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의 행복 투자
그 어떤 투자에서건 시세차익을 원하는 투자(또는 투기)를 할 때에는 자신이 원하는 투자기간보다 몇 배만큼 긴 기간을 대상으로 시세흐름을 파악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특별히 개별적인 재료가 발생한 투자대상이 아니라면 투자하려는 시점에서 바로 가까운 시기의 시세흐름만을 파악하면서 투자한다면 투자에 성공하느냐 실패하느냐가 거의 운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 주식시장에서도 며칠 사이에 급등한 종목을 최근의 주가급등만을 바라보고 투자하는 사람이라면 매수하였다가 며칠 만에 수익을 내지 못하면 초조해지기 마련입니다. 따라서 매수 후 며칠 만에 곧바로 파는 것을 목적으로 해야 하며, 몇 주 이상의 시간이 흘러간 뒤에는 주가가 어떻게 될지 예상할 수 힘든 일입니다.
그러나 수년 동안의 주가흐름을 참고로 하고, 기업의 PER, PBR, EVA, 배당수익률 등을 함께 보면서 투자한 사람은 며칠이나 몇 주 정도의 주가흐름에는 크게 상관하지 않으면서 투자하기 때문에 매수하였다가 단기간에 수익을 내지 못하더라도 별 신경쓰지 않습니다.
어떤 투자에서건, 1주일 정도 만에 시세차익을 내는 투자를 하고자할 때에는 주봉으로 몇 개월 이상에 해당하는 기간의 차트를 참고로 봐야 좋습니다. 몇 달 만에 시세차익을 내는 투자를 하고자 할 때에는 월봉으로 수년 이상에 해당하는 기간의 차트를 참고로 봐야 좋습니다. 몇 년 정도까지 투자기간을 잡는 사람이라면 십수년이나 그 이상의 기간을 살펴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 아파트와 같은 부동산을 사서 시세차익을 얻고자 할 때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실제 사례로서 강남구 대치동의 선경1차 31평형의 1988년 10월부터 2005년 4월까지 16년 반 동안의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의 변화를 통하여 아파트 투자방향을 정하거나 아파트 매매시점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되는 방법을 살펴보겠습니다.
여기 글에서는 대단지이면서도 인기가 있는 대표적인 아파트 중 하나만을 사례로 하였지만 다른 아파트라도 비슷하게 결론이 유추되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어떤 투자에서나 항상 성공할 수 있는 절대적인 투자전략은 없으며 주식투자에서처럼 부동산투자에서도 차트를 통해서 확률을 높이는 방향으로 전략을 추구하는 것뿐입니다.
아래 그래프에서 세로축의 왼쪽 축은 매매가, 또는 전세가를 천만원 단위로 나타낸 것이고, 오른쪽 축은 전세/매매 비율입니다. 아파트시세로는 (주)부동산뱅크 네오넷의 데이터를 이용하였는데, 어떤 시세를 사용하느냐에 따라서 약간씩 차이는 나타나지만 전체적인 경향파악에서는 큰 차이는 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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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번째 참고사항: 매매가의 이평선에 의한 매매전략 >
◆ 매매시점을 파악하는 방법 중 하나로서 아파트 매매가격의 장기이동평균선(이평선)을 기준선으로 하여서, 사려는 경우에는 현재가가 이평선을 확실하게 상향돌파하거나, 이평선이 상향전환하면 매수를 고려합니다. 팔려는 경우에는 현재가가 이평선을 확실하게 하향돌파하거나, 이평선이 하향전환하면 매도를 고려하는 것입니다. 아래 그래프에서는 장기이평선으로서 12개월 이동평균선을 사용하였습니다.
◆ 위 차트를 보면서 이러한 방법에 따른다면 매매의 시기가 다음과 같이 파악됩니다.
- 1991년말~92년초: 매도시기 (1987~88년도가 매수시기였음)
- 1994년 여름: 매수시기
- 1998년 봄: 매도시기
- 1999년 가을: 매수시기
- 2004년 가을: 매도시기
실제로 이러한 전략을 취했을 경우에 좋은 결과가 얻어졌음을 알 수 있습니다. 같은 아파트를 주기적으로 샀다 팔았다 하는 사람은 드물기 때문에, 여기에서 제시한 매매시기 판단 방법은 매수매도를 반복하는 행위를 지속하는 경우를 위한 것이 아니라 새로운 매수시점이나 기존아파트의 매도시점을 파악하는 경우에 도움이 되는 전략이라 하겠습니다.
