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의 행복투자]
결혼을 하면 '경제적으로 이득일까 손해일까'에 대해서는 언제나 유일한 답이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만 제대로(?)된 선택을 한다면 경제적으로 이득이 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 제대로 된 선택은 반드시 돈 많은 배우자를 만난다는 뜻은 아닙니다.
개그맨으로서 주가를 올리면서 대세상승 추세선 상에 놓여있는 이수근 씨가 같은 띠의 아내를 맞아서 유명해졌던 적이 있습니다. 띠 동갑인 아내와 나이가 같은 것이 아니라 12살 차이나기 때문이었습니다.
이수근 씨는 결혼 전에는 전 재산이 마이너스통장에 빚만 6000만원이었고 할부금을 내고 있던 차가 있었을 뿐이었습니다.
그런데 결혼 이후에 아내가 알뜰하게 돈 관리를 해주어서 드디어 빚을 전부다 청산하고 자산이 흑자로 돌아섰다고 합니다. 자본잠식이다가 드디어 유보율이 늘어나기 시작한 것입니다.
TV에 출연하여 그간의 결혼생활을 이야기하는 자리에서 이러한 사실들을 밝힌 것입니다. 결혼 후에 아내는 남편에게 차를 없애게 하였고 가계부를 쓰게 했습니다. 아직은 젊은 여성이기에 외모 꾸미는 것에도 관심이 많은 나이겠지만 만원짜리 옷 하나 사는 것도 미안해하였고 남편이 동료들과 먹으라고 수십명 분의 도시락을 싸주면서 내조를 하였다고 합니다. 외식 줄이는 습관을 들게 한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보면 결혼 전에 싱글로 살 때에는 경제관념이 철저하지 못하던 사람도 결혼하여 가족이 생기면 점차 책임의식이 생겨나게 됩니다. 미혼인 남자 중에는 밖에서 음식 사먹고, 술 마시고, 노는 데에도 아낌없이 돈을 쓰는 사람들 있습니다. 미혼인 여자 중에는 옷 사고 구두 사고 화장품 사고 친구들과의 만남에도 상당한 돈을 지불하여서 돈을 잘 못 모으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그러나 이러던 사람들도 결혼한 뒤에는 점차 달라지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때 중요한 것은 부부 두사람 중에서 한사람은 결혼 전부터 원래 경제관념이 강해야합니다. 결혼 전에 두사람 모두 돈이란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모아갈 필요가 있다는 생각보다는 현재를 위해서 쓰라고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강하다면 결혼 한 뒤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확률이 높습니다.
제가 잘 아는 어떤 부부도 둘 다 마음씨가 너무 좋아서(?) 결혼 뒤에도 기분파로만 살아가다가 남자가 하는 사업이 어려움을 겪자 그대로 가정이 파산하고 말았습니다. 집도 날리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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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부부는 결혼 전에는 남자가 모아 놓은 돈이 별로 없었지만 이수근 씨처럼 알뜰한 여자와 결혼한 뒤에 한때 사업이 어려웠음에도 결국 안정된 가정 경제를 이루어냈습니다. 남자와 여자가 바뀌어도 이러한 결과는 마찬가지입니다.
모든 사람은 아니라도 결혼 한 뒤에 경제관념이 더 커지는 사람들이 많은 이유로는 사람의 심리상, 자기 자신만을 위해서 돈을 모으는 것보다는 아무래도 가족이 있을 때에 가족을 위해서라도 돈을 아끼고 모을 생각이 더 들게 됩니다. 이때 부부 중에서 원래부터 경제관념이 강한 사람이 주도적으로 그런 방향으로 가정을 이끌어 나가고 또 한사람은 기꺼이 따라가게 됩니다.
한편 결혼 후에는 의식주에 들어가는 돈이 두사람이 개별적으로 살아갈 때보다 더 적게 들어가는 편입니다. 집에서 밥을 하고 음식을 준비할 때에도 1인분보다는 2인분이나 그 이상을 준비할 때 1인분당 재료비와 에너지값(전기값, 가스값)이 더 적게 들어갑니다.
혼자 살면 음식을 혼자 먹자고 만들기가 귀찮아서 사먹는 경우가 많아져서 외식비 지출이 더 많습니다. 또한 혼자 살면서 아침을 으레 굶으면 건강도 해칩니다. 빨래를 위하여 세탁기를 돌릴 때에도 한사람 옷만 돌리는 것보다 두사람 옷을 한꺼번에 돌릴 때에 옷 무게당 들어가는 물값, 세제값, 전기값이 더 적습니다.
전등 켜 놓는 것에서는 한사람을 위한 전등이나 두사람을 위한 전등이나 차이가 없습니다. TV도 혼자 볼 때의 전기값에 비하여 둘이 볼 때의 전기값이 두배로 들어가는 것은 아닙니다. 이러한 여러 가지 효과도 결혼 한 후에 집안에서 '한 사람당 생활비'를 줄이는 결과가 됩니다.
주택마련에서도 싱글인 사람보다는 가정을 이룬 사람이 더 유리하게끔 주택청약제도가 되어있습니다. 따라서 부동산으로 재테크 효과를 얻는 것도 결혼한 사람이 더 유리합니다. 옷을 사거나 기타 수단을 통하여 외모 꾸미는 데 들어가는 돈은 결혼을 하건 안하건 큰 차이 없는 사람도 있지만, 아무래도 싱글로서 사회생활에서 사람을 대할 때에는 자신의 외모를 더 돋보이게 하고픈 심리에서 더 많은 돈을 외모를 위하여 투자하게 됩니다.
