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반도 못 모았다" 오픈AI, 투자유치 굴욕...AI 거품론 불붙여

뉴욕=심재현 특파원, 정혜인 기자
2026.11.01 08:10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9월2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포트메이슨에서 열린 오픈AI 연례 개발자 행사 '데브데이 2026' 에서 발언하고 있다. /AP=뉴시스

챗GPT 개발사 오픈AI가 대규모 신규 자금 조달에 나섰지만 당초 목표했던 금액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투자 약정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3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오픈AI는 최근 300억달러(약 40조원) 규모를 목표로 추진한 투자 유치에서 현재까지 약 110억달러(약 14조7000억원)의 투자 약정을 확보했다. 펀딩 규모가 기대에 못 미치면서 오픈AI의 기업가치는 기존 1조4000억달러에서 1조2500억달러 수준으로 하향 조정됐다.

이번 자금 조달 난항의 배경으로는 인공지능(AI) 기반시설 구축에 수반되는 천문학적 설비투자 대비 수익성에 대한 글로벌 기관 투자자들의 의구심이 꼽힌다.

오픈AI는 최근 모델 효율화와 가격 인하 정책을 펼치며 점유율 방어에 나섰지만 대규모 연구개발과 서버 운용 비용 부담으로 영업손실 폭이 지속적으로 확대됐다. 기관 투자자들 사이에서 AI 상용화 모델의 단기 수익성에 대한 경계감이 확산된 것으로 풀이된다.

경쟁사인 앤트로픽과의 실적 격차와 앤트로픽의 상장 행보도 악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앤트로픽은 오는 11월 중순 나스닥 상장을 위한 기업공개(IPO) 절차에 착수한 데 이어 2분기 매출이 전 분기 대비 2배 이상 성장한 116억달러를 기록하는 등 실적 개선세를 이어가고 있다. 2분기 영업이익도 달성했다.

반면 같은 기간 오픈AI는 매출이 전 분기 대비 18% 증가한 67억달러에 그친 데다 영업손실도 벗어나지 못하면서 시장 자금이 상대적으로 재무 구조가 안정적인 앤트로픽으로 이탈한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이번 사태가 단순한 자금 조달 실패가 아니라 AI 테마주가 단순 기대감 형성 단계를 지나 실적 검증 단계로 진입한 신호탄이라는 해석이나온다.

전문가들은 향후 AI 관련주 투자에선 빅테크의 설비투자 축소 리스크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소프트웨어 및 플랫폼 기업의 자금난과 수익성 저하가 데이터센터 증설 속도 조율로 이어지면서 반도체·서버 등 하드웨어 밸류체인의 고성장세도 속도 조절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시장 한 인사는 "시장의 중심축이 인공지능 모델의 성능 경쟁을 벌이는 스타트업보다는 앤트로픽처럼 확실한 매출과 영업이익을 입증하거나 기존 사업에 AI를 접목해 비용 절감 효과를 내는 기업으로 쏠릴 가능성도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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