◆ 지금 당장 매매가격이 다시 상승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이평선 추세를 바꾸어 놓을 정도로 지속될지 여부는 시간이 지나봐야 알 수 있을 것입니다. 1980년대 말에서부터 90년대초까지 대상승을 하였던 시기에도, 91년봄에 매매가격이 꼭지가격을 나타낸 뒤 92년 초여름까지 1년여 동안 하락하였다가 92년 여름부터 93년초까지 재상승하였던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장기추세적인 대상승으로의 전환은 아니었고 결국 반등으로 끝나버렸습니다. 그 뒤로 긴 조정기간이 있었습니다.
최근의 일부 아파트 가격 재상승에서도 92년 여름과 비슷한 상황이 재현되고 있는 것인지 아닌지 여부는 시간이 지나봐야 파악될 것입니다. 일단 지금은 오버슈팅 시기에 들어와 있는데, 앞으로 만약에 상승하더라도 반등에 머물지 않고 본격 추세적 대상승으로까지 곧바로 이어진다면 본격적인 버블이 시작되는 가능성에 무게를 두어볼만 합니다. 버블은 어디에서나 생길 수 있는 것이므로 버블이 생기지 않으리라고 미리 단정내릴 수도 없습니다.
◆ 몇 년 정도가 아니라 십수년 이상 수십년을 대상으로 한다면, 상승추세선상에서는 이평선을 지지선으로 하면서 계단식 상승이 이루어지고 하락추세선상에서는 이평선을 저항선으로 하면서 계단식 하락이 이루어져왔습니다. 이런 모습이 어떤 시기에서나 확인되고 있는 것은 사람의 심리변화에 따른 결과가 어디에서나 비슷하게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 두 번째 참고사항: 매매가와 전세가의 움직이는 시기의 관계 >
◆ 매매가와 전세가가 함께 동행하면서 움직일 수도 있고, 어떤 가격이 다른 가격을 선행할 수도 있고, 또는 후행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관계도 매매전략을 세울 때 참고로 할 수 있습니다.
매매가가 장기하락하거나, 또는 횡보하던 시기에 매매가는 아직 안 오르는데 전세가가 먼저 오르기 시작하거나, 또는 매매가와 동반하여 전세가가 상승한다면, 이는 매매가가 향후에도 오를 가능성을 높여주기 때문에 매수시점으로 잡으면 무난합니다.
반대로, 매매가는 오르고 있더라도 전세가는 안 오르고 있다면, 다소 긴장하면서 향후 매도시점이 나타날 가능성을 염두에 두면 좋습니다. 물론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절대적인 판단이 될 수 없으므로 다른 조건들도 함께 참고로 해야 합니다.
◆ 이론적으로 보아도, 전세가격은 실제 주거를 목적으로 하는 사람이 지불하는 가격이므로 전세가격의 동향에 의해서 실제 주거가치를 가늠할 수 있습니다. 80년대말부터 매매가와 전세가가 동시에 크게 올랐는데, 이 시기의 매매가 상승은 실제 주거가치의 상승에 의한 것입니다.
90년 들어서면서부터 전세가는 정체상태에 돌입하였고 매매가만 계속해서 올라갔습니다. 즉 그 아파트의 실제 주거가치의 추가 상승은 거의 한계에 다다른 것이고 투기가치에 의해서만 매매가가 계속 오른 것입니다. 그러다가 결국 뒤이어서 매매가격이 하락하기 시작하였습니다.
◆ 97년도 이전에도 역시 매매가와 전세가가 동시에 오르다가, 97년도 들어서서 매매가에 비해서 전세가가 먼저 하락으로 기우는 경향이 나타났고 그 뒤로 매매가격이 크게 하락하였습니다.
2002년 이전에도 역시 매매가와 전세가가 동시에 오르다가 2002년부터는 전세가 상승은 한계에 도달하여 정체상태가 지속되거나 오히려 하락하는 경향이 나타났고 매매가는 계속하여 상승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상승과정에서 여름과 겨울 비수기 때마다 조정을 보이다가 다시 봄과 가을에는 상승하는 패턴이 흔히 반복되어왔습니다. 지금 현재로서는 전세가 상승은 멈추어 있거나 하락하는 경향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매매가가 지난 수년 동안 크게 상승한 뒤에 전세가가 하락하는 현상이 나타난 것이라서 90년대 초와 비슷한 상태라 볼 수 있습니다.
