 가격 하락 우려로 이어졌지만 현재는 수요가 공급 증가 속도를 웃돌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크레이머는 "이번에는 수요가 워낙 강해 추가 공급만으로는 시장 수요를 충족시키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는 회사가 이례적인 수준의 자신감을 갖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크레이머는 "낮은 밸류에이션, 견조한 실적, 가속화되는 성장, 지속적인 수요, 주주환원 정책이 결합되면 어려운 시장 환경에서도 AI 기업은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며 "SK하이닉스의 실적은 AI 산업의 성장 스토리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을 보여준 사례"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