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투자 '밑빠진 독', M7도 허덕...수익성 의심 커졌다
미국 주요 기업들이 올해 3분기(7~9월) 실적을 공개한 가운데 AI(인공지능) 인프라 투자의 지속성과 수익창출 가능성이 글로벌 자산시장을 좌우할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머니투데이가 매그니피센트(M7) 기업 중 애플·엔비디아를 제외한 5곳을 포함, 주요 빅테크 기업 분기실적을 분석한 결과 AI 개발과 학습에 필수적인 '클라우드' 실적은 대체로 개선된 흐름을 보였으나 대규모 투자를 감당할 능력을 보여주는 현금흐름에서 불안요소가 드러났다.
◆ AI가 핵심 성장 동력 자리 잡았지만…
아마존의 3분기 실적은 클라우드 사업인 아마존웹서비스(AWS)가 끌었다. AWS 매출이 460억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39.3% 늘었다. 시장 전망치인 456억달러보다 높았고, 성장률도 2분기(37%)보다 더 올랐다. AWS 영업이익도 114억달러에서 178억달러로 56.1% 증가했다.
알파벳은 3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25% 늘어 1275억77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중 구글 클라우드 매출이 307억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103% 급증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클라우드 컴퓨팅 플랫폼 '애저' 매출이 48% 늘었다.
'AI 기반 광고'가 주요 수익원인 메타도 광고를 포함한 앱 제품군 매출(641억6000만달러)이 지난해 동기보다 26.4% 늘었다. AI 에이전트인 뮤즈 사용자도 1000만명을 넘겼다. 테슬라는 AI 기술 기반 완전자율주행(FSD) 구독 사업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북미 지역 신차 인도분 중 FSD 구독이 포함된 비중이 75%를 넘겼다. 활성 FSD 구독자(월 구독)도 174만명으로 전년보다 67% 늘었다.
미국 우주기업 스페이스X도 AI 부문인 '슈퍼 인텔리전스'가 실적을 견인했다. 3분기 매출이 75억6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8억1300만달러보다 9.3배 늘었다. 이는 전체 매출의 약 52%로 최대 사업 부문으로 자리매김했다.
샌디스크는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이 48억달러로 전 분기보다 61% 늘었다. 전체 매출 비중이 약 44%다. AI 데이터센터용 저장장치 수요가 급증한 덕을 톡톡히 누렸다.
◆ 투자에 돈 더 쓰는 '딜레마'
막대한 자금을 쏟고도 감당할 '기초체력'이 탄탄한지 보는 지표로 현금흐름이 더욱 주목된다.
아마존의 최근 12개월 기준 잉여현금흐름(FCF)은 마이너스 424억달러(약 56조원)를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역대 최대치였지만 설비 투자 등을 다 빼니 적자였다. 아마존의 최근 12개월 유형자산 취득 지출은 2107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82% 늘었다. AI로 올린 AWS 매출을 압도할만큼 데이터센터와 인프라 확충 비용이 컸다.
아마존은 2분기 때도 FCF가 마이너스 76억달러(약 10조원)였다. 그럼에도 주가는 올랐었다. 현금흐름을 평가하는 시장의 시선이 달라진 것이다.
알파벳은 3분기 FCF가 마이너스 90억6500만달러(약 12조원)로 집계됐다. 영업현금흐름은 422억9000만달러(약 56조원)로 지난해보다 13% 줄었음에도 설비투자는 513억5500만달러로 114% 증가한 탓이다.
반면 MS는 데이터센터 투자를 늘렸음에도 3분기 FCF는 약 186억달러를 기록했다. 그만큼 현금을 확보했다는 뜻이다. 이처럼 투자자들은 과연 언제까지 대규모 AI(인공지능) 인프라 투자를 지속할 수 있으며 어떻게 수익을 낼지 주목한다.
이런 가운데 AI 시장 주도권을 뺏기지 않기 위한 경쟁은 지속될 전망이다. 메타는 투자 자금을 마련하려 최대 950억달러 규모의 주식 발행을 추진 중이다. 메타 역사상 최대 규모다.
MS도 약 250억달러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키로 했다. 9년여 만의 미국 투자등급 회사채 시장에 복귀한 것이다. 기존 현금 보유액 뿐 아니라 외부 차입까지 적극 활용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MS는 4개국 직원 6만명을 대상으로 희망 퇴직도 받는다. 재무 부담을 줄이려는 감원 조치다.
한편 지난주 S&P500지수 편입 기업 중 163곳이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이번주 S&P500기업 140곳이 실적을 내놓는다. 시장은 AI 투자 규모 자체에 주목했던 데서 벗어나 투자과잉 우려와 수익성에 대해 더욱 냉정한 평가를 내릴 거란 분석이다.
"절반도 못 모았다" 오픈AI, 투자유치 굴욕...AI 거품론 불붙여
챗GPT 개발사 오픈AI가 대규모 신규 자금 조달에 나섰지만 당초 목표했던 금액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투자 약정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3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오픈AI는 최근 300억달러(약 40조원) 규모를 목표로 추진한 투자 유치에서 현재까지 약 110억달러(약 14조7000억원)의 투자 약정을 확보했다. 펀딩 규모가 기대에 못 미치면서 오픈AI의 기업가치는 기존 1조4000억달러에서 1조2500억달러 수준으로 하향 조정됐다.
이번 자금 조달 난항의 배경으로는 인공지능(AI) 기반시설 구축에 수반되는 천문학적 설비투자 대비 수익성에 대한 글로벌 기관 투자자들의 의구심이 꼽힌다.
오픈AI는 최근 모델 효율화와 가격 인하 정책을 펼치며 점유율 방어에 나섰지만 대규모 연구개발과 서버 운용 비용 부담으로 영업손실 폭이 지속적으로 확대됐다. 기관 투자자들 사이에서 AI 상용화 모델의 단기 수익성에 대한 경계감이 확산된 것으로 풀이된다.
경쟁사인 앤트로픽과의 실적 격차와 앤트로픽의 상장 행보도 악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앤트로픽은 오는 11월 중순 나스닥 상장을 위한 기업공개(IPO) 절차에 착수한 데 이어 2분기 매출이 전 분기 대비 2배 이상 성장한 116억달러를 기록하는 등 실적 개선세를 이어가고 있다. 2분기 영업이익도 달성했다.
반면 같은 기간 오픈AI는 매출이 전 분기 대비 18% 증가한 67억달러에 그친 데다 영업손실도 벗어나지 못하면서 시장 자금이 상대적으로 재무 구조가 안정적인 앤트로픽으로 이탈한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이번 사태가 단순한 자금 조달 실패가 아니라 AI 테마주가 단순 기대감 형성 단계를 지나 실적 검증 단계로 진입한 신호탄이라는 해석이나온다.
전문가들은 향후 AI 관련주 투자에선 빅테크의 설비투자 축소 리스크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소프트웨어 및 플랫폼 기업의 자금난과 수익성 저하가 데이터센터 증설 속도 조율로 이어지면서 반도체·서버 등 하드웨어 밸류체인의 고성장세도 속도 조절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시장 한 인사는 "시장의 중심축이 인공지능 모델의 성능 경쟁을 벌이는 스타트업보다는 앤트로픽처럼 확실한 매출과 영업이익을 입증하거나 기존 사업에 AI를 접목해 비용 절감 효과를 내는 기업으로 쏠릴 가능성도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독자들의 PICK
지금 2,383명 읽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