< 세 번째 참고사항: [전세가/매매가] 비율에 의한 매매전략 >
◆ 오랜 세월동안 이 아파트는 [전세가/매매가] 비율이 30%~60% 사이에서 움직였습니다. 30%에 근접해가면서 매매가의 상투가 나타나고, 60%에 근접해가면서는 오히려 추가상승이 나타났다는 것이 그림에서 확인됩니다. 이런 현상을 매매전략 세우는데 참고사항으로 하면 좋습니다. 그러나 상투와 바닥에서 기록되는 이 비율은 지역과 아파트의 특성에 따라 달라짐을 염두에 두어야합니다. 서민이 주로 사는 비인기지역일수록 이 비율은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납니다.
◆ 그래프에서 보면, 96년 봄과 2000년 가을에, 이 비율이 60% 까지 치솟았는데 그뒤로도 매매가는 상승을 이어갔습니다. 전세비율이 높으면 아파트를 살 때 자기 돈이 적게 들어가면서 레버리지 효과가 높아져서 사람들이 실거주가 아닌 투자(또는 투기)목적으로 아파트를 사려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나타난 현상입니다.
91년봄에는 30%대로 내려와 바닥을 쳤는데, 이 시점이 매매가격 상투시점과 비슷하였습니다. 전세가격이 매매가격에 비해서 크게 싸면 레버리지 효과가 줄어들어서 실제 거주가 아닌 투자(또는 투기)목적으로 구입하려는 동기가 줄어들게 됩니다.
실제 거주하려는 사람 입장에서도 전세가격이 매매가격에 비해서 크게 싸면 자기가 살 집으로 그 아파트를 구입하느니 그냥 전세로 살면 주거비용이 적게 들고, 구입가격과 전세가격의 차이만큼의 돈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구입을 유보하려는 경향이 늘어납니다.
◆ 이런 측면에서 지금은 이 비율이 30%대로 내려와 있다는 것이 매매가의 지속적인 상승에는 부담이 되리라 예측됩니다. 만약에 앞으로도 전세가는 올라가지 않고 매매가만 올라간다면, 중고등학교 다니는 자녀가 있는 가정에서 대치동이 학군이 좋더라도 구입을 하지 않고 그냥 전세로 살아도 되는 것이며, 이는 구입하고자하는 수요의 증가에 걸림돌이 되는 것입니다.
재건축이나 그 외 특별한 개발재료와 같이 특수한 상황 속에 놓인 아파트가 아닌 일반 아파트라면 전세가격이 주거를 위하여 기꺼이 지불하는 비용이므로 그 주택의 실제 주거가치를 나타내는 것입니다.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의 차이에 금리를 고려하면 시세상승을 기대하는 투기가치가 계산되는 것입니다. 요즘은 예전보다 금리가 크게 하락한 상태라서 투기가치가 크게 증가한 상태라 하겠습니다.
◆ 끝으로, 위 아파트는 우리나라에서 최고 인기지역의 아파트인데, 1988년 10월에 샀다면 매매가의 상승률이 복리로 환산하여 지금까지 16년반 동안 연평균 13.7% 입니다. 그러나 1991년 4월에 샀다면 14년 동안의 연평균 상승률은 7.4%에 불과하여 그동안의 채권수익률에도 못미칩니다. 따라서 부동산과 같은 장기투자대상에서도 매매시점의 선택이 중요함을 알 수 있습니다.
더욱이 (개별재료가 있어왔던 특수한 사례는 제외하고) 지난 20년 가까이 최고의 상승률을 보인 아파트 중 하나의 상승률이 이러한 것이고, 지방이나 서울에서도 평범한 지역의 아파트는 그동안 국채와 같이 안정된 채권에 투자해온 경우보다도 훨씬 못한 수익률을 나타내는 경우도 흔하게 있습니다.
따라서 투자/투기 목적을 겸하면서 주택을 구입하고자할 때에는 지역의 선택, 아파트 종류의 선택, 투자 시기의 선택, 이 세 가지를 모두 신중하게 고려해야합니다. 물론 주거가치에 중점을 두면서 주택구입이 이루어지는 경우라면 좀더 마음 편한 선택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만약에 아파트를 투자/투기 가치가 아닌 사용가치로만 바라본다면 장기적인 상승률이 국채수익률보다 못한 이유 중에는 건물에 대한 감가상각도 포함되어 있다고 보면 됩니다. 외국에서도 오래된 주택일수록 가격 상승률이 낮은 경우가 흔한 것도 그래서입니다. 오래되고 낡은 주택 또는 아파트를 구입할 때에는 대지가격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좋습니다. 신축이나 증축시의 건설비용은 비싼 땅이건 싼 땅이건 다 마찬가지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어떤 이유에서건 그 지역의 인기도가 지속적으로 올라가면 그로 인하여 건물가격도 상승하는 효과가 유발되는 것은 별도로 고려되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