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위크 커버스토리]카페 파워/ 카페 비즈니스
여름휴가 기간 동안 홍콩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직장인 김연미(29) 씨. 김씨가 홍콩 여행을 준비하기 위해 가장 먼저 찾은 곳은 다름 아닌 인터넷 포털 사이트의 홍콩여행 관련 커뮤니티 카페다.
“OO항공사를 ~게 이용했더니 싸게 갔다 올 수 있었어요.” “OO 숙박시설은 교통편이 불편하던데요.” 여행사는 물론 항공편, 현지에서의 관광지나 숙박시설까지 홍콩 여행과 관련된 정보를 한자리에서 모두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여행경비를 줄일 수 있는 노하우부터 구체적인 여행사와 항공사를 알려주는 짠돌이 정보까지. 살아있는 지식을 공유하는 공간이다 보니 카페에서 얻을 수 있는 알짜 지식이 만만치 않다. 어떻게 보면 회원들의 단순한 체험에 불과할 수 있지만 김씨처럼 여행을 준비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이들이 언급한 여행사나 항공사 이름에 유난히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이왕이면 회원들이 좋다고 한 여행사에 눈길이 한번 더 가게 되고, 유난히 불평이 많이 올라 온 숙박시설은 알아서 먼저 피하게 되는 것이 당연지사. 카페 게시판 중에는 일부러 ‘PR게시판’이라는 곳도 따로 만들어져 있고, 조금 더 게시글을 뒤져보니 곳곳에서 여행사와 제휴를 맺고 회원들을 상대로 이벤트를 벌였던 모습도 눈에 띈다. 그러니 카페 맨 밑에 ‘광고/제휴 문의는 여기로 연락주세요’라는 문구가 적혀 있어도 크게 놀랄 일도 아니다.
카페가 생활에 유용한 알짜 정보를 얻고 재테크하는 데만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최근엔 카페의 파워가 급증하면서 자연스럽게 비즈니스 모델과 접목되는 경우가 많아졌다. 기업체와 마케팅 제휴를 통해 이벤트 상품을 얻어 가는 것은 기본. 잘만 하면 당신이 운영하는 카페가 새로운 사업에 도전하기 위한 디딤돌이 될 수 있다.
◆카페와 비즈니스의 만남…브랜드 카페
‘미시뽀삐와 함께 하는 소원을 말해봐 경품 대축제’
카페에 들어서자마자 메인 화면을 장식한 커다란 이벤트 페이지가 눈에 먼저 들어온다. 가운데 자리 잡은 요술램프와 함께 주변에는 ‘뽀삐 화장지’를 비롯해 유한킴벌리에서 생산하는 다양한 생필품들이 경품으로 소개돼 있다.
이곳은 ‘뽀삐 마니아’들의 모임 장소인 온라인 카페 ‘미시뽀삐(cafe.daum.net/popee)’. 지난 2002년 처음 생겨 현재 회원수만 24만명이 넘어서는 대표적인 ‘브랜드 카페’다.
독자들의 PICK!

뽀삐 화장지, 나이키 신발, 루이비통 등 특정 브랜드를 중심으로 한 마니아들이 모여 만든 브랜드 카페는 2002년 무렵 처음으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자발적으로 좋아서 모여든 사람들이 운집해 있는 공간이니 기업의 마케팅 공간으로 이만한 장소가 없는 셈이다. 카페 회원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상품을 받을 수 있고, 기업은 이들을 통해 효과적인 마케팅을 펼칠 수 있으니 말 그대로 ‘윈-윈’이다.
물론 이 같은 브랜드 카페들이 시작부터 비즈니스와 연관된 상업적인 마음을 갖고 출발한 것은 아니다. 마니아들이 모여 있는 공간을 중심으로 자연스럽게 마케팅과 연결된 경우가 대부분. 때문에 브랜드 카페들은 운영자나 특정인이 수익을 얻어가는 직접적인 비즈니스보다는 회원들에게 골고루 혜택이 주어지는 이벤트나 공동구매를 통한 간접적인 비즈니스가 주를 이루고 있다.

◆카페, 비즈니스 모델로 진화 중
단순한 제휴 마케팅을 넘어 본격적인 카페 비즈니스 모델로 진화하는 곳도 생겨나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회원수 30만명을 넘어서는 ‘모텔가이드(cafe.daum.net/motelguide, moga.co.kr). 지난 2001년 포털사이트 다음에 처음으로 문을 연 모가는 3년 뒤인 2004년 건전한 숙박업체와 소비자를 연결해준다는 취지로 숙박업체 전문 홍보회사인 ‘모가’를 설립, 운영 중이다. 취미로 시작한 커뮤니티의 규모가 커지면서 자연스럽게 사업 모델로 진화한 경우다.
에스테틱 마사지 숍을 홍보하고 연결해주는 ‘아이 러브 마사지(http://cafe.daum.net/goodmasamo)’는 처음부터 사업을 염두에 두고 출발한 경우다. 홍동우 아이러브 마사지 실장은 “소비자들의 생생한 정보와 마사지 전문업체들의 탄탄한 네트워크가 뒷받침된다면 충분히 승산 있는 사업모델”이라며 “현재는 카페와 함께 웹진을 함께 운영하면서 회원들의 체험수기 등 보다 생생한 정보와 콘텐츠를 축적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재테크 정보를 위해 사람들이 많이 찾는 주식 카페나 부동산 카페 등은 대표적인 카페 비즈니스라 볼 수 있다. 특히 주식 카페는 유료회원을 모집하고 각종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 많다. 사람들이 원하는 투자정보를 자유롭게 교류할 수 있다는 카페의 장점에서 한발 더 나아가 회원 등급별로 각기 다른 고급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을 조절하며 수익을 창출하고 있는 것이다.
◆비즈니스보다는 신뢰가 먼저
카페 비즈니스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네티즌들이 자유롭게 교류하는 개방성이 카페 커뮤니티의 핵심인데 지나친 상업화로 인해 이러한 카페의 성격이 변질될 수 있다는 것.
현재 NHN의 네이버와 SK커뮤니케이션즈의 싸이월드는 “카페 내에서 직접적인 상업 활동은 기본적으로 규제한다”는 방침을 갖고 있다. 다음커뮤니케이션즈의 다음은 “불법적인 거래만 아니라면 카페 내에서의 비즈니스 활동을 따로 막고 있지는 않다”는 것이 공식적인 입장이다.
고정희 다음커뮤니케이션 팀장은 “카페 내부의 자유로운 활동을 막지 않는 선에서 최소한 카페 이용자들의 안정적인 활동을 보장하기 위해 필요한 규제들을 실시하고 있다”며 “실제로 규제가 아니더라도 이용자들 또한 카페가 지나치게 상업화되는 것을 꺼려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말했다.
카페란 기본적으로 공통의 관심사에 따라 자발적으로 모이고 활동하는 공간이다. 때문에 너무 홍보 냄새가 난다던지, 상업화가 돼있으면 이용자들이 먼저 알아챈다. 신뢰가 무너지면 이용자들은 카페를 탈퇴하고 새로운 카페를 개설해 활동을 이어나가는 것이다. 때문에 현재 대부분의 카페는 ‘PR게시판’을 따로 만들어 놓고 이곳에만 홍보글을 올릴 수 있도록 자체 원칙을 세워 놓은 곳들이 많다.
고 팀장은 “카페가 이처럼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원동력은 회원들의 적극적인 활동”이라며 “처음부터 상업성을 염두에 두는 것보다는 카페 본래의 의미, 즉 사람들의 관심사를 공유하는 공간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