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유럽]
프랑스 파리 등지서 32만여명 집결…핼러윈 분장한 시민들도 행진
독일 30여개 도시서 청년 주도 집회…일부 상점 약탈 등 폭력 사태도

프랑스에서 고교생들의 교육환경 개선 요구로 시작된 대규모 시위가 3주째 이어진 가운데 31일(현지시간) 핼로윈 복장을 차려입은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나왔다. 독일에서도 'Z세대' 청년 주도의 시위가 열리면서 양국 곳곳에서 경찰과 시위대 간 충돌이 이어졌다.
1일 AFP·AP통신 등에 따르면 프랑스 파리와 릴, 마르세유, 툴루즈 등지에서 생활비와 교육 문제에 항의하는 학생·노동자 단체와 '노란 조끼' 32만여명이 참여한 집회가 열렸다. 지난 17일 55만명, 24일 41만명보다는 줄어든 규모지만 여전히 상당한 규모라는 평가다.
일부 시위 참가자들은 핼러윈 복장을 하고 거리에 나섰다. 수많은 인파가 파리 외곽을 둘러싼 대로인 불바르 데 마레쇼를 따라 행진하며 몇 시간 동안 흥겨운 분위기를 이어갔다. '핼러윈을 맞아 성난 시민으로 꾸몄다'는 팻말도 있었다. 30세의 갤러리 직원인 클레오 파렌크는 마리 앙투아네트 복장을 하고 나왔다. 그는 "이 작품은 민중에게 몰락한 권력자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프랑스 문화에서 매우 강력한 상징"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행진이 끝나는 샤랑통 문 근처에서 충돌이 발생했다. 시위대는 경찰을 향해 유리병과 폭죽을 던졌고 경찰은 섬광탄과 최루탄을 발사하며 대응했다. 경찰은 시위대 해산을 시도해 560명을 체포했다. 로랑 누네즈 프랑스 내무장관은 폭력 수위가 "극도로 심각한 수준"이라고 규탄하며 극좌 세력을 재차 그 배후로 지목했다.
이날 독일에서도 '젠지레겔트'(Z세대가 해낸다)라는 청년 단체 주도로 베를린, 프랑크푸르트, 뮌헨 등 30개 넘는 도시에서 시위가 열렸다. 주최 측은 약 12만명이 집회에 참여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교육, 건강, 기후 보호, 그리고 감당할 수 있는 삶"을 요구했다. 징병제 부활에 반대하면서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의 징병제 추진과 군사비 지출 확대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독일에서도 전반적으로 평화 시위가 이뤄졌지만 일부 시위가 폭력 사태로 변질되기도 했다. 프랑크푸르트 시내에서 일부 폭도들이 여러 상점의 유리창을 부수고 침입해 물건을 훔쳤다. 또한 총기 판매점에서 무기를 훔쳐 달아났다가 경찰이 나중에 이를 되찾은 일도 있었다. 프랑크푸르트 경찰은 X 방송을 통해 일부 폭도들이 앞서 경찰관들에게 돌과 병, 화염병까지 투척했다고 밝혔다.
쾰른에서는 시위대가 경찰에게 돌을 던지고 금지령에도 불구하고 복면을 쓰는 등 소란을 피웠다. 독일 북부 도시 함부르크에서는 일부 시위대가 경찰을 향해 폭죽을 쏘고 바리케이드를 불태웠다. 경찰은 물대포와 최루탄을 사용해 시위대를 해산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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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당국은 국내 극좌 세력 및 해외 급진주의자들이 시위에 가담할 가능성을 우려해 최근 시위가 확산하고 있는 프랑스, 이탈리아 측과 소통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로만 포세크 독일 헤센주 내무장관은 "프랑스에서 벌어진 약탈, 방화, 경찰 공격을 기억하고 있다"며 "이런 측면에서는 프랑스를 본보기로 삼아선 안 된다"며 자제를 당부했다.
유럽의 다른 지역에서도 사람들은 주택 위기에 항의하고 더 나은 미래를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어린 자녀를 둔 가족들을 포함한 수천 명의 시위대가 포르투갈의 주택난에 항의하기 위해 리스본 도심에 모여 평화 시위를 열었다. 시위대는 "집이 먼저다"와 "우리는 두렵지 않다"라는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었다.
네덜란드 헤이그에서는 온라인상에서 시위 촉구 여론이 일고 폭동과 약탈 우려가 확산되면서 도심 쇼핑가 주변에 경찰 병력이 대거 배치됐다. 그러나 큰 소동이 벌어지진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