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배후 해킹 조직 '트레이더트레이터' 소행…FBI "추가 자금세탁 예상"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낸스를 해킹해 63억달러(약 8조4000억원) 상당의 가상화폐를 탈취해간 범행의 배후로 북한을 지목했다. 이번 사건은 가상자산 업계 역사상 단일 해킹으로는 최대 규모다. 바이낸스는 해킹으로 도난당한 자산의 90%를 회사 자금으로 보충했다고 밝혔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와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FBI는 31일 성명에서 "바이낸스에서 60억달러 이상의 가상화폐를 탈취한 사건의 배후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이라는 사실을 알린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 발생 이후 북한이 해킹 배후로 지목돼 왔으나 FBI가 이를 공식 확인한 건 처음이다.
FBI는 이번 공격의 배후로 북한 정부의 지원을 받는 해킹 조직 '트레이더트레이터(TraderTraitor)'를 지목했다. 수사당국은 해커들이 탈취한 자산을 이더리움으로 전환하는 정황을 포착했다며 "이들 자산은 이후 디파이(DeFi·탈중앙화금융) 및 즉시 교환 서비스를 통해 다른 가상자산으로 전환되는 방식으로 추가 자금세탁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FBI는 이들이 사용했거나 사용하는 것으로 보이는 이더리움, 비트코인(BTC), 솔라나(SOL) 지갑 주소 목록을 제시하며 "트레이더트레이터 활동자들이 탈취한 자산을 세탁하는 데 사용하고 있는 주소와 관련되거나 해당 주소에서 유래한 거래를 차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북한 해커들은 과거 암호화폐 거래소를 대상으로 한 공격으로 악명이 높다. 사이버 보안 전문가들은 지난해 15억달러 규모의 바이비트(Bybit) 해킹과 2022년 약 6억2000만 달러 상당의 암호화폐 탈취 사건 역시 배후에 북한이 있다고 지목해 왔다.
한편 바이낸스는 X에 올린 성명에서 해킹으로 도난당한 자산의 90%를 회사 자금으로 보충했다고 밝혔다. 비트코인(BTC)·이더리움(ETH)·테더(USDT)·바이낸스코인(BNB)·솔라나(SOL)·USD코인(USDC)·리플(XRP)·USD1·RLUSD·ZEC 등 10개 가상자산은 준비금을 100% 확보했다. 나머지 10%는 유동성이 낮은 토큰으로, 장내 매수와 장외거래를 통해 물량을 채우고 있다.
도난 자산을 재매입하는 데 사용한 자금은 이용자 보호를 위해 보유한 10억달러 규모의 '이용자 보호 자산 기금(SAFU)' 중 일부와 선물 보험기금, 회사 자체 재무자금에서 마련했다. SAFU는 보안 사고 발생 시 고객을 보호하기 위한 준비금으로 비트코인으로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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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텅 바이낸스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앞서 이번 침해 사고가 노트북 한 대가 해킹당한 데서 비롯된 복합적인 공격이었다고 설명했다. 공격에는 해커의 활동 흔적을 삭제하도록 설계된 악성 소프트웨어도 사용돼 추적과 조사가 어려워졌다고 덧붙였다. 텅CEO는 "도난당한 자산의 90%를 보충했으며 나머지 10%도 보전할 것"이라며 "이 사건의 재정적 부담을 이용자에게 전가하지 않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