성인이 된 후에도 부모로부터 경제적 지원을 받는 사람이라면, 일반적으로는 결혼하는 시점에 부모로부터 경제적 지원을 가장 크게 받습니다. 자식이 싱글로 살 때에는 전셋집이 작은 집이라서 보증금을 적게 보태주는 부모가 결혼 시점에서는 큰 집으로 마련해주기 위해 결혼 전보다 훨씬 많은 보증금을 보태주기도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2008년 평균 결혼 비용은 1억7245만원으로 조사된바 있습니다(결혼정보업체 선우의 조사 결과). 2005년에는 1억2944만원이었고, 2003년에는 1억3000만원이었으며 2001년에는 8000여만원이었습니다.
2005년에 조사된 결혼 비용 1억2944만원 중에서 주택마련 비용은 8571만원이었으며, 2008년에 조사된 결혼 비용 1억7245만원 중에는 주택마련 비용은 1억2260만원이었습니다. 주택가격 및 전세가격 상승에 따라서 신혼집 마련에 들어가는 비용이 크게 늘어났고, 그에 따라 전체 결혼 비용도 더욱 크게 늘어난 것입니다.
결혼하면서 신혼집 마련에 들어가는 비용을 신혼부부 두사람이 모아 놓은 돈으로 하는 경우도 있지만, 금액이 크고 다른 식구를 가족으로 받아들이다 보니 아무래도 부모님 지원이 따르는 경우도 많습니다. 결혼을 안 하고 살면 부모님이 지원해주지 않을 금액을 결혼을 함으로써 지원받게 되는 것입니다.
2008년에 조사된 결혼 비용 1억7245만원 중에서 주택마련 비용인 1억2260만원을 제외한 항목에서는 혼수에 1338만원, 결혼식 1204만원, 예단 978만원, 예물 820만원, 신혼여행 453만원, 약혼식과 함들이 192만원입니다.
2005년에 조사된 결과에서는 예식장비 1025만원, 예단 840만원, 예물 718만원, 가전제품 596만원 순서였습니다. 주택마련 비용만 아니라 혼수 및 결혼식 비용 등도 크게 늘어났음을 알 수 있습니다. 결혼하면서 자식들은 경제적으로 이득이 되지만 부모들은 경제적으로 무리가 된다면 바람직한 일은 아닐 것입니다.
이 글을 마치면서 우리나라 연간 혼례 비용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발표한 바에 의하면, 98년 데이터에서는 국민들의 연간 혼례비용이 12조2172억원이었습니다. 그 당시 정부예산이 75조4636억원으로서 정부예산의 무려 16.2%에 해당하는 돈이 들어가는 것입니다.
이 돈은 예물, 신혼살림 등의 혼수비용과 약혼식, 함값, 혼인식, 피로연, 신혼여행, 패백비용 만 포함된 것으로서 가장 큰 돈이 들어가는 집 마련 비용은 포함되어 있지도 않은 것입니다. 소비자보호원은 5년간의 44만3000건에 대하여 조사를 실시한 결과 결혼에 관련하여 들어가는 연간 총비용을 우리나라 경상 국민총생산(GNP)의 6.4%로 분석한 적도 있습니다. 1인당 국민총생산을 감안한 우리나라의 혼례비용은 미국의 4.8배, 일본의 3.3배, 영국의 3.2배에 달했습니다.
선진국에 비하여 혼례에 과도한 비용을 들이는 경향은 지금도 여전해 보입니다. 혼례문화가 바뀌어야한다고 생각하면서도 막상 자신이나 가족의 결혼에서는 타인을 의식하는 성향으로 가급적 번듯하게 하고 싶어 하고 “그동안 뿌린 돈이 얼마인데…” 라는 보상심리로 무조건 많은 하객을 초대하는 것도 현실입니다.
혼례문화를 바꾸기 위해서는 우선 하객수를 줄여야 한다고 강조하는 전문가도 있습니다. 꼭 초대하고 싶은 사람들만 소수 참석하여 가족적인 분위기의 행사로 치러야한다는 주장에도 이제는 귀 기울여야할 것 같습니다.
결혼을 빨리 하면 친구들이 많이 와서 친구들로부터 받는 축의금이 많은데 결혼을 너무 늦게 하면 친구들이 적게 와서 친구들 결혼식에 뿌린 축의금을 거두어드리지 못하는 것도 현실로서 생각한다고 합니다.
아버지가 사회에서 은퇴한 뒤 자식이 결혼하면 아버지의 사회생활에 관계되는 사람들이 하객으로 적게 오고 축의금도 적게 들어오니까 아버지가 은퇴하기 전에 결혼해야한다는 얘기들도 합니다.
이래저래 우리나라는 경조사비 지출도 가정 경제에 만만치 않습니다. 사람관계에서 축의금으로 누가 얼마 내었는지 들여다 봐야하고, 자신은 누구의 어떤 경조사에서는 얼마의 축의금을 내야하는지 저울질해야하는 폐단이 없어지는 것이 필요합니다. 진정으로 서로 축하해주거나 슬퍼해 주어야하는 경조사에서 주고받는 돈에 신경 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