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여기서 더 떨어져?" AI 투자자, 줄줄이 대피...어디로?

김종훈 기자
2026.11.02 13:47

코어위브 풋옵션 거래 증가, 오라클 CDS 스프레드 상승…"승자, 패자 가리는 질문 더 날카로워져"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외부에 위치한 월스트리트 표지판./로이터=뉴스1

최근 AI 관련주 주가 하락이 이어지는 가운데 월가 투자자들이 하락장에 대비할 목적으로 파생상품 거래를 늘리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달 2026 회계연도 3분기 실적 발표 다음 거래일 구글 모회사 알파벳 주가는 12.64% 하락했다. AI 설비 투자 규모가 너무 커 현금흐름이 급격히 악화된 것이 악재였다. 반도체 기업 인텔 주가는 실적 발표 다음 거래일에서 주가가 30% 가까이 하락했다. 다음 분기 매출 전망치가 시장 기대에 못 미쳤다는 이유에서다.

이런 가운데 WSJ에 따르면 스티븐 솔라카 게이트웨이 투자자문 수석 부사장은 자신이 관리 중인 기술기업 출신 개인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에서 하락 위험에 대비할 목적으로 풋옵션, 신용부도스왑(CDS) 같은 파생상품 거래가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네오클라우드(AI 특화 클라우드컴퓨팅) 기업 코어위브가 대표적이다.

미국 시카고옵션거래소를 소유한 Cboe 글로벌마켓 자료에 따르면 코어위브 주식에 대한 풋옵션 거래는 지난달 14일 사상 최고치인 7억9200만건을 기록한 이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같은날 코어위브 주가는 부채 부담이 너무 큰 것 아니냐는 우려 때문에 주가가 전일 종가 대비 15.46% 하락했다.

풋옵션은 미리 정한 시점과 가격에 주식을 매도할 수 있는 권리다. 미리 설정한 가격보다 주가가 낮을 경우 차익을 본다. WSJ는 코어위브 풋옵션 중에서도 2028년 만기, 행사가격 35달러 옵션 수요가 가장 높다고 설명했다. 코어위브 주가는 지난달 30일 종가 기준 54.87달러였다.

솔라카 부사장은 "(AI 주가) 하락 위험을 방어하려는 사람들의 수요가 상당히 높다"고 말했다. AI로 돈을 벌 수 있느냐는 의문이 특정 기업을 넘어 AI 관계 종목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취지다. 게이트웨이는 1970년대 설립된 월가의 중견 투자 자문사다.

오라클, 코어위브 그리고 구글·인텔…다음은 누구?

채권 데이터 수집 기업 솔브의 유진 그린버그 공동창업자는 아마존,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 오라클 등 하이퍼스케일러(초대형 데이터센터 운영 기업)들의 채무불이행에 대비하기 위한 위험 회피 비용이 2021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고 말했다. 그는 "개별 기업의 특수한 신용 문제를 넘어 시장이 해당 부문 전반을 우려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솔브에 따르면 하이퍼스케일러 중에서도 가장 공격적으로 부채를 늘렸던 오라클의 CDS 스프레드는 최근 1%포인트 이상 확대됐다. CDS는 채권 불이행으로 인한 손실을 보상받는 일종의 보험이다. CDS 스프레드는 상품 가입의 대가로 보험사 역할을 하는 쪽에 지불하는 수수료의 크기를 나타낸다. 기업의 채권 불이행 가능성이 높을수록 CDS 스프레드는 늘어난다.

지난달 20일 CNBC 보도에 따르면 이날 기준 오라클의 5년 만기 CDS 스프레드는 연 2.95%로 지난 1년 사이 287% 상승했다. 신용평가사 S&P 기준 오라클 회사채 신용등급은 투기등급(정크) 바로 위인 BBB-(마이너스)다. 주가는 지난해 9월 고점(주당 308.66달러) 대비 40% 수준인 주당 130.67달러다.

'AI 칩셋 임대료 풋옵션' 신규 파생상품도 등장

WSJ는 풋옵션, CDS 같은 전통적인 방식에서 벗어난 새로운 형태의 거래도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점프 트레이딩은 AI 칩셋 임대료 시세를 대상으로 풋옵션을 행사하는 상품을 출시했다. AI 칩셋 임대료가 하락할 경우 점프가 일정 수준의 임대료를 보장하는 취지의 파생상품 계약이다.

미국 시카고 소재 투자사 점프 트레이딩의 데이브 올슨 사장은 "투자자들은 누가 (AI 경쟁의) 승자이고 패자인지에 관해 더욱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올슨은 "(AI 종목) 위험 회피 거래는 전체 AI 거래량에 비하면 극히 일부"라고 말했다. 아직까지는 AI 낙관론이 우세하다는 취지다. 그러면서도 "집에 불이 날 거라는 확신이 있어야만 보험에 가입하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라며 "보험에 가입했다고 해서 무조건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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